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 무지개 ☆
 
           비 개인 하늘에
           허공을 활처럼 휘어걸린
           무지개.
 
           길 잃은 별들의 감은 눈 시울을 타고 흐르던
           지난 저녁 그리고 밤의 어둠을
           기리기 위함인지 서쪽 하늘에
           아침을 열고 서서
           시위를 떠난 화살은 지금 어디를 향해 날고 있는가!
 
           오솔길이 하얗게 깔린 밤
           별들의 속삭이는 이야기를 엿들으며
           옮겨놓는 발걸음, 아쉬움으로 결박당한 채
           서로의 눈 망울을 감싼 달무리가 굴절된 듯
           아침을 열고 반 토막이 떨어져
           시위를 떠난 화살은 지금 어디를 향해 날고 있는가!
 
           봉우리와 봉우리를 이어 희망의 다리를 놓던
           무지개 그 아련한 빛의 유희도
           이제는 나누어 서서 쌍무지개.
           팽팽히 휘어 두개의 화살을 당기면
           너의 투영을 꿰뚫은 나머지의 또 하나
           시위를 떠난 화살은 지금 어디를 향해 날고 있는가!
                                  1983.2.7.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