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남편이 007가방을 들고

거실로 나왔다..

세심한 남편은 서류 정리를 하는듯 했다.

딸과 나는 식탁에서 과일을 먹고

남편은 아이들 어릴적에 쓴 편지를 보면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혼자서 편지를 읽던 남편이 눈물을 찔끔 거린다.

왜그래? 무슨 편지인데...

오래전 91년도에 내가 남편에게 쓴 편지란다.

3장반은 그때 당시 유행하던 좋은 글귀였고

나머지 반은 내 마음을 담은 내용..

그런데 왜 우냐고 했더니.. 그냥.. 울컥. 했단다.

함께 한 세월이 그때 내 나이보다 한살이 더

많다나.. ㅎ

우리가 오랜 시간 함께 부부로 살고 있구나..

난 잊고 살았나.. 별 느낌이 없었다..

어제 만난듯.. 오늘 또 그렇게 매일 하루 하루

살아가고 있는 삶이 모여 그런 긴 시간을 만들고

있었구나.. 문득 내 자신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남편에게도 고맙고 감사했다.

부부..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