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도 뽑았는데

어금니 욱씬거림은 더욱 심해져 갔고

왼턱아랫쪽 임파선은 신경이 거슬리는 만큼 풍선처럼 커져갔다.

원인이 뭘까?

임파선 때문에 치통이 생기는 걸까?

치통때문에 임파선이 붓는걸까?

원인과 결과를 찾아야 병원 해당과를 찾아갈텐데...

네이버형님들에게 물어보길 시작했다.

형님들은 어려운 용어와 함께 심각한 상황까지 자세한 설명으로 주르륵 펼쳐보여주었다.

치과인가? 이빈후과인가?신경외과인가?

대학병원인가?개인병원인가?

돈은?

보험은 적용되나?

온갖 걱정끝에 잠이 들었지만 새벽 6시 극심한 치통에 결국 일어나고 말았다.

대학병원 삼,사월때는 안가는 것이 상책이란다는 이야기에

이럴까 저럴까 고심하다 결국 평소다니는 주치치과로 가기로 결정했다.

오전9시가 되기까지 참고참고 또 참고

진통제 자꾸 먹으면 약발 안선다하니 걱정되서 약도 안먹고 쌩으로 참았다.

진료시간 땡!치자마자 병원으로 달려가서 엑스레이 찍어보니

역시....

사랑니가 문제의 원인이었다.

이..써글놈의 매복 사랑니가 옆의 어금니를 야금야금 파고들어서 신경까지 손상시켜

염증이 한도끝도없이 생겼다는 것이다.

결국 신경치료를 받게되었는데

어처구니 없는것은

어금니 크라운을 씌운지 1년도 안되서 다시 벗겨내고 다시 씌워야한다는 것이다.

보험도 안되는뎅...

병원에서 자신네 병원서 크라운을 했었으니 50%디씨를 해준다한다.

결국 최상급으로 했던 금니는 아웃하고 그 아랫급으로해서 17만원에 낙찰...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만

아프니깐 어쩔수 없는일.

신경치료를 받고나니 확실히 통증이 가셨다.

아직도 어금니 염증이 심해서 세번의 치료가 있다한다.

마취주사로 왼쪽볼이 퉁퉁 먹먹 하지만...

치통이 가시니 살맛난다.

옛날 사람들은 이런 의료기술이 없었는데

어찌살았을까???신기한 일이다.

안아펐나?

치과 기술이 제발 더욱 발전 정진하길 바란다.

청어람 국쌤 이야기

초등학교 5학년 1학기 읽기수업.

중간고사 기말고사 소풍,극기훈련,수학여행, 운동회까지 겹치면 

결석때문에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눈에 보이는 시험문제만 요점정리하듯 쏙쏙 뽑아 수업하기도 빠듯한 일정인데

어릴적 내 초등학교시절을 떠올리면 돌아가면서 읽는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서

아이들에게 마침표까지 돌아가면서 읽는 시간마저 빼앗는게 싫었다.

오늘은 "종이 목걸이"라는 창작동화를 배우는 날이었다.

마음은 기말고사 진도까지 빨리 뺀후 다가오는 중간고사에 대비해서 총정리 한권이라도

더 풀어주고 싶은 급한 마음이었지만 워낙에 제대로 읽혀주고 싶은 글이었기에

하루수업 포기한다 생각하고 여유롭게 돌림읽기를 시작했다.

제법 똑똑하다 생각하는 아이들은 빨리 문제풀고 채점하고 오답정리한후 나가고 싶은맘에

나 몰래 몇문제 풀다 걸리는 아이들도 있었지만.문장 하나 하나 읽다보니 아이들이 스스로

빨려들었는지 누구하나 집중하지 않는 이를 찾기 어려웠다.

자기가 살고있는 동네 그리기 숙제에 부유한 아랫동네아이들에게 지는것이 싫어서

근사한 빨간벽돌로 지어진 이층 양옥집을 그리는 윗동네 아이......

은수였지....

몇년간 매번 반복하는 이야기였음에도 다시 빨려들어갔다.

큰 문단이 끝나고 다음페이지를 읽을때즘 난 내 어린시절이야기를 해주었다.

선생님 살때는 피아노있는집 아이들이 최고 부자였거든

근데 피아노도 있구 공부도 잘하는 아이가 자랑을 늘어 놓는거야.

그래서 쌤두 아무말 못하구 두리번 거리기만했지, 자랑질치는 걔 정말  별루였거든.

친구들중 몇몇은 없는 피아노를 만들어 내기도 했지.

난 소심해서

없는걸 있다고는 못하고 지켜보기만 했어.

너희도 그런적 있니?

아이들은 핸드폰요,닌텐도요,귀걸이요.하면서 제각기 이야길 늘어놓기 시작했다.

모두 공감이 갔다는 이야기다.

그럼 다음 페이지 읽어보자 어찌되는지....

결말은 동네사람들이 버버리라 불리는 어머니께 상을 꼭 받아오겠다고

큰소리친 은수는 진짜 자신의 동네를 그려내서인지는 몰라도 상을 못받게되자

실망할꺼라고 생각하는  어머니를 위해 종이로 만든 진주목걸이를 걸어준다.

아이들이 마침표까지 제대로 읽지 못하고 울먹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일들이 생각이 났던 것인지 눈에는 은구슬이 대롱대롱 매달려서

보고 있는 나에게까지 눈물이 매달렸다.

물론 남자아이들은 이런 여자애들(나를 포함)이 이상스럽기도 하고 달래줘야한다 싶었는지

우리 차례를 건너뛰고 자신들이 돌아가면서 끝까지 읽어 주었다.

감성적인 우리 여자아이들은 울었고

남자 아이들은 우리를 토닥여주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욱 친해진것 같았다.

교과서가 이렇게 마음을 교류할수 있게해주는 것인데

건너뛰어야만 하는 현실이 밉다.

"끝났죠?"

"이제 사랑니 진짜 없는거 맞죠?"

내 질문에  의심이 들었는지 다시한번 엑스레이를 확인해주었다.

"이제 없네요."라고 너무나 건조하고 덤덤한 대답.

2년간의 고통이 끝났군 싶은 후련함과 함께 성의없는 의사에게

'너도 매복사랑니 몽땅나라! 내맘 알꺼야'라고 눈으로 만 이야길 하며 병원을 빠져나왔다.

치과야 제발 우리 안녕하자!!!! 두번다시 만나기 없기다!!!

사랑을 알만한 나이에 난다는 사랑니.

내 나이가 몇인데 ㅡㅡ::

사랑니는 진화가 덜된 사람들에게나 난다며 친구들을 놀려댔었는데

어느날 부터 잇몸이 살살 간지럽더니 어쭈 이제 슬슬 쑤시고 어랏 신경줄하나를 기타줄 튕기듯 탁탁 두들기는데 그때마다 미간은 찡그러지고 안그래도 주름생겨서 걱정인데 자꾸 인상쓰게 만드니 치과엘 한번 가봐야겠군 하고 맘먹으면 언제그랬냐는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참을만해지고 그래서 그 무서운 치과가는걸 참을수있다는 핑계삼아 미루고 미루보니

귀까지 윙윙거리는 것이 울컥 걱정에서 공포로 바뀌는 것이 이러다 암되는것 아냐?싶어

가까운 치과엘 갔더니 엑스레이찍고 이리저리 입을 뒤집어서 난리를 치더만 일반 치과는 뽑기 어려운 매복사랑니니깐 대학병원으로 가라한다.

그래놓고 병원비는 3만원이래 ㅡ,.ㅡ 지들이 뭐했다고...

그럼 엑스레이 내놔 대학병원에 가져가게!하고 맘속으론 몇번을 외쳐놓고는 결국

아무소리도 못하고 고분고분 대학병원으로 갔다.

매복사랑니 4개 뽑기.

다시 대학병원에서 엑스레이 또 찍고 바로 시술안해주고 예약하라해서 시술날짜잡으려보니

빼곡히 들어선 스캐줄표 20일 후에나 뽑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소심하게 맘속으로만 '아프니까 왔잖아 어떻게 20일을 기다려' 외치다가

착하게 굴어야 잘 치료해줄것 같아서 "아픈데.... 어떡하지..."하고 데스크 간호사에게 고분고분 눈웃음도 날려주었더니 "체크해볼께요.....음....5일후 2시 괜찮아요?"라고 묻는다.

넙죽 "네.."라고 대답하는 나도 벨도 없지.

그렇게 사랑니 뽑기 대장정은 시작 되었다.

망할놈의 사랑니

사랑은 무슨!

개떡!

아픔. 참을성. 시간의 흐름 .

사랑과 정말 많이 닮아있는 사랑니.

이름도 참.....오질나게도 잘 지었군!

첫 사랑니를 뽑던 날

개인병원에 비해 수술 데크며 기계 모두 후져보이기만 하고 의사가운은 누렇거나

후줄근해서 믿음성 안보이는데 비쩍말라서 힘못쓰게 보이는 의사까지 내 담당이라니......

그래도 손은 가늘고 고와서 섬세할꺼야 세심하게 할꺼야라고 스스로를 달래주고

수술이 들어갔다.

사랑니 뽑다 죽는 사람도 있다는데.....

두손은 배위로 가지런히 깍지를 끼고 기도하는 맘으로 눈을 감고 낮선 남정네에게 입을 쩍벌리다 못해 턱이 얼얼할때까지 크게 벌리고 있는 상황이 참으로 민망,어색,공포 스러움으로 가득했는데 의사는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아서 재수없게만 느껴졌다.

과다출혈로 인해 사랑니는 하루에 2개를 뽑을 수 없다한다.

한번에 하나씩

그러니까 한개가 치료완료되는데 약 한달이 걸린다.

그렇다면 나는 넉달이면 되겠군.

나의 계산법은 여지없이 어그러지고 말았다.

딱 하나 뽑았는데

별거 아니라 생각해서 혼자 치과엘 간건데

마취안풀려서 얼굴반쪽 퉁퉁부워 얼음팩에 얼굴 기대고 혼자 집으로 운전하며 가는데

아씨...울컥 눈물이 나는것이다.

거기다 더 슬픈건 하룻동안 밥을 먹지 말라는 것이었다.

암것도 모르고 아침 점심도 거르고 갔는데 저녁밥도 못먹게 하다니

배고프면 더 슬픈데...

거기다가 잠깐 이뽑고 올 생각으로 학원에다가 결근말도 못하고 왔으니 다시 가야하는데..

엉엉...지랄 같았다.

울먹울먹 학원으로 돌아가니 원장님께서 내 상태를 딱보고도 아시겠는지

아이들 수업 걱정 말라며 집으로 돌아가서 쉬라고 해주신다.

우리 원장님 역시 쎈스쟁이....

분명 울 원장님도 사랑니 뽑아봤을꺼야!

입술은 보톡스 부작용자 처럼 팅팅 부어서(반쪽만)말도 못하고 마취풀리니까 욱씬거리는데

왠 핸드폰은 이리도 울리는지.

"나 사랑니 뽑아서 말 못해"라고 문자를 보내자  "사랑니 그거 별거아닌데.. 말 못해?웃기셔!"하고 답문이 되돌아 왔다.

울컥.

이런 써글.

맘을 가다듬고 "니들이 매복을 알아? 투탕카멘왕도 ........" 할말은 지랄맞게도 많은데

손가락 눌르는것도 귀찮고 기운빠져서 말은 더더욱 못해서 얼음팩을 붙이고  잠을 잤다.

사흘후 소독, 일주일후 실밥제거.

어리버리 한달이 지났지만

내가 계획한 두번째 사랑니 제거 날짜엔 결국 포기.

그렇게 육개월이 흘렀고

이번엔 더욱 욱씬거려 눈물이 찔끔거릴 정도로 참다참다 못해 윗쪽 오른사랑니 제거예약.

수업없는 날짜에 맞춰서 시술스케줄 잡고 밥도 든든하게 먹었건만.

똑같은 상황의 반복이라니.

한번 겪었으니 적응이 될만도 한데.

21세기 우주선도 뜨는 마당에 어째서 치과기계들은 그 모양인지 제발 공포스러운 소리만이라도 좀 정감있게 할순 없는것인지.

또 그 힘못쓰게 보이는 의사가 2번째 사랑니를 뽑아주었다.

덕분에 눈가 굵은 주름 잡히고.

이번엔 그 의사가 경력이 되었는지 옆에 인턴들까지 붙어서

내 이뽑는걸 열심히도 지켜보았다.

세번째시술도 같은상황으로 육개월후 다시 받았고 무사히 살아남았다.

그런데 최근받은 네번째 마지막 사랑니.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대학병원은 3,4월엔 치프들이 교체하는 시기라 자칫하면

초짜들의 실험 대상자가 될수있다한다.

아.....암울하다.

정말 갸냘펐다.

어디 힘쓰겠어?못해 .....밥이나 먹고 댕겨?소리가 나는 의사가 딱 걸렸다.

일년육개월간 겪은바에 의하면

매복에 90도 각도로 누운 사랑니면 4조각에서 6조각정도로 자르는게 분명한데.

이친구는 평균 시술시간인 30분이 훌쩍넘어서 1시간 30분이 되었는데도

혼잣말로 '이거 왜 안빠지지?'라고 한다.

옆에 서서 썩션하는 보조의사(인턴?)도 윗기수 잘못만났구나 싶어 불쌍해보였다.

이젠 힘주는것도 한계에 다다르고 내 이를 가지고 씨름하는 이 친구가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사실 마지막 사랑니가 너무 오래참아서 턱아래에 낭종까지 생겼고 신경도 가까워서 좀 힘든 시술이었는데 어쩌다 날 임상실험을 하는건지....

괜히 빨리 예약날짜 잡아달라 졸라댔는가 싶어 후회스러웠다.

4월4일 4시 시술 .

아이들이 죽음의 숫자라고 겁줬는데 ...

진짜 겁이 났다.

결국 장장 2시간 동안의 마지막 사랑니가 굿바이했고

그 갸냘픈 의사의 얼굴은 온통 빨갱이였다.

고생했다.

토닥토닥 궁댕이라도 두들고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휴....

끝났다.

세번의 시술과 다른 점은 볼때기에 푸른멍이 들어서 누구에게 제대로 맞은듯 보였으며

2틀간 말을 못했고 3일간 밥을 못먹었다는 것 뿐이다.

다만

만분의 일이라는 턱아래 감각상실도 없고 죽지도 않았으니..

이미 지난일..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ㅋㅋ

기쁘다

빨래 끄읕~!!!!

치과 끄읕~~~~~~plz~~~~~!!!!!

치과치료이야기가 마지막 이길 바라며 남기고픈 말

치과는 참으면 돈이랍니다.

살짝 아플때 후딱 달려갑시다.

그리고

치과기계소리 쇳소리돌아가는듯한 물방울 소리

제발 이쁜 동요가 흘러나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