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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작두질"을 해야 물이 솟구쳐 나온다. 사람 사는 ...


펌프질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펌프로 물을 뿜어 올리기 위해서는 먼저 한 바가지 정도의 물을 펌프에 부어야 한다. 

그리고는 열심히 "작두질"을 해야 물이 솟구쳐 나온다. 

아마 지금 젊은이들은 잘 모르는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현재의 수도가 없을 시절에 물을 사용하는 도구로는 

두레박을 이용해서 사람이 직접 깊은 우물 속에 물을 길러 내거나 펌프를 이용해서 물을 사용했다.


펌프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버리면 펌프 속에 있던 물이 다 빠져나가 

땅 속에 있는 물들과 펌프 속의 물이 서로 연결이 되지 않아 아무리 손잡이를 작두질을 해도 

물이 나오질 않는다. 

그래서 물을 한 바가지 정도를 붓고 열심히 작두질을 해야지만 

땅속의 물이 펌프로 올라와서 물을 받을 수가 있었다. 

물을 퍼 올리기 위해 한 바가지 먼저 붓는 물을 영어로는 "Calling Water" 부른다고 한다. 

아마도 "물을 부르는 물"이란 뜻이다.


한 바가지 먼저 들어가 물을 솟게 하는 물을 우리말로는 "마중물"이라 불렀다.

"마중"이란 말이 "오는 사람이나 손님을 나가서 맞이한다"라는 뜻이니 

펌프에 먼저 들어가 물을 불러내는 의미로는 썩 잘 어울린다 싶다. 

마중물은 단지 한 바가지 분량의 적은 량이고, 일단 물을 부르고 나면 자신은 가장 먼저 사라진다. 

그러나 바로 그 마중물이 있어 맑고 시원한 물길이 솟을 수가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중물이란 이름조차 잊어버린 이 시대, 

그럴수록 마중물과 같은 사람이 그리워진다. 

대단하진 않다 하더라도 그가 있는 곳에 맑은 샘 하나가 터지는, 

메마른 땅에 사랑과 신뢰의 물줄기를 회복해 낼 마중물과 같은 사람이 그리워진다.


세월이 참 빠르고 그 빠름에 그냥 몸을 맡기고 그냥 흘러가기에는 너무 할일들이 많다. 

내 속과 내주머니를 채우기에 바빴고 남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지 못했고 

남들이 슬퍼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한 채 지나버렸다.


이 시대의 진정한 마중물은 누구인가?

더디지만 또 힘들지만 그래도 많은 양의 물을 뽑아 올리기 위해서는 

누군가 마중물의 역할을 반드시 해야 한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금도 마중물을 담기 위해 바가지를 준비하고 

또 그곳에 물을 채울려는 그런 일들을 하고 있는 손길들과 그들이 흘리는 땀방울을 반드시 기억하고 

그들을 닮아가야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마중물을 준비하는 그런 삶을 살아가야만 한다.



주제 : 개인 > 일기/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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