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몬한글로 공부를 시작해서 매일 저녁 8시에 읽기연습을 나랑 꼬마랑 함께 하는데, 이녀석 15분만 지나면 졸립다고 한다. ㅎㅎ  그래서 한글공부 하기 싫으냐 했더니 재미 없다고 한다.  여섯살이 되었는데도 아직 한글공부 하기에 준비가 안된걸까?  그래서 또, 고민이 된다.  조금 더 있다 시작할걸 아이가 괜한 거부감만 갖게 된는건 아닌가 하고...   몇일 더 지켜보고 결단을 내려야 할 듯.

다섯살 꼬마가 같은반 수지와 결혼을 하겠다고 아무렇지 않게 내게 얘기했다.  이내 웃음이 나왔고, 재밌었다.  울 꼬마가 이런 얘길 나에게 할 수 있을 만큼 컸다고 생각하니 이 또한 기쁘다.  그래서 또, 물었다.  수지한테도 얘길했느냐고 그랬더니, 수지한테도 얘길했고 수지도 '괜찮다'고 했다고 한다.  프러포즈 승낙을 받은셈이다. ㅎㅎ  또, 물었다.  수지는 어디가 가장 이쁘냐고?  그랬더니 답하길 "온 몸이 다 이쁘다"고 대답한다.  이런 꼬마들 눈에도 마음에 드는 친구들이 따로 있는가 보다.  담에 유치원에 갈일이 있을때는 며느리감도 볼 일이 더 생긴거다.  ㅎㅎ 

꼬마 영어 뮤지컬이 있는 날이라 서둘러 일어나서 준비를 했다.  오늘은 뮤지컬이 끝나고 집에 손님이 오기로 되어 있어서 좀 더 부지런을 떨어서 설겆이도 끝내고 간단하게라도 집안정리를 맞춰놓고 유치원을 향해야 했다. 꼬마가 맡은 역은 "fox"다.  상반기 내내 연습했었던지라 여우.피노키오.요정 역할까지 모두 죄다 암기를 했던 터다.  스펀지 같은 아이들인지라, 정확한 해석없이도 모조리 통째로 외우고 있었다.  뮤지컬 시작에 앞서, 분장을 시켜주어야 했고, 또, 여우 옷을 갈아 입혀주어야 했다.  다른 엄마들은 분장을 멋진 여우처럼 잘도 해주었는데, 나는 겨우, 펜슬과 립스틱으로만 분장을 마무리했다.  초보 엄마 티가 여기저기서 묻어나왔다.  하지만, 이런 저런 분주함을 느끼면서 아이 등장을 기다릴때는 설레기까지 했다.  우리 아이뿐 아니라, 또래 모든 아이들이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뮤지컬을 끝마치고 가족사진 찍는 코너까지 마련해주었는데, 우리 가족 사진찍을 차례를 기다리면서 보니, 아이가 하나뿐인 집은 우리집과 또다른 집 한곳 뿐이었다.   죄다 2~3명의 아이들이 부모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데, 우리도 저렇게 풍성한 가족이었음 좋겠다 싶다.  올해 가기전에 예쁜 아이 한명이 더 우리곁으로 와주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