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젼 세계 어린이 합창제

텔레비전에서도 아침 시간대에 선전을 많이 했다는데

음악회에 가기위해 저녁을 일찍 먹고 딸아이와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예술의 전당은 그리 먼 거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교통이 매우 불편합니다.

버스를 타고 내려 2호선을 타고 가다 교대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고

남부터미널 역에서 내려 다시 마을버스를 타야 합니다.

그나마 마을버스가 만원이 아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가는 길은 힘들어도 예술의 전당 계단에 오르게 되면 힘이 절로 납니다.

눈에 들어오는 익숙한 풍경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붙잡고 장난을 치던 미술품이

아직 그 자리에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딸이 “호호호” 민망스런 웃음을 터트립니다.

미술품 만진다고 엄마에게 야단맞았던 기억이 떠오르나 봅니다.

콘서트홀 왼쪽 야외 광장에서는 분수가 시원하게 물을 품고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분수를 구경하는 사람들, 음악을 듣는 사람들.

도심에서 볼 수 없는 여유로운 풍경입니다.

석양에 물든 오붓한 산책로를 아이와 함께 걸어도 좋으련만....

오늘은 시간이 없습니다.

콘서트홀 로비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티켓을 꺼내 자리를 확인하고 안내문을 훑어봅니다.

월드비젼 연주회는 아이들을 데리고 몇 번 왔었습니다만 세계 합창제는 처음입니다.

소식지를 읽긴 했습니다만 초청된 각국의 합창단이 궁금합니다.

더구나 오늘은 민속의상을 입고 출연한다고 하니 은근한 기대가 밀려오고...

이층 A석 구석진 자리지만 음악을 듣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엄마 아는 사람들께 인사하느라 이쪽저쪽으로 몸을 돌려야했던 아이는

심드렁한 표정이 되었는데 무대에 아이들이 나오자 금방 환한 얼굴이 됩니다.

미국 Columbia Children's Choir 자유분방한 태도로 즐겁게 노래하였습니다.

호주 합창단 Brisbane Birralee Voices 는 청색의 튀는 복장으로 나와

신나게 춤을 추며 노래했습니다.

솔로를 하는 귀여운 남자 아이가 나오자 딸은 고개를 앞으로 빼며

얼굴이 잘 안 보인다고 아쉬워합니다.

많은 관중 때문에 긴장했는지 음이 사르르 떨립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웃음이 났습니다.

필리핀 Loboc Childn's Choir 정말 노래를 잘 했습니다.

전부터 필리핀 사람들이 노래를 잘한다는 소리는 들어왔습니다만

듣고 보니 찬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적은 인원에도 불구하고 꽉찬 느낌, 발성도 훌륭하고 표정도 좋고

소녀들은 흰색 리본으로 머리를 묶고 아주 소박한 민속의상을 입었습니다.

인구 일만 정도의 작은 섬에서 만들어진 합창단인데 유일하게 항공료을 지불하고

초청해온 합창단이라고 합니다.

지휘자 선생님은 오십이 넘은 여자 분인데 아주 열정적이다 합니다.

의상으로 말하자면 단연 일본 이 돋보였습니다.

다른 나라 합창단은 모두 같은색의 동일한 의상을 입었지만 일본은 개인이 달랐습니다.

옷 무늬가 각자 독특하고 색깔도 다양해서 아름다웠습니다.

노래는 사크라(벗꽃)라는 곡을 불렀는데 현대 곡으로 편곡해서 모던한 느낌.

노래도 역시 잘하더군요.

여자 지휘자님 개나리 봇 집 마냥 꽃게 모양의 짐을 메고 나오셨는데

보는 내내 저희가 등에 짐을 지고 있는 거 마냥 부담스러웠습니다.

손을 앞으로 쭈욱 내밀어 길게 원을 그리며 휘젓듯이 지휘를 하시더군요.

참 독특한 지휘 스타일!

홍콩의 Sai Kung Child's Choir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합창단 이라기보다는 잘 훈련 받은 꼬마 병정들 같았습니다.

오른쪽에 길게 주머니를 메고 오른손에 손수건을 들고 맨발로 우르르 뛰쳐나오는데

‘저것을 뭣에 쓰려 하는고?’

노래하다가 손수건을 돌리는데 흐늘흐늘한 손수건이 멋진 색깔 우산으로 둔갑

“와아 예쁘다. 어떻게 저렇게 돌리지?” 딸의 감탄은 멈출 줄 모르고 엉덩이가 들썩거립니다.

관중석에서 환호의 박수가 터져 나오고...

하지만 제 머릿속에서는 중국 서커스단 모습이 떠오릅니다.

노래도 노래지만 ‘저 안무 익히느라 얼마나 고생했을까?’ 안쓰러워 집니다.

앞에 나와서 솔로 하던 소녀, 긴장도 하지 않고 참 잘 했습니다.

두 번째 곡은 케논 형식의 현대 곡.

일본이나 중국이나 합창에 있어서는 우리보다 한수 위입니다.

특히 일본의 성인 합창단은 우리가 상상 할 수 없을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습니다.

합창 연습을 위해 한두 시간씩 기차를 타고 오는 건 보통이고 이들의 대부분이

아마츄어라는 점이 놀랍지요.  합창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나라입니다.

우리나라 에는 통영 국제 음악제와 대관령 국제 음악제가 있지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쁨을 공유하며 나눌 수 있는 멋진 장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대관령 국제 음악제는 여름에 열리니 휴가를 이용해서 가보는 것도 좋겠죠.

가족과 함께 하는 음악회는 야외가 훨씬 좋습니다.

멋진 자연의 풍광아래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음악회

상상만 해도 행복해 지지요.

더구나 세종 솔로이스츠 이름만 들어도  기분 엎! 

1부 마지막에 월드비젼 합창단 연두색 저고리와 다홍색 치마입고 등장.

와아 하는 함성과 함께 우뢰와 같은 박수,

옥색 한복을 차려입은 지휘자 김희철 선생님의 모습은 독립투사 맞구요.

‘도나 노비스 파쳄’ ‘새야 새야’ 수화와 함께 ‘신자 되기 원합니다’.

모음 발음이 정말 좋습니다.

월드비젼 합창단(구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 노래 솜씨야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대에서의 딱딱한 분위기였지요.

입은 한복만큼 표정도 자연스러웠다면 금상첨화 였을텐데 ...

여러나라 합창단과 비교해보니 한국인 특유의 뚝뚝한 표정이 금새 감지되더군요.

외국 합창단은 노래를 잘 못해도 기쁘게 즐기는 표정이고

우리 나라 합창단은 지휘자 손가락 싸인 하나에도 기계적으로 잘 움직이지만

무엇인가 즐기기보다는 애쓰는 분위기.

2부에서는 전에 살던 동네의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나와서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김현철 선생님곡의 ‘웰컴 코리아’를 파란 하늘 빛 한복 윤학원 선생님께서 지휘하셨고

월드비젼 연합 합창단이 오색의 우리한복을 차려입고 나와 열창 했습니다.

전에 우리도 했던 곡이라 친근한데 관중석에서 듣자니 좀 지루합니다.

오는 길은 ‘정’ 언니의 부군께서 데려다 주셔서 편하게 왔습니다.

딸아이의 기뻐하는 표정을 보니 어미 마음도 덩달아 좋았던

모녀의 음악 데이트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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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이웃님들!

죄송합니다.

글씨 색깔이 달라서 보기 힘들지요?

글이 좀 길어져서 아래 한글에서 써 복사해 붙였는데

왠일 인지 블럭을 지정해 수정해도 계속 이런 상태로 되네요.

(지울까 하다 그냥 올립니다)

계속 수정해 보겠습니다.

드보르작 - 유모레스크

  바찌니 - Dance of the Goblins

  블로흐 - Nigun

  브람스 - Violin concerto

  몬티 - Csardas

  사라사테 - Caprice basque

  차이코프스키 - Serenade melancolinque

 오전에 반짝 햇빛이 나더니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 했습니다.

이런날엔 장중한 첼로가 어울리겠지만

흐린날  애써 화려한 옷을 입듯

 경쾌한 바이올린 선율도 괜찮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