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렁뚱땅 김장하기 1음식
- 2010/11/18 22:22
- http://blog.moneta.co.kr/papaver0/5023190/1009187

재작년까지 친정엄마의 집에서 엄마와 둘이서 김장을 했다.
작년에는 힘드셔서 못하신다고 말씀하셔서 엄마가 장만해 놓은 재료로
혼자 절이고, 씻고, 속 버무려 김장을 했다.
나는 그것을 하면서도 걱정이 많고 꼭 앓게 되었다.
너무나 싱겁게 먹어서 김치의 간을 맞추지 못해 엉망으로 되어버리는 동생네 것과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올케언니의 솜씨로
직장을 다니면서도 늘 김장은 내 담당이었다.
나는 스스로 참 내가 대견했다.
그 밑준비가 얼마나 많은 줄도 모르고 단지 김장하는 날 하는 일이 다인줄 알았던 것이다.
올해는 친정에서 김장판을 벌이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아서
다 각자 해먹으라고 했다.
울 남편에게 '이제 그냥 우리집에서 우리김장만 할꺼야. 엄마네 것 조금하고'했더니
울 남편은 내색하지 않으려 했지만 기쁜 마음이 가득한 얼굴이 되었다.
하긴, 일하는 아내가 전업인 형제들의 김장을 매해 담가주고 다 죽어가는 듯이 며칠을 앓으니
그 속이 편하고 즐겁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원래는 다음주에 할 예정이었지만
다음주에 갑자기 일이 생겨 급하게 이번주에 하기로 했다.
직장다니면서 큰 시장가서 좋은 물건 싸게 사는 것은 애시당초 포기한 일이다.
기왕 지불할 것이면 좀더 주더라도 물건이 좋아야 하는 것이 내 지론이다
우리동네 체인점 채소가게 총*각네 전화번호를 인터넷으로 알아보아 전화로 주문했다.
배추 15폭은 토요일에 배달 시키고
짬짬이 준비해야하는 것은 오늘 배달 시켰다.
적당한 양 정하기..이것이 의외로 고민스럽다.
그러나 정해진 대로만 해야하는 법칙은 없으니..적당히.
배추가 15폭이라도 폭의 크기에 따라 양념이 다르다.
쓰다가 남을 수도 모자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김치를 망치지는 않는다.
용기를 내자!!!!!!
갓 2단, 쪽파 큰 것 1단, 새우 3근, 생강 반근.
새우젓과 마늘은 집에 항상 있다.


갓은 싱싱하고 좋았으나 쪽파는 역시나 속에 애기들이 숨어있다.
다듬자니 손이 많이 가고...버리자니 아깝고..
제발 겉과 속을 같게 해주면 좋으련만..쪽파는 항상 그런 경향이 있지만, 김장철에는 더욱 심하다.

1. 이 재료들을 손질하기 전에 제일 먼저 할 일은 김치통을 닦아 말리기.
2. 씻을 그릇 준비하기.
3. 씽크볼에서 씻을 경우 야채 씻기 전에 씽크볼 청소하기

새우는 물에 잘 흔들어 씻어 체에 받혀 물기를 뺀다음 냉동실에 넣어 얼린다.
금방 상할 수 있기때문에 미리 손질한 새우는 냉동실에 보관해야 한다.
씻는 것은 두번했다.

갓은 청갓과 홍갓이 있다.
이것은 홍갓이다.
잎새를 보면 보라색 빛이 돈다.
갓과 쪽파는 3번씩 씻는다.
친정 너른 마당에서 마음껏 씻던 때가 그립다.
아파트 부엌은 무엇인가 일을하기 마음 답답하다.


물기가 어느정도 빠지게 건져놓는다.
3번의 미학.
삼세번이란 말이 그냥 나온 것인줄 알았는데.
과학적으로, 씻는 것이든 추출하는 것이든 3번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3번을 하면 회수율이 97~98%정도 된다.
그 이상은 횟수에 비해 효과의 차이가 미미하다.


알맞게 썰어 놓는다.
뿌리부분은 단단하므로 좀 작게, 잎 부분은 좀 크게 썬다.
몇센티메타? 이런 것에 연연해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달을만한 경력이 되었다.
내가 주방장도 아니고 푸드스타일리스트도 아닌데..그런 것 일일이 신경쓸 것 없다.
소금에 절면 어떤 모양인지 보이지도 않는다.
그저 내 마음과 손이 내키는 대로..
알맞게 또는 적당히의 당황스러움.
결혼한지 몇년 지나지 않을 때까지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는 적당히 넣어라, 알맞게 데쳐라 또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라..이런 말들이 나를 당황스럽게 했었다.
알맞게 또는 적당히가 도대체 어느 정도란 말인가..
또 하나
채소를 다듬어서 썰을 때에 뿌리부분을 다 떼어주어야 하는지 그냥 붙어 있는채로 썰어도 되는지..
이런 고민도 했었다.


잘라서 미리 씻어 말린 김치통에 차곡차곡 담아 김치 냉장고에 넣어둔다.
이것으로 1차 야채 손질은 끝났다.

야채를 다 손질하고 시계를 보니 9시 30분이다.
이시간에 도마를 쿵쿵거리며 생강을 찧어야하나 잠시 망설였다.
3호라인 주민들께 미안한 마음 한 가득으로 생강 마무리.
밑에 헹주를 두텁게 깔고 했음에도 엄청 시끄럽지 않았을까..
생강은 많이 넣으면 약간 쌉쌀한 느낌이 들어서 나는 조금만 사용한다.
마늘도 도마에 놓고 쿵쿵 찧느라 손목이 다 빠지는 줄 알았다.
절구나 분쇄기를 하나 사야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마음만 먹고 사지는 못했다.
이게 나의 커다란 문제점이다. 회사일 외에는 마음만 먹고 실천하지 않는 것..
회사는 밥줄이니...
친정에서 할 때는 친정에 모든 장비가 있고
미리미리 엄마가 준비해 놓으셔서 이런저런 필요한 것을 몰랐다.
집에서 음식을 할 때는 그냥 도마에 콩콩 몇번하면 되었건만...
많은 양을 하려니 너무 힘이든다.
살림살이를 꼭 장만 해야 할 듯하다.
이번주 토요일엔 김장을 결정하기 전부터 천장 도배공사가 잡혀있다.
도배때문에 이번주에 하는 김장을 망설였는데
남편이 시간을 내줄 수 있다고 해서 김장도 이번주에 같이 하는 것으로 했는데
오늘 전화해서 한다는 말이 주말에 출근해야 한단다.
더불어 어제도 12시, 오늘도 12시...
이 무슨~~~~
신랑~~ 마누라 잘 얻은 줄은 알아??
도무지 집안일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 스크랩 5
- 인쇄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글
- 감자전과 골뱅이무침 2015/09/01
- 새우 버터구이와 감자 2015/08/28
- 떡갈비 2015/08/27
- 닭다리 간장조림 2015/08/26
- 일본식 문어초회 2015/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