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잔 했습니다.

귀하게 키운 아들을 오토바이 태워서 배달을 시켰습니다.

 그 것도 대학 다니는 놈을 말입니다.

 저놈은 상관없다지만 부모맘을 찢어집니다.

배달통이나 들리려고 보낸 대학도 아니구요.

저야 상관  없다지만,    부모 맘은  아니구요.

제게는 귀하고 아까운 자식입니다 .

 많이 미안하구요,,,,, 

한편 고맙기도 하구요 .

사랑한다 .

사무치게 사랑한다. 아들들아... 미안하다...미안하다....

  하냥없이 젊을 것 같던 남편이 나이가 드나 보네여.

 고생하는 마누라 걱정도 슬슬하고..

 항상 껄끄럽던 어머님과 이바구도 조금은 부드러워졌네요.

 하늘이 낮아라 꺽이지 않던 고집도 가끔은 접기도하구요.

 세상과 타협을 하기로 한건지,

 세상사에 유해지기로 한건지, 수시로 시비가 일던 모든 일들에게도

 관심을 그만 접었던건지,

 눈매가 많이 부드러워졌네요..

  아이들과도 장난에 농담도 많이 늘구요..

  제게도 가끔은 연한미소가 보이네요...

 그 이유가 궁금했던   내가  물어봐도 묵묵부담이던 남편이

  어느 날  술을 한잔 하구와서 그러더군요.

  먼저 잠든 내 머리 뒤통수에 생긴 몇개의 원형탈모  땜통(?)을 보고서

   스트레스로 고생하는  내 맘을 조금이나마 알게되고

  이런저런 생각과 후회를 했나 보데요!

  나도 몰랐던 땜통이 남편을 철들게  했네요..^^

 나이도 들면서 세상사는 지혜를 배우기도 했겠지만,

 조금은 힘든 아내의 모습을 보아주니 고맙기도 하네요..

 너무나  가물어서 산에 나무에 물주고 다닌다는 조경하는 남편 후배의 말이 예사롭지  않은  

 날들이 지나더니,  참 !  이제는 아주 퍼붇는 빗줄기가 원망이 되네요.

 참 적당하기가 이리도 힘드니, 사람의 욕심도 그러지 싶네요.

 집 한채 없이 남의 집 사글세를 전전할때만 해도  전세방 한칸이 그리 그립더니.

 이젠 크진 않더라도 내 집한채 가지고 나니 다른 욕심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생기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

 말타면 견마 잡히고 싶다는 것이 겠죠.

이젠 커가는 아이들 뒷바라지에 우리부부 노후 이런 저런 뒷챙김이 늘어나는 것을 보니

 우리도  나이가 든  중년이네요. 책임은 아직 끝이  보이지 않고, 기운은 예전만 못한

 어정쩡한 나이 말이죠..

 맘은 아직 20대에 머물러 있는 데 몸은 삶에 찌들어 훌쩍 껍데기만 남았네요.

 참 어물쩍 지나간 내 젊은 시절은 삶에 치여 사라져버리니, 가슴이 헛헛하네요.

 친구들과도 멀어지고 추억도 흐려지는 나이가 되니 그림자마저도 나이가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