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3편의 詩는 같은 날 쓰여진건데 전부 만남과 헤어짐을 소재로 한 것입니다.  


 
           ☆ 꽃나무의 원망 ☆
 

           내가 서 있는데 당신이
           살며시 다가와 눈을 반짝였어요.
           넌즈시 깜빡였어요.
 
           나는 꽃잎 한 장을 주었어요, 다소곳이 바라보며.
 

           내가 서 있는데 당신이
           살며시 다가와 귀를 간질였어요.
           고즈너기 속삭였어요.
 
           나는 꽃잎 한 장을 주었어요, 살포시 웃으면서.
 

           내가 서 있는데 당신이
           살며시 다가와 손을 잡았어요.
           포근히 보듬었어요.
 
           나는 꽃잎 한 장을 주었어요, 고요히 흔들리며.
 
 
           만날 때마다 당신은
           나의 꽃잎들을 받아서 떨구었어요.
 
           헤어질 땐 언제나 간절히 바랬어요, 다시 만나길.
 
           그러나 이제 당신은 아주 아니오네요, 야속하게도
           떨구었거든 쓸어갈 것이지, 왜 추억의 낙엽을 쌓아 놓아요.
                                                 1982.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