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일 2005.5.26 여행에서 돌아오던 날

프랑크푸르트 오후 7시발 비행기가 드디어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안전벨트를 하고 몸의 진동을 느끼기 수 십여 분, 이땐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기도하는 자세가 된다. 비행기 사고의 90%이상이 이 착륙 시에 발생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비단 이런 이유만이 아니다. 안전하게 여행을 마친 것에 대한 감사, 집을 비운동안 아이들을 돌보아주신 친정어머니에 대한 감사, 여행을 갈수 있게 성원해준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고마움, 여행하는 동안 인솔자와 일행들이 보여준 너그러운 마음들, 이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어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12시 5분, 비행기가 무사히 안착했다.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십 시오” 정중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아시아나 여승무원의 배웅에 미소로 화답하고 곧 입국 절차를 밟았다. 짐을 찾고 마일리지를 적립하고 나니 한시가 가까워 졌다.

가장 먼저 딸에게 전화를 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금방 받는다. “누구세요” “슬아 엄마야, 슬이 많이 보고 싶었는데 잘 있었어?” “엄마야? 모르는 번호라 깜짝 놀랐어. 나도 그랬어, 그런데 엄마 거기 어딘데?” 뜨앙 하던 목소리가 점점 밝아진다. “응 여기 인천 공항이야 금방 내렸어” “우와 그럼 학교수업 끝나고 집에 가면 엄마 볼 수 있겠네?” “그럼, 당연하지 이따 보자”

우리 일행은 공동 경비도 계산할 겸 의자에 모여 앉았다. 선물 값까지 포함해 13유로를 더내는 것으로 계산이 끝났다. 서서히 피곤이 밀려온다. 빨리 집에 가서 샤워하고 눕고 싶다.7시간의 시차, 몸은 아직 한밤중이다. 공항버스를 탔는데 서울 시내로 들어오니 몹시 막힌다. 외국에 가서 놀란 것은 관광지를 제외하곤 사람들을 거의 볼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차가 거의 막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집에 돌아오니 4시가 되었다. 어머니께서 반갑게 맞이하여 주셨다.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가족에 대한 고마움, 내 집의 편안함, 내 나라에 대한 든든함이다. 귀한 자식일수록 여행을 보내라는 말이 이해가 간다. 주관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좀더 객관적인 시각을 갖게 되고 현재 생활에 대해 더욱 감사하게 된다. 우리 일행도 우리끼리 어울릴 땐 잘 몰랐는데 여행의 팀원들과 며칠을 함께 하다보니 하나둘 거슬리는 것들이 보였다.

그 사람을 잘 알려면 함께 여행해보라. 여행 중에 그 사람의 성품이 가장 잘 드러난다. 하지만  흠 없고 완전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도 그들의 눈에 많은 잘못이 보였으리라. 남의 허물을 보기 전에 자신을 뒤돌아보자. 서로에게 멋진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양보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좋은 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여행이었다. 합창하면서 만나게 된 소중한 친구들이다. 일이 생길 때 마다 항상 시원 하게 일처리를 하는 ‘은’, 공동 기금을 가지고 알뜰하게 살림을 한 ‘성’ 사진 찍느라 고생도 많이 했다. 이런 저런 약들을 챙겨와 아픈 증상에 따라 약을 처방해준 ‘순’ 언니, 발이 아픈 나와 방을 같이 쓰며 열쇠까지 챙겨야했던 ‘선’ 언니, 어떻게 고마움을 표현해야할지...진정 고맙다.

앞으로도 우린 길고 짧은 여행에 동참 할 것이다. 함께 걷고 잠을 자며 더욱 깊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리라. 삶의 여정 에서도 기쁨뿐만 아니라 슬픔 고통도 함께 나누는 친구가 되리라.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하나님의 놀라운 솜씨를 마음으로 찬양하는 귀한 시간이었다. 모든 걸 허락하신 하나님께 더욱 감사드린다.

제 11일 2005.5.25. 하이델르그 고성

하이델베르크성-프랑크푸르트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하이델베르그를 성을 향해 갔다. 맑게 개인 날씨가 눈부시다. 이곳 하이델베르그가 배경인 황태자의 첫사랑 영화를 보면서 갔다. 마리오난자의 노래가 흥을 돋우었다. 흑백영화는 누렇게 빛바랜 사진처럼 깊은 향수를 일으킨다.

하이델베르그는 네카강 연안에 자리 잡은 도시로 1225년 라인백작 령이 되었다.  1836(1386)년 로마 교황의 허가를 얻어 프리흐트 1세가 창설 했다고 한다. 역사상 최고의 철학자로 손꼽히는 헤겔이 이 대학의 철학 교수로 있었으며 1907년에는 이곳에서 55만전의 인류원생 아래턱뼈가 발견되어 하이델베르그 인으로 명명 되었다. 나 역시도 이 곳은 역사시간에 들어온 이름이라 왠지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이처럼 역사적 유적지로도 유명하다.

하이델베르그 대학교는  독일어권 대학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16세기 종교개혁의 보루가 되었다. 프랑스 혁명 이후 명성을 회복하여 이 나라의 대표적인 대학이 되었다. 테오도르 호이스다리를 건너면 철학자의 길이 있다. 괴에테등 많은 시인과 철학자 들이 이 길을 걸으며 명상에 잠겼다고 한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니 철학자의 길은 걷고 싶은 마음은 저만큼 물러간다.

인솔자와 함께 시가지를 돌아보았다. 하이델베르그 대학은 여느 유럽 대학과 마찬 가지로  군데군데 떨어져 있다. 가방을 뒤에 싣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젊은이들,  활기와 생기가 넘친다. 유럽에서는 화장한 사람들을 거의 볼 수 없다. 인근 광장에는 주민들이 재배한 것을 가지고 와서 파는 작은 장이 섰다. 과일과 감자 꽃등이다.

12시에 근처에 있는 한국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깍두기와 열무김치, 숙주나물, 콩자반, 김치찌개가 나왔다. 남자 주인은 잘 웃지 않은 딱딱한 인상이다. 배낭여행 온 남녀 대학생들도 만났다 그들은 여기에 배낭을 맡겨 두고 여행을 한다고 한다.  숙박도 겸해서 한다고 한다. 인솔자 경미씨도 대학생 시절 배낭여행 와서 이곳에 묵었다고 한다.

하이델베르그 성에 오르기로 했다. 등산 열차를 타고 갔다. 사방이 유리로 되어있는 등산 열차는 내부가 쾌적하다. 한 정거장 타자마자 금방 내려야했다. 하이델베르그 시가지와 네카 강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성 오른쪽엔 무너진 성벽이 그대로 서있다. 모진 비바람을 안고 견뎌온 세월의 흔적들, 이 성의 역사 속에서도 무수한 사람들이 살고 죽었으리라.

성에 들어가지 않고 햇빛을 피하여 나무 밑 의자에 앉아 있다가 오른쪽의 정원을 거닐었다. 유모차를 끌고 온 사람,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부부 등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많다. 사람손이 그다지 가지 않은 듯한 정원이다. 한참을 걷다가 입구로 나왔다. 한국에서 온 아저씨들을 만났다. 가이드가 있어서 곁에 서서 설명을 들었다 성내부로 들어가는 문에 얽힌 사연 이었는데 프리드리 5세가 제임스 1세의 딸이자 그의 아내인 엘리자베스 슈트아르의 생일 선물로 이문을 하룻밤에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이문의 이름은 엘리자베스 문이라 한다.

아저씨들은 회사에서 산업시찰로 여행을 왔다고 한다. 계속 설명을 들어도 괜찮다고 했으나 불편을 끼칠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내키지 않아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내려오는 길에 창덕여고 동창생 일행들을 만났다. 이 분들은 회갑기념으로 여행을 오신 분들인데 8명에 부부동반(좌청룡 우백호 아저씨 내외)한분이 있어 모두 아홉 분이다. 여행하는 내내 젊은 속한 우리를 배려해 주시고 편안하게 대해 주셨다. 인품들이 훌륭하신 분들이다. 다른 분들도 마찬 가지이지만.

시가지에서 준이에게 주려고 책을 골랐다. 대학가에 온 만큼 아이들에게 책을 사주고 싶었다. 그러나 거의 독어로 써진 것이었고 영어로 된 것은 아이가 흥미 있게 읽을만한 책들이 아니었다. 다른 곳을 둘러 볼만한 시간이 없다. 아쉬운 대로  죠지 윈스턴의 재즈 CD를 샀다.

하이델베르그에서 프랑크프르트로 오는 시간은 약 한 시간 정도가 소요 되었다. 쌍둥이 칼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있어 시내에서 잠시 내리기로 했다. 기사가 우리가 원하는 곳에 차를 세우지 않아 한참을 걸어서 갔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는 2층에 있었는데 꽤 규모가 컸다. 휘슬러 압력밥솥과 헹텐 칼 이외에도 여러 가지 물건이 많이 있었다. 과도 두개를 사고 필기도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가는 펜을 샀다.

칼은 흉기가 될 수도 있으니 꼭 부치는 짐에 넣으라고 했다. 시간이 촉박하여 공항 내에서 가방을 정리했다. 비행기표를 받으면서 부칠 짐을 올려 놓치 않아 다시 가방을 검색 받았다.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총이 따갑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우린 해야 할일 이 또 있다. 세금을 환불받기 위해 함께 모이려 하였으나 티켓팅 과정에서 헤어져 선 언니와는 같이 갈 수 없었다. 리펀드를 한곳에서 하지 않아서  1층에서 2층으로 2층에서 다시 1층으로 오르내려야 했다. 2층 코너에 아주 작은 글씨로 써있어 그곳을 찾느라 한참 헤맸다. 눈앞에 두고 찾지 못해 이리저리 몰려 다녔으니 한심하다. 환불 받았으니 고생한 보람은 있다.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았던 여자직원, 종내에는 큰 소리를 치며 인솔자를 꾸짖었다. 무시하는 태도가 역력했다. 왕 언니 가방을 홀라당 엎어서 검사하고 그냥 가버렸다고 화가 난  선  언니. 유색인종이라 차별 당한 것이라며 두고두고 분해했다. 가방 정리를 도와주느라 세금도 환불 받지 못했다. 대신 인솔자가 뛰어가서 처리해가지고 왔다. 드디어 모든 게 끝났다. 이젠 비행기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

저녁 7시 프랑크프르트발 OZ542편 아시아나 항공이다.

제 10일 2005.5.24(화) 노인슈반슈타인(백조의 성)

짤즈부르그-로맨틱기도-퓌센-노인슈반슈타인성(백조의 성)

호텔 AM RING HOTEL(TEL 49 9081 290 030)

호텔의 아침 식사는 매우 조촐하였다. 옆집에서 가져왔다는 계란이 참 맛있었다. 한국인 여주인이 식탁을 돌아다니며 담소를 나눈다. 어떻게 이 먼 곳에 와서 호텔을 할까? 궁금증은 곧 풀렸다. 이 여주인은 처녀때 외국계 은행에 근무 했었는데 아저씨는 이 은행 손님 이었다고 한다. 은행이 적성에 맞지 않아 롯데호텔로 근무지를 옮겼는데 그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단다. 오스트리아인인 아저씨는 그 호텔 요리사였다나? 이렇게 해서 결혼까지 이르고 고향에 돌아와 아저씨의 오랜 꿈이었던 호텔을 경영하게 되었단다. 이곳에 사니 욕심이 없어지고 걱정이 없단다. 욕심 없이 생활 할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좋으랴!

8시 30분 출발 온도는 12도 이다. 베를린에서 덜덜 떨었던 생각이 나서 가죽옷도 챙겼다. 날씨가 변덕스러워 여행 중에 우산과 외투를 차안에 준비하고 다녔다. 하지만 오늘은 날씨가 맑고 화창하다.11시 45분 경미씨가 로맨틱 가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낭만이 넘치는 길’이라는 뜻이 아니라 ‘로마로 가는 길’이라는 의미에서 생긴 지명이라 했다.

독일은 여타 나라에 비해 마을에서 사람이 많이 보인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생활해온 우리들은 슬로바키아나, 체코, 오스트리아 등의 농가에서 사람들이 보이지 않은 게 정말 신기했다. 그 넓은 평야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심지어 길을 걸어가는 사람도 볼 수 없었으니 ‘여기 사람들은 일을 하지 않고 사나? 아무리 아름다운 그림 같은 집에서 살지라도 먹고 사는 건 마찬가지 일 텐데.....’ 궁금해 했었다.

퓌센이 가까워질수록 농가도 많이 보이고 일하는 사람들도 더 많다. 특이한 것은 집집마다 장작을 높게 쌓아 놓았다. 집 한편이 온통 장작으로 쌓인 집도 보인다. 저 집 가장은 참 부지런 하나보다. 아마 겨울에 보조난방으로 이용 되겠지. 눈이 오는 날 페치카에 장작불을 피우면 어떤 추위도 이길 수 있겠지.

오스트리아에서 독일 국경을 넘을 때에는 여권 검사가 없었다. 자고로 나라가 잘 살고 봐야한다. 힘이 있어야 한다. 외국사람들이 한결같이 “도쿄에서 왔나요? 아니면 타이빼이 에서 왔나요?” 물을 때 마다 기분이 나빴다. “ I'm Korean, from SEOUL.” 그래도 2002년 월드컵 개최 덕분에 우리나라가 세계에 많이 알려 졌다고 한다. 동유럽은 축구에 열광하는 나라가 아니었던가? 스포츠의 위력을 실감한다.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곳? 에서 내렸다. 여기저기 상점에서 기념품과 선물을 팔고 있다. 우리들 시선은 벌써부터 그곳에 가있다. 눈치를 차린 경미씨가 자유시간을 주며 엄포를 놓는다. “약속시간까지 꼭 모이세요. 안 오시는 분은 놓고 그대로 갈테니 알아서 하세요” 우리들도 뿔뿔이 흩어져 가게를 구경했다. 눈에 쏙 들어오는 물건이 없다. 어제 짤즈부르그와 짤즈감머굿에서 예쁘고 좋은 물건을 많이 봐서 그러나보다.  촛대를 사려고 하는데 맘에 드는 게 없다. 식탁에 놓는 것은 크고 너무 무겁다. 벽걸이형은 크기가 애매하고 결국 그냥 나왔다.

성은 아저씨가 가르쳐준 상표의 등산화를 사가지고 헐떡거리며 뛰어왔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알차게 쇼핑한다. 나는 일단 부피가 큰 물건은 사려고 하지 않는다. 가지고 다닐게 불편해서이다. 오스트리아 버스 휴게실에서 보았던 다기도 그래서 못 샀다. 가다가 마음이 바뀌어 생각해보고 다시 사려 했는데 아무리 살펴도 그 잔잔한 꽃무늬의 아담한 찻주전자는 보이지 않는다.

점심을 먹으로 갔다 중식 집 이었는데 최악이었다. 한 테이블에 7-8명이 않았는데 2인용 주전자에 차를 주는 것 이었다. 뚜껑을 열어두어도 직원이 바빠서 보지 못하고 그릇을 주는데 하나씩 모자라고 지저분하다. 음식도 양이적다. 엊그제 오스트리아에서 중식은 정말 맛있었는데... 밥만 두 군데 많이 퍼다 놓았다. 게다가 음식에서 소 외양간 냄새가 났다. 냄새에 민감하기도 하지만 옆 사람에게 말 할 수 없어서 참고 꾸역꾸역 먹었다. 남은 시간 계속 걸어야 할 텐데 기초 대사량은 비축해야하니까.

노이슈반슈타인 성으로 향했다. 유명한 놀이공원 디즈니랜드는 이 성을 모델로 만들어졌다. 루드비히 2세는 이 성을 건설하지 3개월 만에 파산하고 쫓겨났다고 한다. 그는 대단한 음악 애호가로 바그너의 든든한 음악 후원자이기도 했다. 바그너는 그의 비호아래 니벨룽겐의 반지, 트리스탄과 이졸데, 로엔그린? 등의 역작을 썼다. 그러나 음악을 이렇게 좋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적 이해는 매우 떨어져 가사가 있는 음악을 좋아했다고 한다.

호웨이 슈반가우성은 그의 아버지의 성이다. 원래 여기서 살았으나 음악을 싫어하는 어머니를 떠나기 위해 성을 새로 짓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지을 땐 파산까지 했으나 지금은 그 주의 주요 관광수입원이 되고 있으니 세상일이란 아이러니하다 이성은 보는 각도에 따라 아름다움이 달라진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올라갔다. 마리엔 다리에서 보는 백조의 성은 무척 아름다웠다. 계곡 밑에는 맑은 물도 흘렀다. 저렇게 높고 험한 곳에 성을 지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했을까? 다리가 흔들거린다. 이러다 다리가 내려앉는 건 아닐까? 경미씨가 절대 그런 일 없으니 걱정 마시란다.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들로 사진 찍기도 여의치 않다. 그때 카우보이 복장을 한 할아버지께서 카메라를 달라고 손짓을 했다. 성에 소속된 분인 것 같다. 그런데 카메라를 받으시더니 뭐라 크게 고함을 지르셨다.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알고 보니 “사진 찍으니 지나가지 말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소리였다. 너무 황송해 우리는 머리를 숙여 “감사 합니다”를 연발했다.

내려올 때는 걸어 왔다. 산이 울창해 산림욕장에 온 기분이다. 망토다리 아저씨 부부가 또 보이지 않아 걱정을 했는데 나중에 만났다. 화장실이 급해서 갔다 왔단다. 옆에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가시면 좋으련만...내려와서 또 자유시간을 가졌다. 주변의 상점이 비교적 고급스럽다. 촛대와 크리스탈이 함유된 유리 화병을 샀는데 28유로 인데 텍스 프리영수증을 작성해 주었다. 나중에 이 2유로 (2600원)세금을 돌려 받기위해 성치 못한 다리로 공항을 얼마나 뛰었는지 생각만 하면 다리가 욱신거려온다.

하이델베르그 근교로 이동했다. 일찍 호텔에 도착했기에 근처로 산책을 하러 나갔다. 대로변이어서 골목길로 들어갔는데 상점도 문을 닫았고 흥미를 끌만한 곳이 없어 곧 들어왔다. 그러나 한참 만에 들어온 은과 성은 맥주 포도주에 콜라 핏자 까지 사들고 왔다. 샤워를 하고 우리 방에서 모였는데 얇고 담백한 야채 피자 맛이 일품이었다. 포도주는 똑 쏘는 탄산 맛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