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사람을 보거든 ☆


           아무런 가치를 갖지 못한 사람
           무슨 가치관을 갖겠오.
           그저 시간만 가고 나이를 먹으며
           늙어갈 밖에, 어디 바람직한 탈출구가 있겠오.
           기껏 열어놓은 하수도 구멍에 빠진 바 진배없이
           그렇게 잊혀질 사람인 것을......
 
           수 많은 상념을 한들 그것이 현실이겠오.
           몸 돌릴 틈바구니마저 없는 곳에서
           압도당한 이상 명제가 무엇 이상하오.
           어차피 삶이란 꿈이 아니오.
           해몽이 좋은 들 무엇하오.
           복채로 내어 놓을 희생만 크게 될 것을......
 
           더운 날이나 혹은 추운 날
           그깟거야 아무려면 어떨까마는
           나무 뿌리 베고 누워 꿈이나 꾸는
           이런 사람을 보거든
           꿈에 도취된 미치광이를 보거든
           그늘 속에 퍼지게 나자빠져서
           환상을 핥고 있는 몽유병자를 보거든
           그냥 웃고 가오.
           고소나 연민이 다 무엇이며
           설사 동정이 딸국질하는 사랑이라 할 지라도
           별달리 무슨 의미가 되겠오.
           눈 감긴 사람은 알아채지도 못할
           그런 부질없는 감정인 것을......
  
           그냥 웃고 가오.
           충혈된 눈으로 삶을 시비거는 사람이 있거든
           모든 추상적 관념을 평가 절하하려는 사람이 있거든
           더럽혀진 손으로 다가드는 비굴한 영혼이 있거든
           적선은 무슨 적선, 순결이 때 묻을라 비껴서서
           그냥 웃고 가오. 길바닥에 침까지야 무슨 필요요.
           기껏해야 공중도덕 위반으로 벌금이나 고작인데
           무어 다시 고개를 돌리나요.
           이미 그만치나 지나간 걸음인 것을......
                                1983.8.3. 새벽3시.  
 
 
          

          그림은 또록님 댁에서 빌려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