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아시아 3국인 우리 나라와 중국, 일본은 차세대 성장동력을 선정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각국은 정보통신 강국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특히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보상받기 위해 ‘신산업 창조전략’을 수립하는 등 그동안 우리 나라에게 뒤쳐진 IT 분야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 나라도 IT 분야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뒷받침할 “IT839 전략”을 수립하여 대응하고 있으며 이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대응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

 I. 국가발전 성장동력이 왜 필요한가?

인류 발전의 역사를 살펴보면 자급자족의 농경사회와 대량생산 위주의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富(기회)를 축적해 왔다. 이후 정보화 사회를 거치고 지식기반 사회로 들어서면서 또 다른 기회를 잡고자 기업은 물론 국가도 역량을 집중하는 글로벌 경쟁시대로 들어섰다. 지금까지 자국 내에서만 경쟁 상대를 쫓던 기업들이 하나 둘 다국적 기업으로 몸집을 불리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과감한 투자를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과거의 적이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서 동지가 되는 오로지 승자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우리 나라의 간판기업인 삼성과 일본의 SONY를 들 수 있다. 그들은 서로 간에 Win-Win을 위해 S-LCD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삼성은 TFT-LCD를 생산하고 소니는 TV생산을 맡기로 한 것이다. 이처럼 기업은 물론 국가간에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우리 나라의 경우, 지금껏 우리 경제를 떠받쳐 왔던 반도체와 휴대폰이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전체 IT 분야 수출의 절반이 넘는 56.3%(324억 달러)에 이른다.

이것은 곧 일본이 우리를 부러워하며 스스로 ‘잃어버린 10년’이라며 재기를 꿈꾸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는 최고의 기회였고 IT강국으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쾌거였다. 하지만 우리가 방심하는 사이 또 다른 경쟁자인 중국이 우리를 추격하는 단계를 지나 추월하는 단계로까지 탈바꿈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II. 새로운 도전과 기회

지금은 바야흐로 IT분야에서 수많은 낯선 비즈니스 영역이 출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먼저 음성과 데이터의 통합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음성 통화만으로 수익을 창출해왔던 통신사업자들에게는 위기이면서 기회가 되기도 한다. 즉 데이터화된 인터넷 전화 등의 출현이 그것이다. 또한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DMB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 DMB는 크게 지상파 DMB와 위성 DMB로 나눌 수 있으며 이동통신 사업자의 통신망을 통해 단말기(휴대폰, PDA 등)에서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되므로 통신과 방송의 경계마저 모호한 지경에 이른 것이다. 또한 유선과 무선의 통합은 유선 사업자의 한계를 예고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IT와의 접목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고 우리 일상생활에서 가까이 접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 또한 전통의 자동차 산업이 IT와 접목하여 달리는 사무실을 연출하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들 가정을 보다 윤택하게 할 홈 네트워크는 建設과 家電 그리고 IT가 접목되어 삶의 질을 바꿀 주거공간의 혁명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금융과 IT의 접목을 통해 전자금융으로 바뀌고 있고 산업 간의 경쟁 구도도 국가간의 경쟁 구도로 바뀌고 있다.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가 될 미래의 치열한 경쟁에서 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적인 관심과 정책을 소홀히 하면 또 한번 조선말기 쇄국정책에서처럼 쓰디쓴 경험을 되풀이 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IT강국을 선언하고 그에 걸맞는 정책을 펴나가기 위해 IT에 기반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내야 할 것이다. 동아시아 3국인 일본의 ‘신산업 창조전략(<표 1> 참조)’도 눈여겨 들여다보면 IT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중국 또한 한국을 추격하기 위한 전략에서 수년 내 추월하기 위한 전략으로 목표를 바꾼 것을 보아 알 수 있듯이 중국은 정부 관료들부터 이공계 출신으로 포진하여 IT분야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2004년 5월에 발표한 일본의 “신산업 창조전략”은 과거 공산품에서의 영광인 “Made in Japan”이라는 신화를 부활하기 위해 4대 첨단 신산업 분야(연료전지, 로봇, 정보가전, 콘텐츠)와 3대 시장 Needs(건강복지 기기 및 서비스, 환경 에너지 기기 및 서비스, 비즈니스 지원 서비스)를 발표했다.

III.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 개관 및 IT839 전략 수립 배경

 우리 나라에서 추진 중인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을 개괄적으로 살펴보면 <표 2>와 같다.

먼저 과기부에서는 “바이오 신약/장기 산업”을 전담하고 있으며 산자부는 “차세대 반도체,” “디스플레이,” “미래형 자동차,” “차세대 전지,” “지능형 로봇” 등 5개 성장동력을 주관하고 있다. 또한 정통부에서는 “디지털 TV방송,” “차세대 이동통신,” “지능형 홈네트워크,” “디지털 콘텐츠” 등 4개 과제를 주관하고 있다.

그 중 정부의 10대 성장동력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정통부에서 세부 추진 전략으로 내세운 IT839전략의 수립 배경을 살펴보자((그림 1) 참조).

‘IT839전략’을 수립한 배경에는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을 보다 구체적이고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해 전략적 목표 및 방법(How)을 제시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보여진다. 즉, 목표달성을 위해 전략이나 전술이 없이 추진할 경우 발생할 위험 요인을 해소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IT839전략’의 기본 골조는 어떻게 구성되었을까? 우선 IT분야의 먹이사슬을 살펴봄으로써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그림 2) 참조).

IT분야 먹이사슬을 살펴보면 최상위에 표준이 자리잡고 있다. 표준을 보유한 국가나 단체는 그만큼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준을 떠받치는 컨설팅과 서비스, 솔루션 및 SI(개발 및 유지보수) 순으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서 서비스는 하위 유관산업인 솔루션의 발전을 유도하게 될 것이고 S/W 개발 및 유지보수 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IT839전략에서는 가치사슬에 기반을 둔 성장을 도모하고자 하고 있다. 우리가 새로운 먹거리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서비스’ 즉,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고 그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기본적인 ‘인프라’가 필요하게 된다. 즉, 서비스는 자연적으로 인프라의 투자를 유발하게 되고 그 인프라 아래에서 관련된 성장 엔진으로서 부품, 소재 산업이 동반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근간을 두고 있다.

IV. IT839 전략이란?

한마디로 IT산업의 가치사슬에 기반을 둔 8대 신규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3대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유발시키고 그 인프라 위에서 9대 기기산업의 발전을 통해 또 한번 IT강국의 영광을 재현해 보고자 하는 정통부의 야심 찬 계획이다((그림 3) 참조).

1. 8대 서비스

① 휴대인터넷: 휴대폰 요금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이동 중에 인터넷 서비스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2006년 서비스를 목표로 함

☞ 무선인터넷: 휴대전화 즉 이동통신 사업자 망인 CDMA 또는 GSM방식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고가의 요금체계

②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이동 중에 노트북, PDA, 휴대폰으로 TV 방송 수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로 2004년 하반기 수도권을 대상으로 지상파 DMB 서비스를 시작하고 위성 DMB는 전국 서비스를 예상하고 있으며 2006년에는 양방향 서비스 도입 예정

③ 홈 네트워크 서비스: 가정 내 정보가전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격지에서도 조작이 가능하도록 하는 다양한 서비스로 디지털 홈 구축의 기반으로 2004년 50만 가구를 목표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으며 2007년에는 1,000만 가구 보급 계획

④ 텔레매틱스 서비스: 차량에 GPS단말기를 부착하고 멀티미디어 서비스와 교통안내 등 움직이는 사무실을 구현하고자 하는 개념으로 2006년에 이용자 1,000만 명 예상

⑤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활용 서비스: 전자 칩을 이용한 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하여 사물의 정보인식 및 센서 기술을 이용하여 주파수 재분배를 통한 활성화를 위해 2004년 하반기 본격적인 주파수 재분배 작업을 계획하고 있음

⑥ W-CDMA 서비스: SKT와 KTF가 2003년 12월 수도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아직 활성화가 안되고 있으나 단말기 보조금 지급 허용을 통해 관련 산업 발전을 유도하고 있으며 특히 유럽 시장을 겨냥한 관련 산업 활성화가 적극 요구되고 있는 실정임

⑦ 지상파 DTV: 대형화면, 고화질, 입체음향 등 고품질 방송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전송방식(미국식) 확정 후 2005년에 전국망 구축 예정

⑧ 인터넷 전화(VoIP): BcN 기반의 기본정보통신 서비스로 발전시키기 위해 2006년에 400만 명의 이용자를 목표로 하고 있음.

2. 3대 인프라

① 광대역 통합망(BcN): 하나의 망으로 통신, 방송, 인터넷을 통합하여 서비스가 가능한 광대역 통합망으로 현재의 속도(1.5~2Mbps)보다 50배 이상 빠른 50~100Mbps급을 제공하는 것으로 2010년에는 2,000만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음

② U-센서 네트워크(USN): 사물에 전자식별 장치(RFID)와 센서를 부착하여 손쉽게 사물의 고유정보를 인식 가능하도록 하는 것으로 즉시 인터넷에 접속한 후 관련 상세정보 취득이 가능한 서비스로서 본격적용은 2010년에 실생활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음

③ IPv6 도입: IPv4 주소체계의 한계로 인한 향후 USN, 홈네트워킹 서비스를 위해 부족한 주소 확보 방안의 일환으로 2010년에 All IPv6로 전환 예정

☞ IPv4: 이론상 43억 개 주소 중 5~6억 개만 사용 가능하고 우리 나라가 확보한 주소는 3,150만 개 중 3,120만 개를 이미 할당하여 사용 중이므로 겨우 30만 개만 남아 있는 실정으로 2010년 이내에 주소 고갈 사태를 맞게 될 것임.

V. IT839 전략의 성공적인 수행 방안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중 IT 분야의 성장동력 엔진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IT839전략을 수립하였으나 여기에도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IT839 전략이 성공리에 완료될 경우 국민들의 삶에 대한 문화적 변화 양상 즉, 인권과 정보복지에 대해 미치는 영향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심도 있는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하고 있다(열린우리당 유승희의원). 이는 곧 지금의 정보 격차가 미치는 부작용 이상으로 우리 생활 곳곳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부품ㆍ소재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발전 및 육성 대안이 없고 과제 간에 중복성 또한 우려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휴대인터넷(와이브로), WCDMA간의 중복성과 DTV와 DMB간의 상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게다가 IT839전략이 결과에만 너무 집착한 나머지 하부 산업인 소재와 부품산업 육성발전 대책이 미흡한 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이의 성공적이 추진 방안은 (그림 4)와 같다.

먼저 정부에서 도입중인 민간PM제도를 적극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즉 민간 PM에게 기술 개발 권한 외에도 전폭적인 힘과 권한을 실어주어 공직사회에서 불거질 수 있는 일회성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잠재우기 위해 위로는 대통령을 비롯한 전 공직사회가 공감대를 형성하여 일관되고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 부총리급 과학기술부 장관의 총괄 관리도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는 홈 네트워킹을 위한 세부 추진과제로 PLC(Power Line Communication) 기술을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 여겨진다. 홈 네트워킹 분야는 유ㆍ무선을 망라한 최적 대안이 강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3대 인프라처럼 정부주도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WTO 체제 하에서의 견제가 예상되지만 과감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과거 일부 분야에서 정부의 보조금을 활용하여 관련 산업을 육성해 왔듯이 적절한 대응 논리를 개발하여 정부주도로 추진하는 것도 조심스럽게 고려해야 한다.

네 번째로 선정된 과제나 정책이 장기적으로 볼 때 이익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는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선택과 집중의 차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WCDMA의 경우 억지로 민간투자를 요구하지 말고 시장논리에 맡겨두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다섯 번째로 추진 일정을 너무 느긋하게 잡아 경쟁국들에게 시장을 내주지 않도록 적기 추진이 요구된다. 급속한 기술 발전을 뒤따르지 못하면 자칫 IT강국 1위의 자리를 내주고 역으로 우리가 10년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여섯 번째로 IT839전략 중 이웃 일본 및 중국과 일부 중복된 사안에 대해서는 3국이 분업 협력적 체계를 모색함으로서 건전한 경쟁관계를 통해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예로 일본은 부품ㆍ소재 기술에 대한 기획을 전담하고 우리 나라에서 브로드밴드 및 산업화 응용 기술에 대한 시제품을 개발하고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양산체계를 갖추는 것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대안이라 여겨진다. 여기에서 개성공단의 효율적 활용을 통해 중국에 버금가는 생산체계를 확보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