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가까이 되어서

부득 부득 피아노 학원을 다니는 것은 왜일까.

어릴 때의 끝까지 배우지 못했다는 아쉬움일까.

아니면 조금 더 교양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망일까.

그것도

재즈나 반주법 이런 게 아니라

하농, 체르니 30번, 소나티네와 같이 연습곡들을 쳐가면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내면에 숨겨진 욕망을 차치하고,

가장 표면적이고 분명한 이유는

스트레스 해소이다.

피아노는 연습하는만큼 는다.

아니 실력이 느는가는 잘 모르겠고,

최소한 그 곡을 열심히 치면 그 곡은 칠 수 있다.

일도 그렇게 처음에는 안되더라도

조금씩 조금씩 할 수 있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일은 늘 노력만큼 안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의 원인을 못 찾을 때도 많고,

원인에 걸맞는 해결책을 못 찾는 경우도 있고.

피아노 치면서

하루를 정리한다.

눈은 악보를 보고,

손은 건반을 두드리며,

귀는 음악을 듣는다.

그리고 머리로는 오늘 하루를 정리한다.

그래서 조금더 실질적이고 도움이 되는

공부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꾸역 꾸역 피아노 학원을 향한다.

오늘은 체르니 23번으로 넘어가겠군 ㅋ

(아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