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폭과대로 반등이 예상되는 주식을 살 때,

"음, 지지선이 바로 밑이군, 더 빠져봐야 한 5%겠는데..."

"오랜 하락 후 급반등하는 경우는 대개 마지막에 급락을 한 번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여기쯤에 20% 정도만 깔아두자, 추가로 빠진다고 해도 별로 위험하지는 않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첫 매수에 들어가곤 한다. 그렇게 첫 매수를 하고나면,

"어! 더 내려오네? 지지선까지 가려나? 더 이상은 안빠지겠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20% 정도만 더 사두지뭐..."

" 결국 지지선까지 오는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사지말고 지금 50% 정도를 사면 좋을텐데... 벌써 얼마가 손실이야?"

"이런, 지지선도 깨네, 손절을 해야하나, 최후의 물타기를 해야하나?"

어떤 결정을 하든 장은 바람과 반대로 간다. 손절을 하면 급반등을 하고, 물타기를 하면 추가 급락을 하여 기어이 손절을 시킨 후에 반등한다. 그래서 요즘엔 절반 정도만 손절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마음이 편한건 아니다. 오르면 손절한 물량이 아깝고, 내리면 손절하지 않은 물량의 추가손실이 아프다.

더 이상은 매매원칙을 만들지 않기를 바랬지만 결국 하나를 더 만들고야 말았다. 원칙은 세우면 반드시 지킨다는 자신과의 약속 때문에 지킬 자신이 없는 원칙은 세우지 않는다.

그동안 바닥에서 사고싶은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를 두고 생각을 많이 했는데, 결론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뿌리쳐야만 하는 유혹이라는 것이었다.

어떤 확실하지 않은곳을 버스로 찾아갈 때가 있다.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어렴풋한 기억 속에 어떤 이정표가 될만한 풍경이 있어서 그것만 믿고 가는 것이다. 버스 정류장의 이름을 알면 좋겠는데 그것도 모르고, 동네 이름이나 커다란 건물을 아는 것도 아니다. 이럴 경우 어디서 내려야 할까?

어린 시절 이런 경험이 많이 있었다. 그 때 깨달은 것이 지나쳐서 내리자는 것이다.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실제로 보면 기억이 또렷해진다. 확실하지 않았던 이정표가 눈 앞에 보이면 그 때 일어서서 내리면 언제나 한 정거장만 되돌아 걸으면 된다.

늘 이 생각을 해왔지만 결심을 굳히지는 못했다. 제 때 내리고 싶은 욕심 때문에...

이제는 바닥에서는, 아니 바닥이 예상되는 시점에서는 사지 말기로 하자.

반등이 시작되면 느낄 수 있는 실력 정도는 되니까 바닥에서 첫 고점 형성 후 첫 눌림목에서 첫 매수를 하자. 바닥에서 사고싶은 욕심만 버리면 손절할 일이 거의 없다.

벌써 원칙이 네 개로 늘었다. 원칙을 지키지 못할 확률도 늘었고, 퇴출될 확률도 늘었다.

1. 100% 확신이 들면 50%만 투입하자.

2. 동시에 두 종목 이상을 보유하지 말자.

3. 물타기는 추세가 바뀐것을 확인한 후에 딱 한 번만 하자.

4. 바닥에서는 사지말자.

마음이 안정이 되지 않았다. 손실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큰것은 아니고 특별히 자책할 만한 일도 없는데 왜 이리 가슴이 답답한지 모르겠다.

오늘의 손실은 따지고 보면 사실 손실도 아니다.

서희건설은 단기에 몇 %를 먹자고 한 것이 아니고 챠트를 보고 매수한 것도 아니다. 대체에너지 관련주 가운데 기업내용이 나쁘지 않고 특정세력이 물량을 정리하지 못한 상태로 보이지도 않아 연속 점하한가를 갈 위험도 없다고 판단했고, 유가와 연동할테니 돌발 상황이 발생한다면 물량을 잡기 어려울 수도 있는게 사실이다.

유니더스는 2년을 넘게 보유해 왔던 경험에 비추어 지금 이 가격이면 거의 절대로 크게 손해볼 가능성은 없고 최근에 상한가를 오가면서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장기 하락 내지 횡보에서 상승으로 전환될 시기가 가까이 왔다는 것을 알 수있게 한다.

듀오백코리아는 50% 무상증자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의 발목을 잡고있던 유동성 부족 문제가 어느정도 해소되면 지금의 가격은 손실보다는 추가 수익의 가능성이 많다고 보여진다. 

다 나름대로 매매의 이유가 있지만 오늘 장세와는 맞지 않는 종목들이다. 세 종목 모두 이 상태로 두고 한 달이든 두 달이든 지켜보기만 한다면 분명 수익이 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내가 그렇게 기다릴 수 없다는데 있다.

나의 이러한 매매행태는 자신감의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것도 아깝고 저것도 아깝다. 이것도 저것도 오를것 같은데 이것을 샀는데 저것만 오르면 어쩌나 하는 우려 때문에 소량씩 여러 종목을 매수하는것이다. 일견 이 방법이 안전한 방법인듯 보이고, 소위 포트폴리오라는 말에 비추어도 옳은 방법인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 고작 600만원의 투자금으로 매매하고 있다.

가장 확신이 드는 것 하나를 정하고 그 한 종목에만 집중하자. 다른 종목은 보유 종목을 매도하기 전에는 한 주도 매수하지 말자. 저울질한 두 종목 중에 선택한 종목이 부동이거나 하락하는데 선택하지 않은 종목이 급등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하지말자. 그만큼 내가 좋은 종목을 보는 안목이 있다는 증거이니 희망이 있는것 아닌가?

매매원칙 정리

1. 100% 확신이 들면 50%만 투입하자.

2. 물타기는 추세가 전환된 것이 확실할 때 딱 한 번만 하자.

3. 동시에 두 종목 이상을 보유하지 말자.

내가 시장에 살아남는다면 그 원동력은 하나다. 스스로 정한 원칙을 반드시 지킨다는 것.

오늘도 물타기로 손실을 키웠다.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만 못한데 손절시기를 놓쳤다고 판단되면 꼭 물타기를 하게된다.

물타기할 때의 심리상태를 살펴보니 손해를 인정하기 싫은것과 자신의 실력이 하수라는걸 인정하기 싫은것이 혼합돼 있다.

첫 매수를 1,000원에 했는데 900원이 되면 나는 여기서 더 떨어질 것인가 다시 올라갈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하다. 막연히 이것이 1,000원이 된다면 지금 안사면 손해아닌가? 일단 사자, 처음 산 가격보다 싸니까.

그러다 800원이 되면 또 똑같은 생각을 한다. 1,000원이 될텐데 그렇다면 지금 800원일 때 안사면 손해다. 처음 산 가격보다 20%나 싼가격인데. 

그러다 700원이 되면 이제는 두려움이 생긴다. 더 떨어지면 어쩌지? 일단 좀 기다려 보자. 그러다 보면 750원이 된다. 에이 아까 700원일 때 사는건데... 아니 지금이라도 사면 얼마가 이익이야? 1,000원 짜린데....

물타기를 하다보면 꼭 최저점을 잡지 못하고 약간 올랐을 때나 물타기 후 좀 더 떨어지게되는데 이것이 또 신경을 긁는다. 그것도 하나 못맞추나 하는 자책이 들고 거의 무슨 경기에 출전한 선수의 심정이된다.

물타기는 딱 한 번만 하자. 분할매수가 아닌 상황에서 정말 예기치 못한 상황이 되어 손절을 못했다면 몇 일 기다릴 각오로 늘어나는 손실을 담담히 바라보다가 추세가 바뀐것이 느껴지거나 하락추세를 만든 외부 요인이 달라져서 이제는 올라가겠다고 판단될 때, 분챠트로 쌍바닥을 쳤을 때 딱 한 번만 하자.

오늘 같은 경우도 계속적인 물타기를 하지않고 기다렸다면 막판에 분챠트가 연속바닥을 칠 때 한 번의 물타기로 오히려 수익을 낼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