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갔니?

내 돈 10만원.

친구 카드로 대신 결제하고 갚아줄려고 찾은 10만원.

친구가 현금말고 대신 10만원짜리 물건구매하는데 카드결제 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해결하고..

하얀 봉투에 고이 넣어 둔 내 돈 10만원..

지갑도 아니고 봉투안에 넣어 그냥 핸드백에 넣은게 맘에 걸리긴 했는데

어제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오늘 핸드백 안에서 하얀 봉투가 안보인다.

봉투에 발이 달렸나..

10만원아.......어디로 갔니? 응?

그렇지 않아도  살면서 지금까지 사상최대 지출로 만원짜리 한장도 아쉬운데..ㅠㅠ

5만원이라도 돌아오면 안되겠니????

나 오늘 좀 마셨다.....

좀이 아니고 ,.....마니...................................................

후배의 하소연을 들어주기 위해 만난 자리였으나..................

술이 한잔 두잔 석잔 들어가고 보니........................

누구나 살면서 억울한 때가 있지 않은가.....................

그래..............

나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

누구한테도 해끼지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모든 사람에게 잘하며 살았는데.............................

그게 인정받지 못했을 때..............

인정은 커녕 심지어....도리어..........비난받았을 때....

누구나 있지 않았겠는가....

이젠 잊자....................................

억울하고 분하고 화난거..................모두 잊자................

그래야 앞으로를 살 수 있다...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굳이 위안을 삼자면..

휴가대신이라고 생각하자.

낭비벽이 아주 심한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검소한 편도 아닌건 나도 잘 안다.

특히 아직 미혼이라 그런지 화장품과 옷에 지출을 하는 편인데..

많이 사지는 않으나...고가 브랜드를 선호하다 보니 한방에 큰 지출을 한다는 것.

다른 여자들처럼 피부관리실이나 성형에 돈을 들이지는 않으나

기초 화장품만큼은 비싼 수입화장품을 고집하는 편이다.

SK2 제품을 사용하다가 조금 더 저렴한 비오템으로 바꾸었다.

그런데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SK2만 하지 못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다시 SK2로 복귀...

백화점 상품권행사는 내일부터이나 다음주 시간이 안날거 같아서 금일 백화점을 방문했다.

백화점...~!!! 내게는 마약같은 곳.

 SK2 구입은 시작에 불과했다.~~

에센스 하나에 15만원하는 SK2를 기초세트 구성을 위해 3~4가지 구입하다보니

꽤 큰 액수를 지출했다.

또 다른 고가 화장품 매장인 fresh에 들러 아이제품을 사려했다...

원래는 1개만 사려했는데 (아침용/저녁용+신상품 아이필러) 요런 구성으로 세트가 나왔단다.

세트로 써야 효과가 좋다는 점원의 설명을 10분쯤 듣고 있자니..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고민도 잠시..주세요~~@~!! 했다.

이 언니 나의 구매력을 궤뚫었는지..

하긴 sk2제품이 가득든 쇼핑백을 들고 있었으니 추정가능했겠지만..

fresh의 초절정 베스트 상품을 내놓으면서 어차피 사는거 조금 더 사면

10%상품권에 백화점 중식당 코스요리 2인분 식사권이 공짜로 나온다고 나를 꼬신다.

여기 중식당 맛이 꽤 괜찮다...흔들리고 있다..

어느새 나는 카드를 꺼내어 결제하고 있다.

이런 젠장...이게 아닌데..

그런데 이미 나는 자제력을 잃고 있었다.

그래도 여기서 그냥 백화점을 나가야 했다.

그러나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어느새 나의 발길은 여성복 매장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로 향하고 있었다.

앗!!! DKNY 다~~~~~~

여기 옷 내가 좋아한다. DKNY가 입점을 했더란 말이다.ㅠㅠ

그냥 보고만 지나가야지..하고 마음먹었으나

디피된 원피스에 난 그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딱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네..

상반신에 노출이 좀 있는 원피스라 가려줄 적당한 가디건까지 골라놓고 보니...

이건 ....왠지 입어줘야 할 거 같은 강박관념이 마구 생기는 거다~~~~

어차피 구입하면

몇 해는 예쁘게 잘 입을거고

또 매달 옷사는 것도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하는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맞아...너 휴가도 안갔잖아.

호텔패키지 해외여행 다녀왔다고 생각하면 되잖아.~~~

그런가.............? 정말...그런것도 같고...

백화점을 나서는 나의 손에는 커다란 쇼핑백이 들려있었다.

남들 한 달 월급을 단 1시간만에 써버리고..

주문처럼 휴가대신...휴가대신...이라고 중얼거린다..

9월 가계부는 비공개다..ㅠㅠ

아차~~하는 순간에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직원 전용주차장은 지하 4층에 있으면서 달팽이처럼 하염없이 좁고 구불구불 돌아가야한다.

그래서 늘 조심했는데...

샌들에서 발이 살짝 미끄러지는 거 같아

발을 더 샌들안으로 집어넣으려고 하는 순간 ...

브레이크에서 발이 떨어지고 구부러진 벽에 가서 받아버렸다.

주차 후 확인해보니..

제대로 너덜너덜 해졌네...

 에휴~~~ 보험처리로 전체도색 한 지 4개월밖에 안됬는데...

마음 상한다.....

잠이 오지 않아서 오늘도 이렇게 인터넷을 서성이며 시간을 보낸다.

알코올 생각이 간절하지만..조금 마셔주면 기분좋게 잘 것도 같은데.

남들은 거창한 목표들도 잘 세우던데

내 8월의 목표는 혼자 마시는 술 금지다.

밥도 술로 대신하고 간식도 술로 대신하고 집에 있는 날은 점심부터 하루종일 술만 마시는 거 같아서 목표로 정했다.

삶이 너무 황폐해지는 거 같아서 ..

술을 즐기는게 아니라 이젠 의존이 되어가는 거 같아서 ..

31일후,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건강한 상태로

목표 달성 축하주를 마시길 기대하며 ㅡ.ㅡ

p.s...아 이런 젠장..지금 시간 새벽 3시 5분!!

잠이 안와~잠이 안와~~그래도 마셔선 안되..아 고문이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