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를 바꾸었다.

딸 아이가 마음에 들어 하는  미키 마우스의 여친 미니 마우스  빨강 키보드로...

내가 마치  어린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라  즐겁기만 하다.

옆에서 글자가 만들어지는 것 을 한자 한자 따라 읽는 딸 아이가 귀엽기만 하다.

언제 이렇게 자랐나 싶어 대견 스럽다.

이리와 뽀뽀 해줄께!  쪼`옥 

"엄마, 컴퓨터 일기야?"  

자기의 그림 일기와 비교가 되니 신기한가보다.

에그 내 새끼!

 오늘 오후 5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인희와 놀이터로 갔다.

 야~~~~~~~  하는 인희의 탄성에 올려다 본 하늘은

 오랫만에  양털을 흐트려 놓은 듯 했다.

 여름 같은 이상 기후의 10월은 나에게 가을을 보여주지 않을듯 하더니

 오늘

 고유한 이미지를 한껏 과시하는 듯 하다

 이제 곧 오리라    나의 계절 11월이...

 남편과 아이가  잠든  이 시각 -

 잠시 여유를 부리며  키보드를 두드린다.

 아주 서툰 손놀림으로.....

 너무 오랫만에 키보드에 손을 얹는 기분이 묘하다.

 잠시 연무속을 거닐다 온 기분이다

 8월과 9월은 인희의 방학과  방학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너무 신났던 서울 나들이 여운이 인희의 등원을 힘들게 하여

 나 또한 심한 몸살을 앓았다.

 몸과 마음이 파김치가 되어  주저앉은 나에게  남편은  운동을 권했다.

 아파트 단지내 헬스클럽에 등록한지

 이제 한 달이  지난 지금에야 겨우

 평상시의 컨디션으로 돌아 온 것 갔다.

 아! 

 정말 힘든 2008년의 여름 방학  4주  -

 지금은  팔목에 근육도 잡히는 것 같다.

 그동안 문안 드리지 못한 이웃들에게  안녕하시죠!   라는 인사를 드리며

 오늘을 접어야 겠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분홍색으로  새해 첫글을 쓴다

 이제 다섯살이 되어 나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인희-

 책 읽기를 너무 좋아해서 책을 많이 읽어 주었더니

 자신의 의사 표현이 정확하고 어휘력도 뛰어 나서

 나와 남편을 놀라게 한다.

 어느 날 넘어져 울길래 " 괜찮니? 안 다쳐서?" 하고 물으니

 "착한 요술 할머니의 도움으로 다행히 죽지는 않았어요"  한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서 나오는 대목)

  한번은 열쇠를 못찾아 쩔쩔 매는데

 "엄마  잘 생각하면 찾을 수 있을거예요" 한다

 (책 제목임)

 밥을 먹다 문득

 "엄마,내 장미가 걱정이 돼" 하길래

 무슨 얘긴가 한참 머리를 굴리고 나서야 알아차렸다.

  (어린 왕자를 읽고 나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는데 빨간색을 흐트려서 칠하면서

 " 엄마,

  이건 베수니아산에서 화산이 폭발하여 용암이 흘러 나오는 거예요" 한다

 (폼페이 마지막 날을 읽은 후)

 전날 아빠가 늦게 들어와 보지 못하고 잔 날이면

  이튼날  아빠의 전화를 받고선

" 아빠! 어제 못봐서 서운해서요, 오늘은 꼭 일찍 오세요" 한다.

  내가 목소리를 높혀서 남편에게 말하면

" 엄마.  예쁘게 말해야지.  아빠가 슬퍼 하시쟎아"  하며

"아빠 이건 엄마가 야단을 치는게 아니라 주의를 주는거예요"

 한다

우리 부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우리 인희 다 컸네  앞으로 말조심 해야겠다 는 남편의 얘기

대견스럽다. 벌써 이렇게 자라다니.....

새해에는 좀더 넉넉한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싶다.

혼자의 힘이 아닌 크신분의 도움으로.....

그리고

이 게으른 이웃을 내치지 않으시는 따뜻한 이웃들에게도

감사해 하는 나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