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그룹과외를 시작했습니다.

가르치는 일이 어려운 일임을 매일매일 느끼고 있습니다.ㅜㅜ;;

초등학생이나 중학생과 교류가 없던 저로서는 아주 신선한 체험을 하고 있답니다.

초등학생이 하는 말

"아빠 되는 일도 어려워요. 이혼 안당하고 계속 아빠하는거 말이에요."

초딩이 이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다는거 처음 알았습니다.

중학생이 하는 말

"제 이상형은요. 예뻐야하고, 영어를 못하면 안되구요. 또 집안도 봐야죠."

"왜 집안을 봐?"

"여자친구 엄마가 저한테 차갑게 대하는건 싫으니까요."

ㅡㅡ;;

제가 세상 물정 모르고 살았나 봅니다.

저런 말들 튀어나오면 정말 할말이 없습니다.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말이 이때 꼭 필요한 말인것 같습니다.

아직 구정은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2005년인 관계로 나이를 한살 더 먹어버렸습니다.

요즘은 작은 투정처럼 "요새 느는것은 나이와 몸무게뿐이라고" 중얼거린답니다. ㅜㅜ;;

20대 초반에는 정말 얼른 30대가 되기를 소망했었습니다.

30대가 되면 그때 당시에 느끼던 불안감과 어디를 향하는지 모르는 분노가 사그러들 줄 알았습니다.

30대가 되면 인생을 느긋하게 돌아보기도 하고, 즐기게 될 줄 알았습니다.

30대가 되면 유치하게 구는 동기들이며, 선배들이 덜 유치해 질 줄 알았습니다.

또 30대가 되면 나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이제 막 30대가 되었는데, 아직 내가 소망하던 일들은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조금 더 기다려 봐야 되나 봅니다.

20대 초반에 느끼던 그런 격렬한 감정은 소멸하고 있지만

늘상 기대하던 느긋함은 아직 없습니다.

그동안의 세월로 인해 격렬한 감정이 소멸한게 아니라

잘 숨겨두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해를 보내면서 느는것은 현명함이 아니라 여우의 꼬리만 늘어나고 있는 기분입니다.

하지만 기대하지도 않았던 일.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도 않았던 그 일.

현재의 내 모습은 초라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커다란 자부심을 느낍니다.

너무 늦게 시작해 아쉬움도 많지만,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입니다.

올해도 열정적으로 내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겠습니다.

제 스승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목표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늘 사람이 지쳐서 중간에 포기하기 때문에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꾸준히 해 나가시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목표에 다가가는데 잠시 쉬고 있거나 포기하셨다면 용기를 잃지 마세요.

목표는 더 멀리 달아나는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대요...^^

전에 같이 일하던 외국인 감독 생일이라고 저녁 초대를 받았네요.

두꺼운 외투를 꼭 챙겨오라고 당부하던데 그냥 흘려듣고 늦게서야 도착해 보니...

포장마차더라구요.

그제서야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그 친구가 어떻게 포장마차를 가게 되었는지는 미스테리이지만

포장마차를 아~주 좋아하더군요. 포장마차 자랑을 끊임없니....ㅡㅡ;;

거기서 일하시는 분들하고 꽤 친하게 인사하더라구요.

정말 특이한 친구입니다.

전에 떠날때는 한국이 정말로 싫다고 그러면서 인상을 쓰더니만..글쎄.

그때는 한국인 여자친구한테 채여서 죽네 사네 하던 때였거든요.

이번에 가서 보니 정말 멋진 한국인 여자친구를 대동하고 나왔더라구요.

같이 갔던 일행이 모두들 축하해줬습니다.

그 인물에 그 키에 그렇게 멋진 여자친구가 있다는건 기적이라면서요...ㅋㅋㅋ

포장마차가 낯설었던 저는 TV에서만 보던 엄청 큰 계란말이를 시켜서 소원 풀었더랬죠..

ㅎㅎㅎ

맛있더군요.

다른것보다는 정말 큰 계란말이가 인상적이었다니까요. ^^

소란스러운 포장마차 안에서의 생일 파티도 재미있었습니다.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그냥 마시고, 먹다가 왔지만

잼나더군요. 포장마차도.

점점 날씨가 추워지는데, 그런 포장마차에서 따끈한 우동 한그릇

먹는게 추운 날씨를 즐기는 한 방법이더라구요.

담번에는 친한 친구들이랑 같이 우동 먹어보려구요.

하지만,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잘 헤아려줄것 같은 모습을 한 포장마차는

실상 그렇지 않더군요.

가격이 꽤 비싸더라구요.

그게 서민을 위한 포장마차가 아니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