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예전 [bnb] 현재 [개미일병구하기] 라는 모의투자 사이트에
1,000만원 모의실전계좌운영권을 받기 위해 제가 수기응모한 글입니다.
추천수와 심사위원회 심사로 당선작이 선정되는 만큼 제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방문해 주시는 분들께서 많이 읽어보시고 아래 링크로 가셔서
글 하단의 평가하기에서 좋은 평가를 보태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
(추천이나 평가는 개미일병구하기의 회원만 가능합니다)
요기--> 
[강력한 경고 : 제 글을 읽고 파생에 대해 새롭게 관심을 가지는 분만은 없기를 바랍니다.]
트레이더, 그 시지프스의 길
우리들 파생 트레이더는 알베르 까뮈가 '부조리의 영웅'이라 했던 그 사람,
굴러떨어질 줄 알면서도 커다란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올리는 무모한 일을
끝없이 반복하는 시지프스의 길을 외롭게 걸어가는 사람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다시 일상적인 사회로 돌아가는 '타협'도, 삶을 포기하는 '자살'도 거부하고
오늘도 부조리한 시장에 맞서 끝까지 살아나려는 한계의 몸부림을 치는
실패한 전업 개미의 모습이 바로 우리들의 참담한 현실입니다.
여기서 제가 실패해온 과정이자 또한 여러분이 걸어오신
그 영욕의 길을 그려보고자 합니다.
1. 주식에 입문하다.
제가 주식에 입문한건 85년 대기업에 입사해서 첫 월급을 타서 근로자 증권저축을
들면서 부터였습니다. 당시에는 상승장 초입에다가 공모주청약으로 대충 찍어도
돈을 버는 그런 장이어서 이년여간 짭짤하게 돈을 벌어서 내집마련하는데 보태고
나머지를 굴리다가 약세장에서 손털고 주식 투자를 일차 접었습니다.
2. 거듭되는 실패의 연속
제가 다시 주식에 손을 댄 것은 금융실명제가 실시되던 해 8월이었는데 주식을 사고난
직후에 금융실명제가 실시되면서 시장은 폭락하고 큰 손실로 마감 하였습니다.
다시 1년후 어렵게 마련한 돈으로 주식을 샀더니 이번에는 부동산 실명제가 실시되면서
또 시장은 폭락하고 어쩌면 그렇게도 너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시장을 뒤흔드는
조치들이 연속적으로 터져나오는지......
그리고 아이엠에프를 맞으면서 제가 주식투자로 입은 손실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회사 동료의 빚보증으로 수천만원의 은행부채를 짊어지기 시작하면서 저는 항상
돈에 쪼들리는 상황으로 몰려갔습니다.
그나마 직장 생활은 충실하게해서 차곡차곡 진급을 하고 백여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부서장이 되어 적극적으로 팀웍을 다지면서 의욕적으로 업무를 추진하였지만
그룹의 붕괴로 휴업은 늘어가고 급여는 지연되고 회사는 부도로 몰리고 마침내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하면서 수많은 부하 동료들을 떠나보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또한 부모님 두분이 고향에서 직장에 매인 외동 아들을 멀리두고 외롭게 사시다가
바로 전해에 돌아가신 것과 겹쳐서 제 자신의 인생에 대한 회의와 직장인으로서의
앞날에 대한 어두운 전망으로 자진하여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3. 전업투자자로의 변신 그리고 파생 입문
2001년 2월 14일 나이 40 불혹의 나이에 저는 인생을 변곡시키겠다는 생각으로
어렵긴했지만 그래도 지위가 보장된 직장을 뛰쳐나왔으나 그동안 모아놓은 돈도 없고
몇푼 안되는 퇴직금에서 회사에서 받은 대출금등을 제하니 남는 몇천만원으로는 마땅히
새롭게 시작할 사업도 또 그만한 수완도 되지 않았기에 불안정한 전업투자자의 길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퇴직금을 수령하여 증권계좌에 넣고 새롭게 선물옵션계좌를 만들어서 첫 매매에
들어간 것은 2001년 3월물 만기주 월요일이었습니다. 500만원으로 옵션을 사서
몇십분만에 200만원을 벌고 희희낙락하면서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딸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다녀오면서 조직에 안 얽매이고 가족들과 마음대로 자유시간을 갖는 여유를
마음껏 만끽하였습니다. 그 맛이란......
그러나 점심을 먹고 다시 진입한 포지션에서 손실이 늘어나면서 손절도 안하고
추가로 입금해서 물타기를 하고 오르기만을 바라면서 미련을 부리다가 결국은
만기주 4일만에 700만원을 휴지로 만든 것이 형벌의 시작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까치밥으로 계좌 유지가 가능한지도 모르고 이렇게 첫 옵션매매를
참담한 패배로 접고 현물만을 거래했는데 오락가락 손실만의 연속이었습니다.
4. 옵션, 손가락 끝에서 날아가버리는 대박
[콜 대박을 놓치다]
두번째 옵션 거래를 시작한 것은 그해 4월중순 퇴직 위로금 명목으로 700여만원이
구좌에 들어와서였습니다. 콜옵션 77.5를 샀는데 0.13인가부터 사기 시작해서
3천원에 물타기하고 천원이 될때까지 825계약을 샀습니다. 평균 단가는 9천원.
그런데 전일 천원까지 처박았던 옵션이 다음날 3천원인가 시작하더니 힘을 쓰면서
올라오는게 아닙니까? 그래서 8천원에 팔았다가 6천원에사서 물량을 늘린답시고
매도 주문을 넣었더니 왠걸 느릿느릿 올라오던 시세가 순식간에 매도물량을 먹고
다시 살 기회도 안주고 위로만가서 종가에는 만3천원에 끝났습니다.
"도대체 이유도 없이 왜 이렇게 오르는 거지?"하는 의문은 그날밤 미국 연준위의
예고없던 0.50포인트의 기습적인 금리인하로 뉴스화되더니 다음날 아침부터
무시무시한 불기둥으로 증시를 쳐올리고 콜옵션 77.5는 시가 7만원대에서 시작하여
고가 십만9천원으로 다음날 신문지상에 옵션 109배 대박이 터졌다고 보도되었습니다.
물론 운도 실력도 없는 저는 이때 며칠을 마음 고생하던 콜을 팔고 본전했다고
좋아하면서 너무 올랐네 하면서 풋을 사서 두번째 깡통을 만들었습니다.
[풋 대박을 놓치다]
다시 세번째 옵션 거래를 시작하고서는 경제에 대한 비관적 인식으로 오르는 장에서
주로 풋을 거래하다가 계속 쪼그라드는 계좌를 보며 그해 9월물 만기전주까지만해도
풋을 붙잡고 미련부리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만기주에 콜로 포지션을 옮겼습니다.
그러나 또 운명의 여신은 옵션 트레이더에게는 생사의 갈림길이 된 911테러라는
엄청난 대사건을 터트리면서 제가 샀던 콜은 하한가에도 팔 수없는 상황이 되었고
전일 천원에 거래가 끝났던 풋 62.5는 최고가 52만 5천원으로 전설을 만들었으며
그 아래 무덤까지 들어갔던 외가 풋이 살아나서 장중에 하한가에서 상한가로 가는
어쩌면 트레이더 경력에서 다시는 못볼 대 학살과 대 이변의 드라마를 연출했습니다.
이날 그 신화의 현장에서 모니터만 보고있어야 했던 트레이더의 참담한 비애는
겪어보신 분들이라면 아마도 다들 공감하실 것입니다.
5. 누적 손실과 누적 수익의 피라미드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세번째 실패를 겪고나서 자금이 없어 거래를 못하면서
두달여를 트레이더로서는 식물인간이라할 구경꾼의 기간을 거치면서 장중 시세의
흐름에는 이제 자신이 있다 할 즈음에 다시 500만원의 자금이 마련되어 네번쨰의
거래를 2001년 11월물 역시 만기주 월요일에 시작하였습니다.
첫날 거래에서 200만원의 수익 다음날 아침까지 두배가 되었던 계좌는 오후에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고 놓쳐버린 수익을 아쉬워하면서 오버를 거듭한 결과는 만기일
아침에 매도호가로 전락한 콜72.5 천원짜리 285개라는 망연자실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네번째의 도전도 역시 재기불능의 깡통으로 끝나는가 하는 끝없는 좌절과 회한
그리고 절망감이 밀려왔으나 다시 깡통으로 끝낼 수는 없다는 오기와 함께
장중 반등에 몇푼이라도 건져서 꼭 재기하고 말리라는 간절한 기원이 통했는지
다행히 장이 반등하면서 출렁임을 따라 거래를 끝마치니 남은 돈은 245만원.
반토막난 계좌였으나 그래도 희망의 불씨가 남았다는 것에 대한 안도와 닥쳐오는
카드 상환일에 대한 압박을 겪으면서도 하루 하루 연승을 해나가니 5일만에
원금을 8일만에는 1500을 돌파하더니 9일차 오전에는 2200만원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한순간의 방심은 파멸의 씨앗이라고 시장의 움직임이 정체된 상태에서
잠시 라면을 끓이려 자리를 비웠다 돌아와보니 이미 손절 위치를 넘긴 상태에서
반등하겠지 반등하겠지 하면서 당한 평가손이 무려 1300만원으로 라면 두개를
엄청 비싼 대가를 치루며 끓여먹었을 뿐만 아니라 더욱 문제가 되었던 것은
장을 맞이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두렵고 무서워진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이틀의 거래에서 손실을 만회하여 8백여만원을 인출하여 사용하고
나머지 천만원으로 부를 이루려는 욕망에 사로잡혔으나 만기후 십여일간
신들린듯한 연승 행진으로 쌓은 누적 수익의 피라미드는 재현되지 않고
야금야금 누적 손실을 입으면서 12월물 만기에 네번쨰 깡통을 만들었습니다.
6. 꿈과 불꽃놀이
다시 자금이 생기기까지 몇십만원으로 서너배도 만들고 반토막도 만들면서
두달여를 보내고 800만원으로 키움 옵션 영웅전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2002년
2월물 만기 3일전 첫날 100여만원의 손실, 다음날 620만원의 수익으로 잔고
1320만원을 가지고 설 연휴를 보내던 중 점심에 잠간 잠이 든 사이 꿈을 꾸었는데
공을 쳤더니 하늘로 올라가서 결국은 불꽃이 되는 그런 꿈이었습니다.
2002년 2월14일 연휴 이후에 맞는 첫장이면서 2월물 만기장인 이날은 갭상승으로
출발해서 꾸역꾸역 올랐습니다. 전 처음에 콜 95를 매도치고 같은 수만큼 97.5를
매수해나가다가 주문 실수로 97.5를 전량 매수하는 바람에 약간의 콜 95매도와
매수가 만천원으로 1340개의 콜 97.5 매수 상태가 되었습니다.
중간에 약간 출렁이면서 콜95 매도분은 약간의 이익으로 청산하고 콜 97.5를
네이키드로 몰빵한 상태에서 시세가 1만원을 왔다갔다 하면 평가금액이
1300만원이 오락가락하는데 갭상승에 장대봉인 상태에서 흔드니 몇번씩이나
콜옵션을 청산하고 싶은 유혹에 시달렸으나 결국 단기고점부근인 4만9천원에
전량 처분하고 다시 재매수 청산, 매도 청산을 하면서 잔고는 급격히 불어나서
7200만원 이제 욕심부리지말고 거래를 접어야지했습니다.
그러나 장의 종료가 가까워지는데 등가가 된 콜 97.5가 4만2천원이 된 상태에서
300만원을 더벌자고 300만원어치 매도를 쳤습니다. 그랬더니 점점 올라서
6만원대로 동시호가에 들어가려는데 코스피지수 대비해서는 2만원 이상이나
고평가 된 상태라 결재를 받았더니 동시호가에 지수를 2포인트 가량 끌어 올리는
마지막 불꽃놀이를 하면서 콜 97.5의 결재가는 24만 9천원으로 당일 25배이상의
대박을 터트리고 저는 300 더 먹으려다 1800을 물어주는 바보짓을 했습니다.
그래도 그날 나머지 수익으로 그 월물 옵션 영웅전에서 1등을 하였으며
옵션 거래를 한 이후 처음으로 누적 수익의 상태가 되었습니다.
(다만 이 회차에만 옵션영웅전에서 월별 시상이 없어서 수상은 못했습니다.)
7. 자만 천사의 추락
이후 옵션영웅전에서 1.2위를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한경와우 토요일 코너에서
아이디가 소개될 때는 그동안 주식이나 파생을 한다하면 "넌 안돼"라고 했던
주변 사람들에게 "자, 봐라!" 하는 자만심으로 계좌를 3개로 늘리고 모든 자금을
옵션계좌에 넣어서 2월에 7000만원의 수익을 올리면서 자만은 극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운명의 3월물 만기전주에는 콜 110을 10만원에 1004개를 사가지고
두배를 만든답시고 인터넷 토론실에 [나의 천사여 내일은 날아가자] 라고
미련하게 포지션을 까발리는 글을 올렸으니 결과는 만기주까지
반토막 또 반토막 하면서 만기전 날은 동시호가 청산주문 중에 인터넷이
끊어지면서 제일 포지션이 큰 구좌를 청산하지 못하고 다음날 그걸 방어하느라
물타기 하면서 결국 잔고는 350만원으로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자꾸만 줄어드는 구좌를 하나하나 폐쇄하면서 자살충동에
가까운 삶의 좌절을 느낀 것이 2002년 3월말이었습니다.
8. 수렁 속으로
큰 실패 이후에 더구나 그 실패가 치명적인 상황에서 인간이 스스로를 추스르는
데에는 많은 시간을 요하나 봅니다.
3월물의 큰 실패이후에 마음을 가다듬는데는 두달여가 걸렸고 재 취업을 위해
알아보던 회사에서 1개월여 동안 수차례의 면담과 공장 방문및 운영제안서를
제출하여 최종 입사를 현지 공장에서 확인받고 돌아와서 밤늦게 음성메시지로
다시 취소 통보를 받은 그날은 41살 생일날이자 가장 비참한 날이 되었습니다.
이날로 결국 재취업에로의 진로 변경은 무산되었고 그렇다고 새로운 자금을
충분하게 조달할 방법도 없는 상황에서 계좌에 겨우 몇십만원을 입금해서
200만원대까지 올렸다가 무너지고 밑빠진 독에 물붓기같은 수렁의 시간,
산꼭대기로 바위를 굴려올리고 또 곧 바로 굴러 떨어지는 시지프스의 형벌이
시작되는 순간이었습니다.
9. 시지프스의 형벌
때로는 야간 대리 운전을 하면서 때로는 공사판에서 일용 노동자를 하면서
모은 돈으로 조금씩 조금씩 그러나 철저하게 옵션으로 깡통을 만드는 긴긴
시간의 수렁이 이렇게 시작되고 계속되었습니다.
한때 이십만원으로 세토막이 났다가 70배를 먹어서 300만원에 육박도 하여
희망을 품었다가도 다시 어이없는 매매에 좌절하고 비관하였으며 2004년
5월물에서는 고점에서의 대 폭락을 예견하여 15만원으로 300만원을 만들었다
반 토막내고 만기주 월요일에는 장중에 41배가 난 풋옵션을 아침 흔들림에
처분하고 반대편에서 옥쇄하는 그 형벌의 과정을 오늘까지 겪고 있습니다.
인출도 안되는 까치밥 계좌로 옵션을 매수하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무모한 도전보다는 좀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사우나에서 12시간씩
일해서 보름마다 받은 50만원으로 세번에 걸쳐 도전했던 선물대여계좌는
높은 대여료와 밤을 새운 후 지친 피로속에서 좁은 로스컷 구간에서
겪는 순간적인 판단의 착오로 결국 좌절만 더 보태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시간의 자유를 찾아서
저는 인생을 전환시키고자 시간의 자유를 찾아서 직장을 버리고
전업 트레이더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작은 유혹을
받을 때마다 시간의 자유를 찾아서 선택한 파생트레이더의 길만은
결코 버릴 수 없다는 기준으로 진로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파생이라는 어쩌면 각자의 생활을 황폐화시킨
수렁의 인연을 통해서 많은 분을 알게 되었으나 진흙탕 속에서도
연꽃이 피듯이 너무나도 좋은 만남도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파생이 생활을 끝없는 수렁같이 함몰시킬 수는 있어도
그 진흙탕속에서 우리들의 심성은 더욱 고귀하게 키워주리라는
믿음을 오늘도 새로운 만남을 통해 느끼고 보게 됩니다.
파생은 끊임없이 우리를 좌절시키면서
우리들 스스로를 수면에 비춰보게 하는 그런
거울의 역할을 함으로써 자신과 삶에 대한
더 깊은 성찰을 우리에게 깨우치게 합니다.
지금은 비록 수렁 속에서 헤매는 질곡의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시간의 연금술을 완성하여 인생의 변곡점에서 시간의 자유를 찾아나선
단지 현재에는 실패한 저라는 트레이더가 내일의 휘황찬 재기의 신화를 이룩하는데
개미일병 구하기에서하는 모의실전계좌운영권이 계기가 되어
이 실패한 수기를 성공의 수기로 바꾸는 희망을 얻고 싶습니다.
파생이란 처절한 전장에서 인간속에 천사를 보게해주신 많은 분들께
흔들림의 수렁에서 빛을 타고 부활하시기를 바라면서......
시간의 연금술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