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친구를 만나러 나가고 신랑도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

난 뭐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집으로 왔다.

주부들이 야밤에 늦게 까지 할게 없으니 수다만 떨다가 왔지만,

신랑은 자정이 지난 시간에 비몽사몽 나타났다.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니기에 화를 내지도 않았고 많은 관심을  두지않고

씻고 들어올때까지 그냥  TV에 눈을 두고 있었는데  순간  씻고

들어 오더니 정색을 하고는 섭섭하단다. 뭐가 섭섭하냐고 물어봐도 그냥 섭섭하단다.

그리곤 필기 도구를 찾더니 한자 적어둔다고 적어두는게

"잊지말자"  라고 적는게 아닌가. 그 다음  무엇이 섭섭한지 아무리 물어도

이젠 뭐가 섭섭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며 여하튼 섭섭하단다.

근데 왜 난 그말이 그렇게 섭섭한지 결국 그밤을 꼴깍 세웠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통 모른다는 표정으로 날 더러 왜 앉아 있냐고 한다.

그래서 자초지종을 밤의 얘기를 물어보니  처음엔 모르겠단다. 

자꾸 상기시키니 여하튼 섭섭한일이 있었다며 그 다음 본인도 화난 표정이다. 

난 출근해서는 비몽사몽  잠을 못잔 탓에 힘들게 근무를 하고 있는데

신랑은 문자  이모콘티를 이용해 미안한 표정을 보내곤 떨어진 혈압약을

부탁한다. 솔직히 난 풀어지고 싶진 않다. 내가 더 섭섭하니까..

근데 어쩌리오 신경전이 오래가면 나 역시 불편한걸...

난 신랑이 적어둔 쪽지를 거울에 붙여뒀다. 그런데 신랑은 그 쪽지를 떼어낼

생각이 없는지 그대로 있다. 며칠째...

한번씩 아이같은 행동을 해서 나의 속을 태우는 신랑이다.

정말 내가 섭섭한걸 얘기함 내가 삐칠까봐서 말을 안하는걸까 아님

진짜 생각이 안나서 모른다고 하는걸까. 

괜한 한마디에 서로가 편치 않았던 며칠 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