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불황기 투자 대예측 / 해리 덴트

2008년 리먼 사태 즈음에 출판된

무려 500 페이지에 달하는 두툼한 이 책은 경제서적이지만

다른 서적들과 많은 차이가 있다.

책의 원 제목은 The Great Depression Ahead이고

달리 말하자면 ‘대불황이 앞에 있다’ 이런 뜻이다.

최근 경기침체를 맞이하여 이런 류의 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으므로 이 책도 그러한 시류에 편승하여

나온 것이 아닐까 한다.

책을 읽다보면 다소 놀라움을 얻는다.

무엇보다 미래를 간단명료하게 예측해놓았고

그 예측 방법이나 근거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 두었다.

예측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솔직히 의문이다.

책의 저자는 자신은 이미 20년 전부터 모든 것을

다 예측하고 있었다라는 식이고

그 증거로 자신이 발행하고 있는 뉴스레터나

과거에 낸 책을 든다.

예를 들자면, 90년대 미국 다우지수 호황을 예견했으며

2000년 6월 나스닥 고점을 정확하게 예측했고

2003년까지 이어진 버블붕괴도 정확히 예측했다고 한다.

그 오차는 불과 2-3달 차이 정도다.

심지어 911 테러도 예측을 했다.

물론, 그날 그 빌딩이 이런 식은 아니고

테러주기로 보아 그 즈음에 큰 테러가 일어난다는 식이다.

1992년에 저자가 이미 쓴 책에

90년대 대호황을 예견했고

2000년초 거품 붕괴를 예언했다고 한다.

거풍 붕괴후 2003년 5월 경부터 상승으로 돌아선다는 사실도

예측했다고 한다.

그 책을 본 적이 없으니 진위여부는 모르겠다.

예측이 맞았다고 주장하는 많은 다른 사례들이 있지만

그것은 그 사람 개인의 주장일 뿐이기 때문에 넘어가기로 하자.

최근의 것으로 본다면 (이 책이 출간된 후 1년 뒤인)

2009년 9월 무렵 다우지수는 최대 11000 - 14000 사이에 올라

정점에 이른다는 내용도 있다.

유일하게 과거 10여년 전 예측에서

수정된 것은 경기 변동주기를 잘못 계산하여

2000년대 하반기 다우지수의 고점을 잘못 잡아 1/2로 낮추었다는 것뿐이다.

(이 말에서 결국 모든 예측을 이리저리 꿰맞추기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된다.

모든 주자지수가 지나고 나면 어떤 지표를 사용해서든 설명이 되듯이)

투자와 관련한 모든 예측은

경기 변동주기와 인구 예측에 근거한 것이다.

그의 핵심적인 주장은 단순명료하다.

2009년 하반기, 또는 2010년 초부터 주식, 부동산, 원자재 등에서

대폭락이 발생하여 2011년 저점에 이르며

2013년까지 저점을 맴돈다.

이 기간 동안 다우는 3800 선까지 붕괴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모든 자산을 다 팔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주식뿐만 아니라, 원자재, 부동산, 각 국가별, 지역별 경기변동,

미국의 경우 각 도시별 부동산 움직임까지

대략 2070년까지의 흐름을 예측해두었다.

물론, 그 근거도 설명되어 있다.

또, 황당하게도(!) 세계대전까지 예측했다.

다음 세계 대전은 2020년 초반이라고 한다.

다소 황당하고 무의미한 예측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음미하고 살펴볼 가치가 있다.

그의 예측 방법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예측은 다음과 같다.

1. 2009년 후반 경기는 일시적으로 회복되겠지만

이러한 경기회복 국면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

2. 아시아 주식시장과 이머징마켓 거품은 2007년말 고점을 이미 통과했다.

3. 2009년 말 - 2010 중반 사이에 석유와 원자재 상품의

거품이 나타난다.

4. 2009년 중반 이후, 2010년 중반 사이에

강력한 주가 폭락 현상이 나타난다. 하락세는 2012년말가지 계속되며

다우지수는 3800까지 폭락할 것이다.

5. 모든 자산, 즉 주식, 원자재 상품, 부동산의 거품이 꺼질 것이다.

오직 현금과 단기금융시장만이 안전한 투자다. 이후,

신용도 높은 장기 국채, 회사채, 국제채권이 디플레이션에

대비하는 안전투자수단이 될 것이다.

6. 주식시장 최악의 시기는 2010년 말에서 2013년 중반 사이이다.

특히 2011년 초반 전후가 가장 심할 것이다.

실업률은 12-15%에 달할 것이다.

7. 2012년-2017년 중반 사이에 베어마켓 랠리가 나타날 것이다.

이때 아시아 주식시장, 건강 관련주가 최고의 투자처가 될 것이다.

8. 2017년 중반 이후 2020년 초, 또는 2023년 초 사이에는

강력한 하락 장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9. 2023년-2036년 사이 다시 세계적인 버블붐을 맞이할 것이다.

주식을 사들일 마지막 기회는 2022년 말이다.

10. 중국과 동아시아의 경기는 미국처럼 둔화되며

2020년대 초부터 중반에 다시 회복될 것이다.

11. 금융위기 시스템과 경기 침체사이클로 보면

2009년부터 2012년 사이에 주식거품, 부동산 거품, 원자재 거품 등

세 거품의 붕괴가 동시에 진행되어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이후 2012-2017년 사이에 일시적 호황이 나타나며

2017-2020년, 늦어도 2023년 사이에 완만한 경기후퇴가

일어날 것이다.

12. 2010년 중반 이후부터는 금조차도 하락하며

2007년-2009년 사이에 있었던 주식시장 고점이나 경기호황이

향후 20년내에 경신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13. 장기적으로 주식을 매수할 최고의 시기는

2012년 중반에서 말 사이의 기간과

2022년 중반에서 말 사이이다.

이후 2036년까지 호황이 이어진다.

그 다음 기회는 2052년이다.

이 책대로 하자면 지금은 모든 자산을 다 팔고

숨죽이고 있어야 할 시기이다.

2012년 하반기에 다시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매입을 해야 한다.

과연 2-3년 후 이 책의 평가는 어떻게 내려질까?

그것이 알고 싶다.

서평 / 심리투자법칙 / 알렉산더 엘더

Trading for a living 이라는 원제의 이 책은
트레이딩 관련 서적으로는 대단히 유명한 책이다.
오래 전부터 파생을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고전으로 간주되었던 책이었지만
주변에서 구하기가 어려웠고 도서관에서도 보이지 않은데다
굳이 찾아볼 생각도 없어
내버려두었던 책이다.

우연히 도서관에 이 책의 번역본이 있음을 알고
바로 빌려서 읽어보았다.
다소 실망스럽긴 했지만
그것은 아마 이 책이 나온 이후에
이 책을 따라 나온 유사한 책들이 많다보니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특이하게도 러시아 사람으로
미국으로 망명하여 정신과 의사를 하면서
트레이딩 전문가로 변신한 사람이다.

이러한 이력 덕분에 전반적으로 심리적인 부분을
상당히 많이 서술해두고 있다.
또, 대부분의 내용이 기술적 분석 위주로 되어 있어서
일반 파생 트레이더들로서는
읽어보기에 괜찮은 책이라 하겠다.

그가 주장하는 매매의 승자가 되려면
세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건강한 심리상태, 논리적인 매매시스템, 훌륭한 자금관리이다.

책의 초반부는 건강한 심리상태를 위한
여러가지 심리적 도움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군중들의 심리상태와 매매자의 심리상태를 말한다.

책의 중반부는 기술적 분석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요약해 두었다.
전통적인 챠트 분석 기법에서 시작하여
유행하는 가종 지표들에 대한 장단점, 사용법 등에 대해
요약되어 있다.
주요 지표들만 모아 체계적인 설명을 하긴 했으나
좀 따분한 내용들의 연속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새로운 지표들이란 장에서
자신이 개발한 엘더레이란 지표와 강도지수를 소개한다.

엘더레이는 봉챠트에 지수이동평균선(EMA)을 그리고

강세 = 고점 - 지수이동평균
약세 = 저점 - 지수이동평균

을 계산하고 그 값을 두 개의 히스토그램으로 그린다.
이 히스토그램의 기울기를 가지고 매매하는 방법이다.

강도지수(force index) 는
강도지수 = 오늘의 거래량 X (오늘 종가-어제 종가)
로 계산한다.
이 강도지수를 평활하여 매매지표로 사용한다.

또,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으로
삼중창매매시스템 이란 것이 있다.

첫번째 창은 주간 MACD 히스토그램이며
이것은 장기 추세를 분석한다.
두번째 창은 일간 스토케스틱 또는 강도지수이며
오실레이터로 추세 역행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즉, 장기 추세가 상승일 때 일시적 하락하면
매수를 한다는 식이다.
세번째 창은 진입시점을 잡아내는 기술이다.

예를 들자면 장기가 상승 중이고 단기 하락일 때
이전 고점(어제의 고점)에서 하락중이면
다시 상승으로 턴하여 어제 고점을 돌파할 때 매수신호를 내어야 한다.

이 내용들이 이 책의 주요 부분이고
다른 부분은 다른 책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특별히 추천할만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의 명성에 비하면 다소 실망스러웠다고나 할까.
그러나 이 책이 나온지 꽤 오래되었음을 감안한다면
나름대로 괜찮은 책이라 하겠다.

이 책 출판 후 9년 뒤 2004년,
다시 저자에 의해 쓰여진 나의 트레이딩 룸으로 오라 란 책이
최근에 번역되어 나왔다.
다음에는 이 책을 읽어보아야 될 것 같다.

서평 / 장기투자 절대로 하지마라 / 김영호

적립식 펀드 문화가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으면서
장기투자를 권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과감히 장기투자를 금하라는 이 책의 제목이 심상치 않아
책을 빼들게 되었다.

저자는 신한은행 등에서 일하던 그저그런 사람으로 보이고
저서에 '재테크의 99%는 타이밍이다' 란 책이 있는 것으로 보아
타이밍 투자를 신봉하는 사람인 듯 하여
다소 탐탐치 않게 여겨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이런 유형의 책에 다소 목말라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반부는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과연 좋은가 하는 점이다.

흔히 적립식 투자의 가장 큰 장점으로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를 든다.
즉, 쌀 때 더 많이 사기 때문에
나중에 가격이 오르면 더 이익이 난다는 논리다.

이것은 주가가 U자 형으로 반등한다면
당연히 이익이 커진다.
단순하게는 최종 환매 단계에서
가격이 고점이라면 이익이 커진다.

적립식 투자이유로 자주 거론되는 이 내용은
사실 U자가 아닌 n자 형 주가 움직임이 일어나면
그 반대로 가장 손실이 커진다는 점을 간과한다.
이 사실은 적립식 반대파들이 가장 자주
거론하는 내용으로 이 책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이 책에는 이 내용에서 한발 더 나아가
주가가 빠질 경우 또, 오르내림을 거듭할 경우
환매 후 재 투자 방법과 단순적립식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어떤 경우든 환매 후 재투자가 유리하다는 입장인데
이 부분은 저자 자신이 투자하는 타이밍 투자에
지나치게 의존한 것 같아
다소 아전인수격 주장임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저자가 말하는 중요한 논리 중 하나인
환매 시기를 놓쳐 더 큰 손실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반등을 놓쳐 수익 시기를 놓칠 것인가 라는 선택의 문제에서
더 나쁜 경우를 피한다라는 기본 원리는
내 생각과 상당히 일치하는 점이 있었다.

적립식보다 환매 후 투자가 좋으려면
환매 타이밍과 재진입 타이밍이 적절해야 한다.

책 내용의 문제점은
이것을 지나간 후 주가 그래프로 적당히 시기를 지적함으로써
객관적인 근거, 혹은 타이밍을 지나치게
저자의 논리에 유리하게 적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후반부는
미국과 일본을 비교함으로써
주가가 장기적으로 우상향이란 것은
미국에만 적용되는 것이며
일본에서는 적용되지 않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로 인구구조를 들었으며
이 점은 나 개인적으로도 가장 큰 관심사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과거에 인구와 경제에 관련된 다른 책에서 본 것과
그리 큰 차이는 없었지만
이것을 적립식이라는 현재 유행하는 투자방법의
문제점으로 지적함으로써 흥미를 불러왔다고 본다.

내용은 최대 구매력 세대인
40대 인구가 줄어드는 시점부터
부동산 경기는 침체할 것이며
미국이 현재 이 시점에 들어왔다고 주장한다.
일본의 경우도 90년대 초가 바로 이 시점이었다.
그러므로 앞으로 미국 주가도 향후 10여년간
더 이상 우상향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은 2005년에 40대 인구가 정점에 이르렀으며
2015년까지 완만한 하락, 이후 다시 완만한 상승을 보이는 구조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제 40대 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시점을 맞이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부동산 상승은 힘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나라 40대 인구는 2010년에 정점에 올라섰다가
2020년까지는 완만한 하락, 그 이후는 급격한 하락을 보인는 구조다)

부동산 침체 시기에 주가가 상승한 경우가 거의 없다는
과거의 사례를 들며 향후 주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즉, 2010년대 우리나라의 주가는 상승이 어려울 것이란 의미이다.

또, 흥미로운 주장은 이것을 가구수와 관련지어
설명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인 가구 증가로
가구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이것이 부동산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나 자신의 고민사 였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일본의 경우에도 90년대에 1인 가구가 증가했지만
부동산은 침체되었으며
결국 중요한 점은 가구수의 증가가 아니라
가구수 증가율의 문제라고 풀었다.
또, 독거노인을 비롯한 노령층의 가구수 증가는
주택 구매 수요와 무관함을 설명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가구수 증가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부동산 경기와 주가는 암울하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의존도가 일본에 비해 대단히 높으므로
이점만은 일본과는 다른 주요 요소라고 한다.

자체 인구는 줄어들지만 해외 수출이 살아준다면
(미국은 전망이 좋지 않으나 중국이 있으므로)
이것이 국내 침체를 얼마나 보완해줄까 라는 점이
가장 큰 포인트라고 한다.

무엇보다 저자의 시각과 나의 시각이
비록 책의 전반부에서는 일치하지 않았지만
후반부에서는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인구 감소 시대에
투자를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해
한번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 책이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