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 ☆

           일상에 지친 육신이 드러누운 잠 속에서
           외톨이 나의 영혼은 꿈을 꿉니다.
           꿈은 나를 변화시켜 모든 것이 될 수 있게 하는 가능성이기에
           나를 바다가 되게 하고
           바다를 활공하는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이 되게 하고
           파도가 입맞춤하는 모래 사장이 되어 더 큰 대지에 이어지게 합니다.
           그리하여 나는 대지가 되고
           대지를 용틀임하는 산이 되고 산의 정상을 오르는 구름이 되고
           구름의 정원 하늘을 산책하는 소나기가 되고
           다시 빛이 되어 무지개 아래 웃는 꽃을 봅니다.
           이제 꽃망울 아련한 추억 속에서 점점 커져 소녀의 모습이 되더니
           확실히 그 얼굴 내 마음 속의 그대를 닮아 웃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대의 미소가 닿은 가슴은 어느새
           슬픔으로 가득차고, 이윽고 아픔이 되고
           고통의 자명종 스스로 울림에 의해 잠을 깨어 버려
           나를 변화시켜 모든 것이 될 수 있게 하는 꿈의 가능성조차
           일상의 소음 속에 잃어 버립니다.
                                                1983.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