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대형 기관투자가의 사회책임투자(SRI)가 확대될 전망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연금재정팀장은 4일 오영식 열린우리당 의원이 주최한 '사회책임투자의 글로벌 동향 및 국내 활성화 방안모색'세미나(사진)에서 "올해 1500억원을 사회책임투자(SRI)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자금집행을 위한 자산운용사 선정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SRI는 연기금 및 대형 금융기관이 투자의사결정시 이익이나 매출의 성장성 등 재무적 측면 뿐만 아니라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지표가 양호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연금 한 관계자도 박 팀장의 말을 뒷받침했다. 이 관계자는 "5일까지 1차 자산운용사 서류심사를 마친 후 현장실사와 운용계획안 등을 검토하여 오는 22일 3개 운용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며 "올해안에 1500억원을 신규 집행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환경보호와 합리적인 고용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수익률이 일반 기업보다 높아 연기금의 SRI투자확대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22일 5개 자산운용사 최종 선정과 동시에 향후 국민연금의 SRI 원칙과 투자규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또다른 관계자도 "국민연금이 외부에 위탁운용하는 SRI펀드는 환경 노동 기업지배구조 등 엄격한 편입잣대를 적용하기 때문에 장기투자가 불가피하다"며 "기존 주식펀드와 다른 평가기준이 필요해 'SRI 인덱스'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체 주식자산중에서 SRI비중을 얼마로 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등 외국의 사례를 볼때 SRI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고 인정했다.

이번에 응모한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자금성격이 기업지배구조가 양호하고 환경 노사관계 사회봉사 등 공익적 성격이 강한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SRI펀드 운용사로 선정되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며 "이번에 좋은 수익을 올릴 경우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SRI투자가 급격히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세미나 주제발표자중 한 명인 안병훈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SRI는 철저히 시장원리에 입각해서 이뤄지는 선진화된 투자기법"이라며 "사회명분 뿐만 아니라 기업가치 제고에 이바지할 경우 국민연금금의 SRI 확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쉽게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교수는 또한 "향후 SRI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 등 대형장기투자기관의 SRI를 권장하는 법령제정과 투자대상기업의 지속성장가능성을 평가하는 모형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