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은 <LG경제원구원>에서 발표한 2005년도 LCD 산업 전망에 관한 리포트를 정리한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PDF 파일로 첨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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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LCD 산업은 차세대 라인 증설 및 중국기업의 신규 참여에 따른 공급물량 확대, 타 디스플레이와의 경쟁 심화 등으로 어려운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품목 가운데 하나인 TFT-LCD가 2004년 하반기부터 패널의 공급 과잉 문제로 수익성에 적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세계 시장의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 역시 수익성 하락 문제를 모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CD 패널 공급과잉의 가장 큰 원인은 LCD TV 수요 증가폭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세가 하락하고 있는 노트북, 모니터 등 PC 애플리케이션이 여전히 LCD 시장의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6세대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한 Sharp, LG. Philips LCD(이하 LPL)에 이어 2005년부터는 삼성도 7세대 신규 라인을 가동함에 따라 2005년 패널 공급물량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그나마 대만 기업들이 5세대 이후 라인 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위안이 된다. 그러나 2005년부터 LCD는 CRT, PDP, Projection TV 등 다른 디스플레이들과도 치열한 생존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볼 때 2003년 하반기부터 2004년 상반기까지 최근 1년동안 LCD 기업이 누려왔던 고성장, 고수익 기조를 2005년에도 이어갈 수 있을까? 아쉽지만 그렇게 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최근 1년 동안은 높은 수익 향유 
 
반도체 산업에서 PC 경기변동에 의해 나타나는 실리콘 사이클이 있다면, LCD 산업은 3년을 주기로 호·불황이 반복되는 크리스탈 사이클(Crystal Cycle)이 있다. 그런데 크리스탈 사이클이 최근 잘 들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LCD 산업은 2000년 말부터 시작되어 2001년 내내 최악의 상황을 보냈다. 따라서 크리스탈 사이클에 의하면 2003년 하반기부터 2004년까지 불황을 겪어야 되었지만 실제 이 기간동안 LCD 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내었다. LPL, 삼성, AUO, CMO 등 주요 LCD 기업의 경우 최근 1년 동안 분기별 평균 영업이익률이 26% 정도에 달하는 높은 수익을 향유했다. 높은 수익의 배경으로는 원활히 제공되지 못한 공급물량과 이로 인한 고가격 유지를 꼽을 수 있다. 대만기업들이 5세대 라인을 안정화시키는 데 예상외로 많은 시간을 소요하면서 패널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여기에다 불확실한 시장 상황으로 인한 부품기업들의 소극적인 투자로 유리기판, 컬러필터, 드라이버 IC 등 주요 부품의 수급 불균형까지 겹쳐졌기 때문이다. 결국 공급부족은 패널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다수의 LCD 선발기업들은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2005년 상반기까지 부진 지속될 듯 
 
1년 동안 누려왔던 LCD 호황은 2004년 3분기부터 급제동이 걸렸다. 패널 공급과잉 문제가 심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LCD의 CDT(모니터용 브라운관) 대체율이 50%를 넘어서면서 가파랐던 상승속도가 둔화되고 있으며 LCD 패널 가격도 급격하게 떨어졌다. 노트북, PC 모니터용 패널 생산에 최적화된 기판 크기가 5세대인 것을 감안할 때, 대부분의 기업들이 5세대 라인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고 있고 과거와 같은 급격한 수요 증가도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2004년 2분기에 평균 33%에 달했던 국내기업의 영업이익률은 3분기 들어 13%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10% 대의 영업이익률이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LCD TV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PC 애플리케이션에만 의존하고 있는 LCD 산업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은 향후 시장 악화를 우려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2005년 LCD 산업은 중도론과 비관론으로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먼저 2004년 3분기부터 시작된 대만기업들의 의도적인 감산효과와 TV용 패널 수요 증가가 본격화되어 2004년 4분기 2005년 1분기에 패널 수급이 안정화되면서 LCD 기업의 수익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것이 중도론의 견해이다. 그러나 비관론의 경우 대만기업들의 공급물량 감소분이 전체 공급물량 증가분에 비해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감산효과는 미미할 것이며, 대형 패널의 수요 증가 시점도 2005년 하반기로 늦춰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2005년 공급측면을 살펴보면 기존 5세대 라인의 확장, 국내 기업들의 6, 7세대 라인 및 BOE-OT, SVA-NEC 등 중국기업의 5세대 라인의 본격적인 양산 개시 등 기판 면적 기준으로 2004년에 비해 약 35 40%의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에 수요측면에서는 시장조사기관인 DisplaySearch에 의하면 30% 정도의 수요 증가가 전망되고 있어 2005년 LCD 산업은 7 8%의 공급과잉 상황이 예상된다. 여기서 LPL, 삼성, Sharp 등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차세대 TV 라인 투자를 보류하면서 5세대 증설을 통해 PC용 패널 생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PC용 패널의 가격 안정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TV에 대한 패널 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빠른 원가 절감이 이루어지면 급격한 가격 하락을 통해 예상보다 높은 대형 LCD TV의 수요가 발생할 여지도 존재한다. 이 경우 빠르면 2005년 하반기에 수급상의 균형과 패널 가격의 안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 낙관론에 대한 평가가 높지 않고 중도적 또는 보수적인 시각이 지배적임을 고려할 때 2005년 LCD 산업 경기는 금년보다 많이 나빠진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가격 하락폭 증가로 수익성 악화 예상 
 
LCD 기업의 수익성은 수급 여건에 따른 가격 변동과 원가에 의해 결정된다. 
지금까지 LCD 기업은 공급과잉에 의한 가격하락을 막기위해 새로운 시장을 꾸준히 창출하고,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노력해 왔다. 따라서 공급 차원에서의 패널 수급과 가격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향후 수익성을 예측하는 데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1998년 이후부터 LCD 패널의 공급과 수요 변화는 -14%(공급부족) 12%(공급과잉) 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공급과잉 시에는 패널 가격이 하락하고 반대로 공급부족 시에는 패널 가격이 상승하는 등 패널 가격이 수급 상황에 따라 변화해왔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특성을 지닌 산업 환경에서도 LCD 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지속적인 기판의 대형화, 기술개발 등을 통한 원가절감 노력에 기인한다.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지만 자세히 관찰해보면, 패널의 수급 상황과 가격변동 사이에 일정한 추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공급과잉이 반복될수록 패널 가격의 하락폭은 계속 확대하고 있으며, 공급부족 시에는 패널 가격의 증가폭이 계속 축소되고 있다. 1998년부터 2004년 3분기까지 공급과잉이 나타났던 시기는 네차례이고 이 때마다 패널 가격 하락은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다.  
 
첫번째 공급과잉 시점에 패널 가격의 하락폭을 -A라고 한다면 공급과잉이 나타나는 순서대로 패널가격의 하락폭은 -1.8A, -2.1A, -2.5A로 계속 커지고 있다.  
 
반대로 패널이 공급부족인 상황에서는 1999년 초의 패널가격 상승폭이 B였다면 이후 공급과잉 시기에서의 가격 상승폭은 0.64B, 0.04B로 축소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15인치 모니터용 패널뿐만 아니라 17인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공급과잉이 거듭될수록 공급과잉폭은 줄어들고 있지만 패널가격의 하락폭은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공급부족률까지 줄어듦에 따라 패널 가격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따라서 급격한 수요 증가없이 공급과잉이 예상되고 있는 2005년에는 전년에 비해 낮은 수익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 이후에도 대부분의 LCD 기업들은 TV용 패널생산에 대한 라인증설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어 소폭이나마 공급과잉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LCD 모니터의 수요폭발로 인해 30% 이상의 수익을 냈던 과거만큼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CD 패널기업에게 가격인하 압력 커질 듯 
 
15인치와 17인치의 패널가격과 세트가격의 변화추이를 통해 수요 증가에 대한 메커니즘을 분석해보면 2005년에는 세트기업으로부터 LCD 패널기업에 대한 가격 인하 압력이 커질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패널 및 세트 가격의 실제치로는 그래프상에서 변화가 명확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전분기대비 가격변화율을 활용하였다.  
 
먼저 15인치의 경우 LCD 모니터 도입기였던 1998년에는 세트 가격이 패널 가격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이는 소비자의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세트 기업이 자신의 유통마진을 축소하면서 LCD 모니터 시장을 키우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이후 LCD 산업은 패널 기업의 공급체제가 안정되면서 6개월 정도 선행되던 패널 가격 하락 및 상승이 세트 가격 변화에 1 2개월 정도로 근접하고 있다. 또한 호황일 때는 패널 가격 증가폭이 세트 가격보다 더 크기 때문에 세트 기업에 비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계속되었다. 그러나 2004년 하반기부터 세트 가격의 하락폭이 패널 가격 하락폭의 절반 가량도 안 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패널 기업의 원가절감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17인치의 경우에는 15인치에서와 같은 패턴이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즉 도입시점부터 패널의 가격하락이 세트 가격하락을 유도하고, 이후 세트와 패널 가격이 거의 동시에 움직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15인치 LCD를 경험해본 소비자들이 LCD 모니터에 대해 기대하는 가격수준을 낮추는 구매 행태를 보이고, 학습효과를 계속 살릴 수 있는 패널기업이 추가적인 원가절감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향후에도 2 3년간 지속적인 공급과잉이 예상되고 있어 구매력(Bargaining power)은 패널기업보다 세트기업이 계속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LCD 기업의 입장에서는 계속 화면크기를 증가시키고 있는 PC 애플리케이션이나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기대하고 있는 TV와 같은 대형 패널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갈 때 과거보다 더 어려운 생존 경쟁을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PC 분야에서는 CDT와의 경쟁만을 생각하면 되었지만 TV의 경우 세트 기업에게는 CRT, PDP, Projection TV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솔루션이 있기 때문에 LCD 기업에 대한 원가 하락 요구가 과거보다 훨씬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효과적인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 필요 
 
국내 LCD 기업에게 2005년은 위협의 강도가 한층 높아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기업들의 5세대 이후 라인 투자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은 2005년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6세대 또는 7세대 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때문에 위기(危機)에 대한 체감 지수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LCD 기업이 위험을 줄이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방향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디스플레이 전체 관점에서 보면, 라인 운영에 있어서 효과적인 제품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 2005년이 되면 중소형 애플리케이션에서 대형 TV 까지 모든 제품 라인업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는 상황이므로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 있고 약이 될 수 있다. 라인의 효율적인 운영과 함께 특히 LCD가 넓히고자 하는 TV 영역에서는 이미 다른 디스플레이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LCD 산업내 경쟁도 중요하지만 경쟁 디스플레이와의 대결에서 LCD의 입지를 탄탄히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대만기업들을 산업내에서 몰아내어 과점체제를 형성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지만 LCD TV 수요가 촉발되는 시점까지는 대만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LCD TV 시장크기를 키워 LCD에 대한 시장지배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LCD 산업 내부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은 당연하면서도 반드시 필요한 원가절감과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차별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 5세대 라인의 빠른 안정화를 통해 PC용 패널 가격 하락에 대한 가격경쟁력 확보와 아직 기술개발 여지가 있는 컬러필터, BLU(Back Light Unit) 등 주요 부품의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의 차별화 전략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내년 하반기경에는 수익성 개선과 함께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