피아212님의 집.

부제목이 없습니다.



플래너 단기장기

내가 즐겨찾는 이웃(474)

  • today
  • 673
  • total
  • 2765322
  • 답글
  • 15446
  • 스크랩
  • 29516

블로그 구독하기



🌐아파트 창 너머 추석달은 차다 희노애락(喜...


아파트의 추석  

아파트 창 너머 추석달은 차다

싸늘하다 처량하다 쓸쓸하다
멀리 허공에 떠서 혼자 돌아선다

 

잃을 것 다 잃고
벗을 것 다 벗고
알몸으로 돌아서서

신비롭게 몸을 싸주던
하얀 그 의상을 그리워한다

 

아련히 멀리 떠나면서..


-조병화





주제 : 개인 > 일기/일상

▲top


+하느님도 내 생애의 껍질을 까고 있다 지금 이순간...

http://cfs7.blog.daum.net/image/8/blog/2007/09/22/01/19/46f3edbf62c98&filename=%ED%95%9C%EA%B0%80%EC%9C%84%20%EC%B9%B4%EB%93%9C.gif


+ 밤

할아버지 산소 가는 길
밤나무 밑에는
알밤도 송이밤도
소도록이 떨어져 있다

밤송이를 까면
밤 하나하나에도
다 앉음앉음이 있어
쭉정밤 회오리밤 쌍동밤
생애의 모습 저마다 또렷하다

한가위 보름달을
손전등 삼아
하느님도
내 생애의 껍질을 까고 있다


-오탁번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가족간의 사랑을 나눌 수 있어서 더 좋은
중추가절의 추석달에 비친 사랑의 눈으로
포근한 느낌 그리움 한잔에 나누는 정으로...





주제 : 개인 > 일기/일상

▲top


👩고향이라는 이름, 철벙 묻혀봅니다. 쉼~♪♬


+추석 고향

 

까마득 깊었던 우물 속 하늘
어머니 키처럼 낮았습니다.
아버지 한 품만큼 작아진 사랑방
오늘은 어른 되어 누웠습니다.

달 따러 동산 올라서면
논배미 끝으로 달아났던 보름달이
미안타 미안타했던 창가
달빛 따라온 귀뚜라미 울음이
옛 기억 도란도란 풀어줍니다.

이른 아침 선잠을 깨운
부산한 상차림 소리
게으른 하품 내뱉고
코스모스 화단 안개를 마시면
아득하게 밀려오는
가을 운동회 냄새
빨간 크레파스도 몽당하게
감나무 단풍이 되었습니다.

도회의 옷자락 잠시 벗어둔 오늘
온수 아닌 샘물 가만 이마 대어 봅니다.

고향이라는 이름
철벙 묻혀봅니다.

 

-이만식




그리움을  훔쳤다 ..

 

딩 숲에서 일하는 한 회사원이 경찰서까지 끌려 갔다.

점심 먹고 식당 골목을 빠져 나올 때

시멘트 담벼락에 매달린 시래기를 한 움큼 빼어 냄새를 맡다가 

식당 주인에게 들킨 것이다.


“이봐, 왜 남의 재산에 손을 대!"

반말로 호통치는 주인에게 회사원은 미안하다며 사과했지만,

막무가내인 주인과 시비를 벌이고 언성을 높이고 

기어코는 멱살 잡이를 하다가 파출소까지 갔다.


사건을 화해시켜 돌려 보내려는 경찰의 노력도,

그를 신임하는 직장동료들이 찾아가 빌어도,,,

식당주인은 한사코 절도죄를 주장했다.

한 몫 보려는 주인은 그 동안 시래기를 엄청 도둑 맞았다며 

한 달치 월급만큼이나 되는 합의금을 요구했다.

시래기 한줌 합의금이 한 달치 월급이라니!


그는 야박하고 썩어빠진 도심의 인심이 미웠다.

더러운 도심의 한가운데서 밥을 구하는 자신에게 화가 났다.


“그래, 그리움을 훔쳤다, 개새끼야."

평생 누구와 주먹 다짐 한번 안 해본 산골 출신인 그는

경찰이 보는 앞에서 도시의 인심에게 주먹을 날렸다.


경찰서에 넘겨져 조서를 받던 그는 

추운 유치장 바닥에서 도심의 피곤을 쉬다가 선잠에 들어 

흙벽에 매달린 시래기를 보았다.

늙은 어머니 손처럼 오그라들어 부시럭거리는...

 

-공광규



주제 : 개인 > 사랑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