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는 14일 현행 자사주 관련 제도에 지나치게 제약조건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이런 내용으로 개선안을 마련해 다음달 말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선 방안은 주식 거래 시간(오전 9시∼오후 3시)에도 자사주 취득과 처분을 허용했다. 다만 자사주 매매로 종가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주문 시간을 오전 9시∼오후 2시30분으로 제한하고 체결은 오후 3시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현행 규정은 기업들이 장내에서 자사주를 취득하거나 처분하려면 장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8∼9시 사이의 동시호가에서 주문해야 한다.

개선 방안은 또 장 중에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주문 가격을 주문 당일 최고가(주문 직전의 최고가)까지 낼 수 있도록 했다. 금감위는 다만 자사주 취득이 시세 조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자사주 취득 종목에 대한 주가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금지됐던 시간외 대량 매매 방법에 의한 자사주 처분이 허용된다.

그러나 신탁 계약을 통한 자사주 취득 등의 경우 기업이 직접 자사주를 취득·처분하는 것과 같은 규제가 신설되고, 장외전자거래시장(ECN)에서의 자사주 처분도 거래소에 준하는 공시, 수량, 주문 가격 등의 규제가 도입된다.

한편 지난 2001년 267건, 4억7167만주에 그쳤던 상장 법인의 자사주 취득은 지난해 379건, 6억9637만주로 대폭 늘어났다.

조성곤 기자 cs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