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딧세이

부제목이 없습니다.



  • today
  • 2
  • total
  • 58971
  • 답글
  • 460
  • 스크랩
  • 399

블로그 구독하기



마이블루베리나이츠 영화&시&서...

 

스틸이미지

 

 

마이블루베리나이츠는 왕가위 감독이 만든 최초의 영어영화다.

내게는 아직도 화양연화의 가슴 아픈 장면들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나는 화양연화를 본 이후로 장만옥을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로 꼽게 되었다.

그 영화에는 냇 킹콜의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가 주제곡으로 나온다.

 

마이블루베리나이츠에는 Come away with me로 2002년 그레미상 8개부분을 석권한

재즈보컬리스트 노라존스가 주 드로의 상대역으로 주연을 맡았다.

왕가위 감독과 재즈싱어 노라존스 <에너미 엣 더 게이크>와 <콜드마운틴>의 주 드로,

거기다 나탈리 포트만과 레이철 바이스.

이들의 이름만으로도 영화를 볼 동기는 충분히 되었다.

 

영화의 스토리는 매우 단순하다. 실연을 당한 엘리자베스(노라존스)가 매일 밤

제레미(주 드로)가 운영하는 카페에 들러, 손님들로부터 외면당한 블루베리 파이를

먹으며 사랑을 키워간다는 내용이다.

여러명의 주인공이 등장하고 빠른 장면전환에다가 몇개의 스토리가 병치되는

복잡한 영화에 익숙한 요즘 이런 단순한 스토리는 지리하게 느껴지기 쉽다.

그러나 단순함이 복잡함보다 열등하다거나 재미가 적다는 도식에 사로잡힌다면

자칫 이런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서스펜스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들은 모든 스토리가 단순하다.

히치콕은 프랑수아 트뤼포와의 인터뷰에서 처녀가 영화를 보고 늦은 밤 집에 들어가

무슨 영화를 봤느냐고 묻는 엄마한테 한 문장으로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말한 적이 있다.

 

노라 존스가 부르는 주제곡 The story처럼 영화는 느리게 진행되지만

느림의 미학을 맛볼 준비가 되어있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다양한 감칠 맛을

제공한다.

왕가위 감독의 스타일리쉬한 카메라 워크와 색채감각, 쉼없이 들려오는 재즈음악,

그리고 배우들의 개성이 넘쳐흐르는 연기가 그것이다.

음악과 배경, 연기 이런 것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영화는 상당히 맛깔스럽다.

영화를 보는 도중도중 약간의 웃음도 웃을 수 있다.

사실 장르영화는 대개 비슷하다. 그런데도 장르영화를 보는 이유는

그 비슷하면서도 다른 차이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도 유사성과 차별화에서 나름대로 성공하고 있는 듯하다.

 

사실 이 영화는 엘리자베스와 제레미의 사랑이야기를 주 스토리로 설정했지만,

엘리자베스가 제레미의 카페를 떠나 멤피스와 네바다를 전전하면서 겪는

삶의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하다. 뉴욕에서 수천마일 떨어진 곳에서

낮에는 레스토랑, 밤에는 바에서 일을 하며 그녀는 제레미에게 편지를 쓴다.

두 사람의 사랑은 엘리자베스의 편지쓰기와 제레미의 편지읽기를 통해

익어간다. 사랑인 줄 몰랐는데 알고보니 사랑이었다.

엘리자베스는 그동안 번 돈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 중고차를 사서 밤낮없이 뉴욕으로

달려온다. 다시 제레미의 카페, 그녀는 예전처럼 블루베리 파이를 먹다가

바테이블 위에 얼굴을 눕히고 선잠이 든다. 그런 그녀에게 입을 맞추는

제레미. 이 영화의 포스터에 나오는 바로 그 키스신이다.

이 절묘한 키스신을 촬영하기 위해 이틀이 걸렸다나, 뭐라나.

 

화양연화처럼 강렬한 여운이 없는 점은 아쉽다.

그래도 맛깔스러운 한끼 식사를 한 기분이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자막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관객을 자리에 붙들어 두기 위해 매혹적인 재즈음악이 후식으로

나오기도 한다. /2007년 칸 영화제 개막작.

 



주제 : 개인 > 일기/일상

▲top


실전투자강의-앙드레 코스톨라니 영화&시&서...

<실전투자강의>

 

주식시장은 사실 제목만 다를 뿐 늘 똑같은 줄거리의 연극이 공연되는 극장과 같다.

                                                                          -앙드레 코스톨라니

 

 

나는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 많은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고 믿는 사람이다.

주식투자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그 밖에 다른 진리는 없다.

<주식시장은 제목만 다를 뿐 늘 똑같은 줄거리의 연극이 공연되는 극장과 같다>는

그의 투자격언도 나의 이런 생각에 대한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말해 주식시장은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곳이다. 그러므로 하락할 때 사서 상승할 때

팔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책을 읽는 것은 주식투자가 직업이기 때문이 첫번째 이유다.

두번째 이유는 혹 내가 직접 겪지 못한 경험을 간접적이나마 경험할 수 있을까 해서이다.

특히 리스크과 관련해서이다. 주식은 벌고 잃고를 반복하는데, 잃는 기회를

줄인다면 수익이 크게 날 수밖에 없다. 또한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사건과

그것이 시장에 미치는 사건을 간접적이나마 경험할 수 있다면 크게 도움이 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로 시장이 폭락할 때 얼마나 당황했는가.

주식시장에서는 경험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그는 이 책에서 주식투자자에게는 경영학이나 경제학보다 역사나 정치, 심리학, 사회학,

철학같은 학문이 도움이 된다고 했는데 나는 전적으로 그의 말에 공감한다.

수학은 중요한데 수학자체가 중요해서라기 보다 논리적 사고를 키우는데

수학만큼 확실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나는 늘 주식투자에서의 수익은 생각에서 나온다고 주변 사람에게 말해왔는데

그가 나의 투자철학을 확인해줘서 너무 기뻤다.

그는 이런 인용구로 내 생각을 뒷받침 해주었다.

프리드리히 대제는 "지식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지만, 생각하는 재주는

흔치 않은 자연의 산물이다"라고 말했다.

 

이 책은 그가 93세 때인 1999년 집필했다. 그는 그해 죽었다.

그는 일생동안 열세권의 책을 남겼는데 그러니까 이 책이 그의 투자인생을

결산하는 마지막 책인 셈이다. 추석전 그의 책 세권-<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실전투자강의>-을 구입했다.

그의 마지막 역작부터 읽는게 너무 당연하다.

주식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다들 읽었을테다. 나는 이렇게 뒷북치기를 잘한다.

 

이 책은 질문과 짧은 답변 형식으로 기술되어 있다. 읽기에 부담이 없다.

그러나 주식초보자라면 무슨 얘기를 하는지 헷갈릴 수도 있다.

너무 많은 얘기가 씌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책에서 대중의 심리와 거꾸로 가는 역발상 투자에 대해 상당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이런 부분은 상당히 귀담아 들을 부분이나 정발상 투자도 잘모르면서

역발상 투자를 유념하려면 아마 중심도 잡기 힘들 것이다.

이 책은 중급 투자자에게는 유익한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같다.

 

이 책에서 그가 가장 역점을 두고 강조한 부분은 <주식은 불황일 때 사서

호황일 때 판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IMF사태를 생각해 보면 너무 맞는 말이다.

그 때 주식을 샀더라면, 모두가 부자가 됐을 것이다. 나는 그 때 주식을 알지 못했다.

문제는 경제 사이클상 호황과 불황은 상당한 기간을 두고 전개된다는 점이다.

주가가 단기적 하락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

다시 말해 지난 수년간 상승세를 시현 중인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그의 말에 따른다면 어쩌면 지금은 크게 보아

시장에 진입하기 보다는 매도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그러니까 여러말 할 필요없이, 인생에서 대박을 터뜨릴 기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주식? 너무 어렵게 생각지 말라. 불황일 때 사라.

경제는 어렵고 금리는 마구 내려갈 때, 그리고 아무도 주식을 사려고 하지 않을 때,

또는 모두가 공포에 질려 보유주식을 내던질 때, 그 때 사라. 그리고 호황일 때,

너도 나도 주식을 사고 기업은 앞다퉈 설비투자를 하며, 정부는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릴 때 팔아라. 그런 뒤 기다려라.

그 반대의 상황이 올 때까지.

 

이건 정확히 내가 최근 몇 년간 내 아이들에게 되풀이해서 말해주고 있는 내용이다.

나는 지금 대학 2년인 내 아이들에게 재테크게 대해 늘 가르치고 있다.

내 나이인 40대 후반에는 돈 문제로부터 자유로와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인생을 즐겨라"라는 말을 평생의 잠언으로 생각하고 실천했다.

그에게 투자는 지적 도전행위였다.

주식투자도 즐겨야 한다. 주식을 해도해도 어렵고 수익도 안난다면

그런 사람은 주식을 도저히 즐길수 없다. 주식 때문에 인생마저도 피곤해지게 된다.

그런 사람은 주식투자(직접투자)를 하지 않아야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이다.

 

 



주제 : 증권 > 주식

▲top


<뮤지컬 돈 주앙> 영화&시&서...






 

*돈 주앙*

세비야의 귀족, 호색한 돈 주앙.

그는 여자들이 아니라 그 여자들의 몸을 사랑한다네.

<내가 원하는 것은 여자의 몸과 기타의 선율

내 손끝에 젖어 있는 그녀의 피부

아침까지 그녀들의 불꽃같은 욕망을 느끼고 싶네>

 

<쾌락, 내가 원하는 유일한 것

나에게 다가와 너의 젖은 다리로

쾌락, 정열에 불을 붙이기 위해

그리고 탄식속에 쾌락 몇방울을 남겨놓기 위해>

 

*돈 카를로*

그런 돈 주앙의 둘도 없는 친구 돈 카를로.

그는 친구를 위해 노래하지.

<그는 자주 천사의 눈을 하기도 하지

그러나 악마의 검은 마음을 지니고 있네

그의 마음은 묘하게도

유혹하는 힘

거슬리는 자신감

모든 것이 그의 것이어야 한다는

욕망으로 가득차 있네>

 

<모든 것을 가졌지만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

지키지도 못하면서 모든 것을 다 소유하고 싶어하는 그

모든 것을 가졌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사람

그의 옆을 스쳐가는 사랑조차 보지 못하네>

 

*엘비라*

돈 주앙의 정혼녀 엘비라. 그를 사랑하나 그 사랑을 끝내 얻지 못한 그녀.

그녀의 질투는 복수로 타오른다.

<부끄럽지도 않니

벗은 여자들의 몸을 만지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니 내 정조를 빼앗은 것이

나도 누워

옷을 벗고 몸을 맡길 수 있어

나도 다른 남자들을 만지고

키스하고 어루만질 수 있어

나도 여자라는 것을 네게 보여줄 수 있어>

 

*돈 카를로*

돈 주앙에게 여자는 쾌락의 대상, 돈 카를로에게 여자는 사랑이다.

<여자는 햇빛 드는 해변가의 여름보다 아름답지

왜 인정하지 않겠어

하얗게 눈덮인 겨울보다 아름답지

여자는 가을의 다양한 색이지

나비가 날아다니고 사랑이 찾아오는 때

감정이 다시 피어나는 봄의 향기와 같지>

 

<여자는 음악보다 아름답지

여자의 빰에 흐르는 눈물의 파란 음표 위에

음계를 창조하는 마술 피아노와 같지

여자는 가장 아름다운 나라

안달루시아의 태양

아프리카의 대지

휘몰아치는 이태리의 감미로움>

 

<여자는 가장 아름다운 색

무서워할 땐 붉고

몸을 맡길 땐 희고

우리가 그저 남자인 것을 용서해줄 땐

장밋빛이지>

 

*돈 주앙*

악마에 덧씌워진 돈 주앙이 사랑에 빠졌다네.

그녀의 이름은 마리아. 그녀를 만난 순간 그는 깨달았네.

<나는 내가 강한 줄 알았는데

나는 내가 절대로 울지 않는

그런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녀의 미소를 처음 본 순간

깨닫지 못했다면

그건 그동안 내가 그 차이를 몰랐기 때문이지

사랑과 쾌락의 차이를

갈망과 욕념의 차이를>

 

<한 여인의 눈에서

나는 백만개의 북이 울리는

우뢰와 같은 소리를 느꼈네

나의 영혼을 두드리는 것과 같이

나의 가슴은 사랑으로 열렸네> 

 

*마리아*

그녀 또한 돈 주앙에 이끌린다.

<이미 약혼한 나

그리고 한 번도 실수하지 않은 나

다른 남자가 내 마음 속에 남긴

이 이상한 흔들림은 무엇일까

나의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만지고 싶고

그를 잡고 싶고

그의 운명을 나의 운명에 연결시키고 싶을 뿐

내 사랑을 만날 것이라고 기다리기는 했지만

내사랑이 그를 닮았을 것이라고

짐작은 못했지>

 

*라파엘*

졸지에 약혼녀 마리아를 잃은 군인 라파엘.

그는 병영에서 절규하네. 그리고 복수의 피가 끓어오르지.

<아직도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쓰고 싶지 않아

모두가 잠든 밤에 내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는지

네가 읽을 잉크 자국은

내가 흘린 눈물

난 사랑의 글을 쓰는 것이 아니야

네가 읽을 한자 한자의 잉크는

군인들의 피라네>

 

*결투*

라파엘의 분노의 칼끝은 마침내 돈 주앙을 겨누고,

누군가의 최후가 될 한 여자를 위한 결투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의 시간.

하늘이 벌할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그는 마침내 사랑을 얻은 돈 주앙.

하지만 누구도 그 사랑을 믿지 못하는 돈 주앙이라네.

 

<내가 존재하는 이유

모든 것을 포기해도 행복하네

너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다시 태어나고 싶네

만약 네가 나와 함께 있다면

지옥도 나를 태우지는 못하리

오직 사랑만이

우리를 영원히 이끌고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도 있다는 것을

모두가 기억했으면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부디 우리를 용서하소서>

 

그리고.........

돈 주앙이 죽은 후 모든 여자들은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

 

지난 금요일 예술의 전당에서 뮤지컬 돈 주앙을 봤다.

2004년 몬트리얼, 2005년 파리에서 공연되어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오리지널 팀의 내한 공연답게 매혹적인 뮤지컬이었다.

단순하면서도 절제된 무대장치와 조명도 좋았고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들의 목소리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도 압권이었다. 그리고 공연시간 내내(2시간) 볼 수 있었던

플라멩코 춤의 기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같다.

공연을 보고 나오는데 겨울비가 세차게 쏟아졌다.

사랑하는 돈 주앙을 떠나보낸 마리아의 눈물인가.

마리아를 두고 떠야야만 했던 돈 주앙의 눈물인가.

돈 주앙의 칼솜씨는 라파엘과 견줄 바 아니었지만

그는 라파엘을 죽일 수 없었다.

그는 칼을 던지고 라파엘의 칼을 받는다.

마지막 그 장면이 공연의 백미였다.

 



주제 : 개인 > 사랑

▲top


<책을읽고>금융투기의 역사 영화&시&서...

투기를 하지말고 투자를 하라.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소리지만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말도 없다.

주식의 세계에서 장기투자자는 투자를 하는 것이고,

단기투자자는 투기를 하는 것인가.

우리는 통상 그런 식의 상투적 논리에 익숙해져 있다.

 

그렇다면 한 번 보자.

2004년 11월말 LG필립스LCD의 종가는 36300원, 그로부터 2년후인 2006년 11월 27일

이 주식의 종가는 28600원이다. 20%이상의 손실이 났다.

만약 이 주식을 매수후 2년간 보유한 사람은 투기를 한 것인가 투자를 한 것인가.

사람들이 투자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자신이 보유한 자산의 구매력을

미래에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그 관점에서 본다면 이 주식의 장기보유자는 투기를 한 셈이 된다.

구매력의 유지는 커녕 원금조차 까먹었으니.

 

두번째 케이스. 2004년 11월 말 현대산업 개발의 종가는 17150원, 그로부터 2년 뒤인

2006년 11월 27일 이 주식의 종가는 53500원이다.

이 주식을 보유했다면 2년간 200%이상의 수익이 발생했다.

구매력의 단순한 유지가 아니라 엄청난 확대재생산을 한 것이다.

이건 투자인가 투기인가.

2년간 200%의 수익을 일반적 의미에서 투자라고 할수 있을까.

나는 세상에 어떤 투자도 이런 식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다시 말해 장기투자가 단기투자보다 덜 투기적이라고도 할 수 없으며,

그렇다고해서 단기투자가 더 투기적이지 않다는 말도 아니다.

주식의 세계는-사실 부동산이나 채권도 마찬가지이지만-투자와 투기의 경계가

모호하다. 모호한 것이 아니라 나는 투자와 투기가 한 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원금의 손실을 보지 않으려하고(투자) 그와 동시에 원금을 불리고 싶어한다.(투기)

우리는 합리적 이성을 갖고 시장을 대하지만(투자) 그렇다고 해서 탐욕이 없는 것도 아니다.(투기) 또한 우리는 주식의 적정가치를 결코 산출해낼 수 없다.

주가는 청산가치인가 기업의 미래수익을 할인한 가치인가.

시장은 이런 것에 대한 컨센서스조차 전혀 이뤄져 있지 않다.

다만  주가는 본질가치에 수렴해갈 것이라고 막연하게 추측해볼 수 있을 뿐이다.

시장은 그만큼 투기적이다. 따라서 주식시장에서의 투자는 시간의 길고짧음이

투자와 투기를 구별해주지는 못한다.

시장의 참여자들이 올바른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일정부분 투기적이지 않으면

안되는 곳이 시장이다.

 

주식투자자는 투자자이면서 투기꾼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통상적인 투자에도 주식시장은 리스크가 상존하기 때문에

그만큼 헷지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시장에서의 헷지는 파생상품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수익을 낼 수 있는 구간에서 적극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이다.

그것만큼 더 좋은 헷지전력은 없다.  

물론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개개인이 "현명한 투자자"가 되어야겠지만.

은행이자 정도 벌겠지, 하는 낭만적인 생각은 설사 장기투자라할지라도

자칫 잘못하면 손실로 이어지기 쉽다.

 

가치투자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은 이렇게 말했다.

신중한 투자는 투기이고, 보수적인 투기는 투자이다.

그 당시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채권투자는 투자이고, 보통주 투자는 투기라고 생각했다.

보통주가 정크본드보다 못한 쓰레기 취급을 받던 시기였다.

사람들은 당연히 투기적인 보통주 투자를 기피했다.

그러나 자산의 구매력 유지라는 관점에서 볼 때 채권투자보다 보통주 투기가

훨씬 더 투자가치가 있다는 것을 그레이엄은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투자냐 투기냐,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인간의 본시 선한가 악한가, 이런

문제는 학자들의 영역이다. 그들은 그런 부분에 끝장을 보려고 한다.

그러나 결코 끝장나지 않는 것이 그런 논쟁이다. 그럼에도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

하긴 그런 것만큼 재미난 이야기꺼리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금융투기의 역사>는 금융의 역사를 투기의 관점에서 바라본 책이다.

이 책을 쓴 에드워드 챈슬러는 자본주의가 시작된 이후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에서 20세기 인터넷 버블까지 투기의 역사를 시작에서 결말까지 요모조모

훑어본다. 튤립 한 송이가 집 한채 값이라면 믿겠는가.

사실 이 책을 읽다보면 인간이 어쩌면 이토록 비합리적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 다루고 있는 <가미가제 자본주의:일본의 버블경제>를

읽으면서 지금 우리 경제가 1990년대 일본의 버블경제를 닮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우려도 들었다. 일본의 버블경제는 부동산 불패신화에 기초한

자산버블이 폭발하는 과정이었다. 나는 지난해부터 한국의 증시는 부동산 투기가

끝나면서 함께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그러니 그 때까지 돈을 벌어야

한다) 이 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되었다.

산이 많고 가용토지가 적은 일본은 그 때까지 부동산에 투자해서 실패한 적이 없었다.

일본경제가 전후성장을 구가하면서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증시는 부동산을 보유한 자산가치주들이 상승을 주도했다. 기업과 개인들은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했다. 그리고 엔화강세와 함께 일순간

거품이 꺼졌다. 그리고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보내게 된다.

지금 우리와 너무 비슷하지 않은가?

 

나의 판단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부동산시장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품이 끼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로는 버블 수준은 아닌 것같다.

하지만 대한민국 전체가 버블이 된다면 그 후유증은 엄청날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지난 3년간의 상승으로 적정가치를 회복했다고 본다.

6년째 시장을 가까이서 지켜본 직업투자자로서의 직감이다.

우리기업의 수준으로 볼 때 주가수익비율 11배는 제값을 다 주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앞으로의 상승은 거품이 끼는 과정일 것이다.

과연 그 거품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그래서 얼마나 오래 뒤 터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다행히 거품이 그 때 그 때 포말처럼 부서지면서 시장이 커진다면 다행이겠지만,

거품이 시장을 삼킬 정도로 커진다면 후유증은 불가피할 것이다.

 

사람도 그렇지만, 기업도 시장도 사이클이 있다.

투기의 사이클은 투자에서 시작된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저평가 국면에서

투자하는 선각자가 있고, 그 이후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는 거품이

터질 때까지 집단화된 개인들(군중)이 끌고 간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역사를 다루고 있다.

누구든 시장의 참여자는 거품이 폭발하기 전에 자기보다 더 어리석은 사람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떠넘기고 안전하게 시장을 빠져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누가 전투기가 폭발하기 전에 탈출에 성공해서 안전하게 낙하산을 펴게 될 것인가.

이제 바야흐로 게임이 시작된 것같다.

 

**

 

이 책은 2001년 6월에 출간되었다. 5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읽어본 사람도

많을 거라 생각된다. 그래서 책 얘기보다는 투기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는 

선에서 그쳤다. 하긴 개론적 역사서라 정리하기도 쉽지 않다.  

 



주제 : 개인 > 일기/일상

▲top


<책을읽고>거래의 신 혼마-사카다 5법 영화&시&서...

이 책의 주인공 혼마 무네히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캔들차트를 고안한 인물이다.

그는 도쿠가와 막부시대인 18세기 중반 오사카 도오지마 곡물거래소에서

쌀 거래를 통해 천하의 부를 거머쥔 사람이다.

이 책은 그가 후세에 남긴 투자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사카다 5법이 그 요체다.

 

사카다 5법은 시세를 천정과 바닥, 그리고 중간 이렇게 세가지로 나누고

그에 따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다룬다.

이것이 5법의 기초가 되는 삼위(三位)의 법이다.

사카다 5법을 보면,

 

1.삼산-삼산(三山)은 천정에서 나타나는 모양으로 요새 말하는 헤드 앤 쇼울드 형이다.

           헤드 앤 쇼울드 형은 가운데가 양쪽 봉우리 보다 높지만 혼마는

           봉우리의 모양은 문제 삼지않는다. 천정에서 세개의 봉우리가 나타나고

           세번째 봉우리가 하향이탈할 때는 팔아야 한다.

 

2.삼천-삼천(三川)은 바닥에서 나타나는 모양으로, 역 헤드 앤 쇼울드 형을 말한다.

           이를테면 삼중바닥이다. 바닥에서 봉우리 3개가 아래로 향하고 있는

           모양이 내 川자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모양이 바닥에서 나타날 때에는 봉우리(직전고점)을 돌파할 때

           반드시 매수한다.

 

3.삼법-삼법(三法)이란 하락 3법 또는 상승 3법을 일컫는다. 이는 상승1-2-3파,

           하락 1-2-3파에 해당하는 말이다. 상승 시에는 상승 1파후 조정 2파가

           올때 매수한다. 소위 눌림목이다.

           하락시에는 하락1파후 반등 2파가 올때 매도한다. 기술적 반등이므로

           추가하락에 대비해 매도한다.

 

4.삼병-삼병(三兵)은 적삼병과 흑삼병을 말한다. 천정에서 흑삼병은 강력한 하락의

           신호다. 그러므로 매도한다. 바닥에서 적삼병은 강력한 상승의 신호다.

           매수로 대응한다.

 

5.삼공-삼공(三空)에서 공이란 빌 空이다. 갭으로 상승하는 경우다. 상승파가 진행중일 때

           갭 상승이 세번 나타난다면 시세의 과열을 나타내므로 매도로 대응한다.

 

 

선물거래에 관한 이론이란 거의 전무하던 18세기 중반 일본에서 혼마가

캔들차트를 개발하고 이런 투자원칙에 입각해서 쌀거래를 했다니,

대단한 인물이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의 투자비법을 현대의 투자이론과 비교했을 때는 크게 빈약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그가 전했다는 투자비법은 불과 몇쪽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해설이다. 해설은 무척 상세하고 성의가 있지만, 너무 자상한 해설은

지리하다. 투자에 관한 지식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실망스러울

것이다.

 

반드시 책을 통해 얻어야 하는 지식이 있고, 웹(블로그나 지식검색 etc.)에서

얻어도 충분한 지식이 있는데 내 생각에는 이 책은 후자 쪽이다.

위 내용만 알고 있으면 대화에서 소외되는 일은 없을 것임.   

 

   



주제 : 개인 > 일기/일상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