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龍舌蘭의 獨白 1 ☆

                                                                       - 목련 꽃에게 -                              

                                                      木蓮
                                                      꽃 그루터기
                                                      우쭐대는
                                                      그 입술을 닫아라.

                                                      이른 봄
                                                      첫 개화의 향기를
                                                      스스로의 증거로 빌어
                                                      나불대는
                                                      그 입술을 닫아라.

                                                      수십에 이르는
                                                      봄마다
                                                      뭇 꽃핌의 정원에서
                                                      언제 다가올 지 조차 알 수 없는
                                                      한 때만을 위해
                                                      叢葉사이 한 기둥의 꽃만을 위해
                                                      애오라지 성취의 念으로 치달리는
                                                      한 존재가 가져야만 했던
                                                      줄지어 박힌 회오(悔悟)의 가시를
                                                      봄 바람의 입김으로 희롱하는
                                                      그 입술을 닫아라.

                                                         1983.4.5. 식목일0시  

  용설란은 속설에는 100년마다 한번씩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100년에나 한번 꽃을 피우는 용설란에게

  봄마다 꽃부터 흐드러지게 피워대는 목련은

  가장 얄미운 대상이고 시선이 곱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목련꽃을 상대로 한 용설란의 고뇌를 한번 읊어 보았습니다.

  독백 1 이 있으니 적어도 2도 있을 것같죠?

  독백 2 는 자목련을 향한 독백인데 다음에 공개 하겠습니다.  

  용설란은 실제로는 10년 정도에 한번 꽃을 피운답니다.

  한자 세대가 아닌 분을 위해서, 叢葉는 총엽으로 읽습니다.

  제가 저 시를 쓰던 시점에는 백과사전에 용설란같이

  뿌리에 무더기로 잎이 달린 것을 총엽이라 설명했는데

  오늘 다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그런 단어가 없군요.

  참조로 멕시코 특산의 다육식물인 용설란(龍舌蘭)의 수액을 채취해 두면,

  자연히 하얗고 걸쭉한 [풀케]라는 탁주가 되고 이것을 증류한 것이 [테킬라]랍니다.

                                                       [용설란(유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