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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에 젖은 도시들사계(四季...


♧봄비를 맞다♧

 

너,나를 이제는 아는척도 않는구나
그렇게 달콤한 말로
나를 한없이 사랑한다고 하던
그 때가 엊그제 같은데
빈 방에서 네 살과 내 피를 섞어
지내던 날이 바로 오늘 같았는데
이젠 내얼굴을 돌아볼 생각도 않는구나

 

내 눈가에까지 다가와
가녀린 눈물 떨구고 가는 봄비
나를 대신하여
젖어버린 우산을 껴안는다
미안하다
너를 다시 보고 싶지 않다고
우산을 접는다

 

너와내가 만나던 그수많은 날의 흔적이
봄비에 젖은 우산 만큼이나 할까
너와 내가 헤어진 그 아픈 상처를
우산도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저 봄비가 내 몸으로 만들어진 것이니
저 봄비가 네 몸으로 만들어진 것이니
그냥 고개를 들고 맞이하자고
마음 하나 펼치는 것이다

 

지금 강으로 바다로 흘러가볼테니
그만 나를 놓아달라고 부탁하는것이다
그래 이제 그만해도 됐어
무어 더 나를 적실 것이 있겠어
나는 이미 너에게 축축하게 다 젖어
돌처럼 쇠처럼 무거워졌으니

 

물 가득한 지하로 끝없이 가라앉고 싶다
봄비 같이 내리는 나
언제나 물을 껴안고 있을테니
내 몸 가려줄 그 무엇도 필요가 없겠지



봄비에 젖은 도시들

 

 



주제 : 여가/생활/IT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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