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벌써 세번째 학부모 총회를 참석했다

춘 삼월이것만

매년 후회하면서도

겨울코트는 왠지 내 스스로

무겁게만 느껴지고

봄. 봄. 그 눔의 봄 생각에

나는 또 트랜치코트에 머플러 두르고

그 추운 체육관에 앉아서

덜덜덜 또 떨고 말았다

고3 이라는

무거운 마음을 이끌고 학교를 갔겄만

소피아 반으로 옮겨

엄마들을 만나고

또 담임선생님을 만나고

난 더 무거운 발걸음으로

학교를 나왔다

중학교 때 부터 자기소개서, 논술, 등을 준비했다는..

각종 대학의 심포지움의 참석해 정보를 얻는다는...

나도 모르는 대학, 학과를 줄줄이 얘기하는 엄마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나는 말이 줄고 있었다

저마다 우리 아니는 한참 부족해 라며 꺼내는 말이

우회전 좌회전 돌아 자랑질이었고

아이가 일등 하는 엄마는 어깨가 으쓱

그 엄마말을 들어주느라들 바빴다

한동안 얼이 쑥 빠져 헤롱거리다가

연락처를 주고받고는 교문을 나왔다

다시 정신차리고 집으로 와서 생각해보니

나는 우리 소피아에게 관심 부족이었나

참 많이 부족했었나

미안한 마음이 절로 든다

좋은 성적이 안나오고 있고..

가고자 하는 학과는 1등급으로만 갈 수 있으니..

스트레스만 받고 있는 소피아를

어찌 이끌어 주어야할 지 

마음이 무거운 하루였다...

딸아!

일등만이 성공이고, 최고만이 가치가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일등 이하의 사람들, 최고가 아닌 사람들의 가치는 없다는

이야기인데, 세상에 최고나 일등은 말 그대로 최고의 사람,

일등한 한 사람뿐이잖아.

세상은 그 한사람의 힘으로 나아가게 하기에는 어림도 없다.

중국의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를 있게 한 것은 그를 뒷받침한

제갈공명의 지혜 덕분이고, 대제국을 세운 알렉산더 대왕도

그의 참모의 힘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고는 어느 한 분야에서 최고이고,

누구든 어느 한 분야에서는 최고이다

딸아!

최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최고가 되기 위해 힘쓰는 자세가 더 가치 있는 일이다

딸아!

성공이라는 것이 어떤 것일까를 먼저 생각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운명은 최고의 사람보다 용기 있는 사람의 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라.       

                                           - 내 딸의 인생을 위하여 中

오전에 성당 주일 미사를 보고 돌아와

주체없이 밀려드는 피곤함으로

낮잠을 청했다

어렴풋이 잠귀에

소피아가 들어와서는

점심을 라면을 먹겠다는 소리에

절대 안돼 밥을 먹어라 꼭!

외치고는 이내 또 잠이 들어버렸다

눈 뜬 시각은 4시가 훌쩍 넘어선 때였다

벌떡 일어나 청소며 빨래며

교복두 안빨았네 이를 어쩌나 후다닥 처리하고,

강아지를 목욕시키려 할때쯤

소피아가 톡을 보낸다

추워~ 학원으로 데리러 올수 있나?

그래그래

이 애미는 새벽에라도 달려간다~~

학원앞에서 픽업하니

무지 춥고 배고프단다

누가들음 안먹이고 안입히는줄...ㅡ.ㅡ

낼모래 기말고사

순간 기분업 시켜줄까 고민

뭐가 먹고싶으시나 울 공주~

삼겹살 드시고 싶으시단다

그래 그래~

더한것도 맞춰주리 (성적만 올려라)

아빠는 운동 후 대학동창이랑 저녁드셔 주시고 오신다니

기쁜맘으로 우리 모녀

그데로 차돌려 삼겹살 집으로 향한다

둘이 3인분 드셔주시면서

모녀의 대화는 시작된다

요즘 남친이 생긴 소피아

얘기의 반은 남친 얘기다

일명 한군.

한군은 수학은 잘하나 영어는 못하고,

순대국밥을 세그릇 뚝딱 해치우는 먹성이 짱이란다

속에서는 고3 코앞에 두고 무슨 남친이냐!!  외치지만

겉으론

그래그래 ~ 둘이 서로 수학, 영어 도움주면서

고3 힘든과정 서로 힘이 되렴

잘먹는 녀석이 좋은거야, 장점이야, 치켜세우주고는,,

성적이 떨어지면

둘이 서로 친구하기는 힘들꺼란건 알지?

살살 달래가며 기분 봐가며

얘기한다 ㅡ.ㅜ

원하는 저녁메뉴에

원하는 대화로 마무리가 되었는지

지금도 한창 공부중인 소피아!

그렇게 조금 더 조금 더 노력해주면

  쫌 더~ 해주면 안되겠니?? 

이 세상 어느곳에 서서든

자신감 있게 살아갈수 있는

소피아로 성숙되길

오늘도 기도하며

하루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