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투자는 석유 광물 등 에너지 자원과 이와 연관된 대형 플랜트 수출에 맞춰져 있어 해외 자원 확보 차원에서도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9월 말께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카자흐스탄 방문이 이뤄지면 이들 국가와 투자 협력이 봇물 터지듯 진행될 것으로 기대돼 재계는 사전 준비에 여념이 없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상사 삼성물산 현대자동차 등 민간 기업은 물론 석유공사 등 정부 산하 기관들도 대거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러시아의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에서 27억달러 규모 플랜트 사업을 수주한 LG상사 는 석유화학 공장 설립을 놓고 사업계획을 수립중이다.

삼성물산은 러시아 정유공 장 프로젝트 사업을 놓고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이 같은 투자 기회가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과 함께 더욱 커질 것으 로 보고 대거 러시아행을 준비중이다.

강신호 전경련 회장,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은 물론 주요 기업 최고 경영자(CEO)들도 출장준비를 하고 있다.

재계는 이번 기회에 26억달러 규모 e러시아 프로젝트, 카자흐스탄 정부청사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 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떤 프로젝트 진행되나＝LG상사가 러시아의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에서 27억달 러 규모에 달하는 정유공장 및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

LG상사는 타타르스탄 국영석유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1차적으로 17억달러 규모 정유공장을 설립키로 최종 합의하고 오는 9월 노무현 대통령 러시아 방문 때 정식 계약서를 체결하기로 했다.

하루 15만배럴 정제 규모 정유공장 건설을 LG건설이 담당하고 LG상사는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생산제품의 판매를 맡게 된다.

LG상사는 또 10억달러 규모 석유화학 공장 설립사업에 대해 타타르스탄 국영석유회 사와 MOU를 체결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LG상사는 이번 프로젝트 사업에 약 5000만달러를 지분투자했으며 한국수출입은행과 타타르스탄 정부로부터 추가 투자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올해 초 러시아 지사를 설립하는 등 러시아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해온 LG상사는 이번 수주로 러시아 시장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에 미개척 시장이던 러시아와의 공동 프로젝트라는 점 에서 의미가 크다" 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하바로프스크 정유공장 개보수 프로젝트 사업을 놓고 러시아측과 MOU를 이번에 체결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사업 규모와 후속 계획은 추후 협의할 예정이다 . 이와 관련해 한ㆍ러 경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우택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이 이 번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전후해 한ㆍ러 경제협력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부품 계약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하 지 않았다.

석유공사도 SK(주) 등 민간 기업들과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러시아 국영 석 유회사와 협력하기 위한 MOU 체결을 추진중이다.

동시베리아와 사할린 등에 무궁무진하게 묻혀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석유 광물 등의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광업진흥공사는 석유는 물론 금 우라늄 등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카자스흐 탄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석유 광물 등 에너지 협력 확대와 함께 러시아가 전자정부 구현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e러시아 프로젝트에도 한국 기업이 참여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진행 중이다.

무려 26억달러가 투입될 이 프로젝트에 삼성전자 삼성SDS 등을 포함해 국 내 기업 다수가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카자흐스탄의 새 정부 청사 건설에 한국 건설업체의 참여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한국 건설업체는 대우건설이 유일하지만 수주 기회가 적지 않은 만큼 다른 건설업체의 참여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 우주항공부문 적극협력＝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때 논의하게 될 한ㆍ러 과학기술분야 협력을 위한 의제는 우주항공기술에 대한 협력문제가 주를 이룬다.

정부는 우선 가서명 상태인 `한ㆍ러 우주기술협력 협정` 에 정식 서명해 양국간 우 주항공기술 협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가서명 상태인 위성 발사체 기술 개발을 위한 계약서에 대해서도 정식 서명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은 우주개발 중ㆍ장기 기본계획에 따라 2005년 국내에서 소형 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할 계획이며 발사체 개발을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정부는 약 2억1000만달러를 투입해 러시아의 위성 발사체 기술을 도입해 개발한다 는 방침이다.

한국 우주인 육성 문제도 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 는 복안이다.

정부는 2007년까지 한국 우주인을 만들어 우주여행을 시킨다는 계획이다.

<윤경호 기자 / 황형규 기자 / 손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