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알바... 구하신다고...”

“아, 네”

“자리,,,아직 있나요?”

“여기 성함, 나이, 연락처 적고 가세요. 연락드리겠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연락이 없다. ‘또 퇴짠가?’

아르바이트정도야 하고 싶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절대 그렇지 않다. 어떤 이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지만, 어떤 이는 면접을 보는 족족 연락 준다는 말만 돌아올 뿐, 몇 날 며칠을 기다려도 깜깜 무소식이다. 대체 그 흔한 아르바이트도 퇴짜 맞는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래서 알아봤다. 고용주가 말하는 “이런 알바생은 한트럭 와도 사양한다!” BEST 5.

(아래 조사는 Buy the way 중앙대점, 피자헛 노량진점, 펄베리 노량진점, 버거킹 신림점, 프리머스영화관 신림점, beer bar 빠텐빠텐 신림점, 블랙로터스 PC방 등 아르바이트 업체의 사장, 혹은 매니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알아본 결과입니다.)

1위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 인상 쓴 당신 “이건 아니잖아~”

서비스업체는 고객을 상대로 ‘서비스’를 파는 일이다. 그런 만큼 직원의 태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모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당신의 밝은 얼굴, 웃음을 말하는 것이다. 조사한 7개의 업체 가운데 4명의 고용주들이 ‘잘 웃지 않는, 인상이 안 좋은 사람’을 사양하는 알바생 1위로 뽑았고, 나머지도 이를 상위권으로 꼽았다. 

“아무래도 서비스업이니 잘 웃는, 밝은 인상의 사람을 뽑게 돼요. 면접을 보러 왔는데, 인상을 쓰거나 무표정으로 이야기 하면 그 친구들은 잘 안 뽑죠. 또 막상 그런 사람을 뽑아 같이 일하다 보면 손님들에게 똑같이 하거든요. 손님에게 조금만 불친절해도 금방 클레임이 들어오는 요즘 같은 때, 웃지 않는 사람은 불친절해 보이니 좀 그렇죠?” (피자헛, 김정연 매니저)

버거킹의 전경운 부점장은 “면접을 보러 와서 방긋방긋 웃는 사람은 무조건 뽑는 편”이라며 “잘 웃는 그 친구를 보면, 면접을 보는 나도 기분이 좋은데 손님들은 어떻겠냐”며 웃는 얼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위 소심한 당신, 다음 기회에...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면, 번번이 퇴짜 맞는 당신. 혹시 면접을 보러가서 쑥스러운 마음에 얼굴 푹 숙이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는가? 질문에 답할 때 말끝을 흐리며 얼버무린 적은? 이것이 바로 문제였던 것이다.

조사를 한 업체의 고용주들 대부분이 이 같은 ‘소심형’은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특히 활기찬 이미지가 중요해요. 큰 목소리로 손님에게 인사하고,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해야 하죠. 손님의 주문이나 요구에 빨리 응하려면 다른 직원들과의 의사소통도 중요하고요. 목소리나 말투로 그 사람의 전부를 판단하기엔 다소 무리일지 모르지만, 보통 그런 소심한 친구들은 분위기에 잘 적응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목소리가 너무 작거나 어수룩한 타입은 좀 꺼리게 돼요.”(버거킹, 전경운 부점장)

3위 무시할 수 없는 ‘외모’ - 덥수룩한 수염이나 어깨에 내린 비듬은 너무하잖아?

‘점원은 그 가게의 얼굴’이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외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는 듯하다.

“솔직히 가장 많이 보는 건 외모에요. 꼭 잘 생기거나 예뻐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호감형(?)이어야 한다는 거죠. 인상이 심하게 안 좋거나 거부감을 주는 얼굴은 당연히 곤란하겠죠? 또 면접을 보러 올 때 너무 추레한 차림이나 덥수룩한 수염, 어깨의 비듬 등 지저분해 보이는 것도 채용유무에 영향을 끼칩니다.” (프리머스영화관, 남성웅 슈퍼바이저)

beer bar ‘빠텐빠텐’의 이승국 대리는 외모에 얽힌 에피소드를 얘기해 주었다.

“한 남학생이었는데, 키도 크고 서글서글하니 괜찮아 함께 일하기로 했어요. 며칠 후 그 친구가 일하러 왔는데 머리를 삭발하고 온 거에요. 마음잡고 일만 하겠다고요(웃음). 마음이야 기특하지만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매장 분위기 상 삭발한 아르바이트생을 쓸 수는 없었어요. 좀 험악해 보이잖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돌려보냈죠.”

4위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에 따라야 하는 법 - 일 많이 해봤다고 잘난 척은 곤란해

보통 경험이 많으면, 쉽게 채용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의외로 경험이 너무 많아도 채용을 꺼린다는 것이 고용주들의 의견이었다.

“차라리 일해본 경험이 아예 없는 사람이 편하기도 해요. 그런 친구들은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에 가르쳐주는 대로 하거든요. 근데 경험이 많을수록 자신이 일을 해봤다는 이유로 뺀질거리거나, 이제까지 해왔던 대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여기서 일하기로 했으면 여기의 법을 따라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차라리 경험이 없는 사람을 뽑아서 하나하나 가르치는 편을 택해요.” (Buy the way, 문수자 사장)

특별한 기술이나 능력이 필요한 일이 아닌 경우, 대부분 고용주들은 ‘말 잘 듣는’ 아르바이트생을 원하는 것 같다.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자만하기 보단 ‘로마의 법’을 충실히 따라 줄 그런 아르바이트생 말이다.

5위 예의없는 것들

단 몇 분의 면접에 불과할지라도 고용주들은 그동안의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예의가 없는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건 “나중에 연락주겠다”는 말 한마디 뿐.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와 ‘알바 구해요?’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한두 명이면 몰라도 단체로 와서 서로 웅성거리고, 질문하면 뒤에서 웃고. 뭐 이런 경우 별로 일하고 싶지 않아 보이죠. 특히 친구들끼리는 안 뽑으려고 하는데, 사람이 없어 뽑게 되면 업무시간에 잡담하거나 같이 안 나오는 등 골치가 아파요. 그래서 애초에 뽑지도 않는답니다.”(버거킹, 전경운 부점장)

“저는 매장을 책임지는 책임자고, 동시에 고용주입니다. 아르바이트생은 고용인이고요. 근데 가끔 오자마자 자기 조건부터 제시하는 사람이 있어요. ‘빨간날은 안돼요’라든지 ‘몇 시까지는 꼭 끝내주세요’라는 등. 여기도 사회이기 때문에 모든 아르바이트생의 편의를 봐줄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근데 무조건 자신의 편의만 봐달라는 이런 행동을 한다면 꺼려지게 마련이죠.”(beer bar 빠텐빠텐, 이승국 대리)

그 밖에도 다짜고짜 시급부터 물어보거나 매장이 이러니 저러니하며 불평을 늘어놓는 등 예의 없는 행동. 이것은 분명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한 가지일 것이다.

만약 자신이 남보다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힘들고 번번이 퇴짜를 맞는다면, 혹 이중에 내가 포함되는 것은 아닌 지 돌아보자. 또한 잘 웃는 것, 자신감있게 말하고, 예의 없는 행동을 삼가는 것. 비단 아르바이트자리를 구하는 것에만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언제어디서나 밝게 웃고, 예의를 갖춘, 당당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을 것임은 분명하다.

봉준영 대학생기자 / bbongjy@imcamp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