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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교수님의 선행 재테크

 

 

 

어느 교수의 선행


한강에 투신자살을 기도한 젊은 여인이 강 위에 떠내려가고 있었다.
다리 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그 긴박한 정경을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저 여자를 구출해주어야 한다. 저걸 어떡하지. 아 불쌍하다. 저대로 내버려두면 죽을 터인데 누군가가 물 속으로 뛰어들어서 저 여자를 건져내야 한다.
저마다 이렇게 말하고 제각기 그렇게 느끼면서도 용기있게 물 속으로 뛰어드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미국 흑인 병사 두 명이 보다 못해 물 속으로 뛰어들어 그 여자를 용감하게 구출해냈다.
오래 전에 신문에 그 사진과 그 기사가 크게 보도된 적이 있다.
한 생명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위험한 판국에 우리는 그냥 보고만 있는데 외국 사람인 흑인 병사가 용감하게 그 여인을 죽음에서 구출한 것이다.
이렇게 선(善)은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선을 행하기는 어렵다. 용기를 외치기는 쉽다. 그러나 용기있는 행동을 하기는 어렵다. 불행한 사람에 대해 측은한 동정심을 느끼기는 쉽다. 그러나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희사하기는 어렵다.

8년째 남산 쓰레기수거
소록도에 문둥이 시인 한하운의 보리피리 시비가 있다.
그곳에서 더 가면 창덕비 하나가 있다.
제2대원장 하나이 선기치(花井吉)씨를 기리는 은덕이 새겨져 있다.
구전에 따르면 그는 나환자가 아니고서는 나병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신념의 소유자였다.
그래서 자신이 나환자가 되고자 환부에 직접 접촉을 하는 등 온갖 시도를 다했다.
그래도 뜻을 이루지 못하자 환자의 피를 뽑아 자기에게 수혈함으로써 기어코 나환자가 되었다고 한다.
나환자의 고통스러움이 그의 고통스러움으로 환치되는 치유, 그것은 인간애의 극치라고 느껴진다.
선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해서 그대로 선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근면해야 한다고 말해서 당장 근면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선한 사람이 되려면 확고한 자각과 결단이 필요하다.

‘언행일치’ 자각 필요
요즈음 말은 옳게 하는데 행동과 실천이 말과 달라 시끄러운 일이 일어나는 것이 어디 한 두 가지인가! 왜 그런가?
의식은 머리의 문제요 행동은 양심과 습관과 의지가 문제이다.
어떤 말이나 이론이나 덕(德)이 내 살이 되고 내 피가 되고 내 습관이 되고 내 성격이 되려면 오랫동안의 의지적 수련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울산에 있는 남산을 아침 일찍 오르내리는 사람이면 비닐봉지를 들고 8년째 길가, 숲속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휴지나 쓰레기를 줍는 분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는 박사 학위를 가진 60대의 대학교수이시다. 지식과 덕망을 갖춘 사람은 많아도 이렇게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있던가?
그는 아는 만큼 행하고 배운 만큼 행하는 분이기에 더욱 존경스럽고 우리 시민의 귀감이 된다.
말로는 자연환경을 아끼고 가꾸자고 외치는 사람은 많아도 이렇게 몸소 실천하는 사람이 드물지 않던가.

옛말에도 백 번 듣고 백 번 보고 백 번 깨치고 외쳐도 한 번 행하는 것만 못하다고 했다.
‘사색인으로서 행동하고 행동인으로서 사색하라’고 철학자 베르그송은 말했다.
‘아는 것은 행동하는 것의 시작이요, 행동하는 것은 아는 것의 완성이다’고 왕양명(王陽明)은 갈파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쓰레기나 휴지를 줍는 것처럼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자각인이 필요한 시대다.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말 다르고 행동이 다르니 이 세상이 자꾸 시끄러워지는 것이 아닌가.(울산 소식에서)


주제 : 개인 >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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