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내가 처음 건대에 발을 디뎠을 때..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서먹한 분위기의 학과 아이들 사이에서..

모두들 3355 모여 나가는 사이 유진이가 먼저 친구를 만들고(이건 의외였다)

교실에 남아 있던 몇 몇 우리..

수정이 현경이 유진이 나 ..

수정이와 유진이는 제법 잘 맞고 어울리고..

나와 성향이며 개성이며 생각까지도 다른 유진이 옆에 어거지로 붙어있으려 했던

지난 1년간의 관계와 달리

무척이나 편안해보이며 잘 어울렸던 두 사람..

나중이 되어서도 참 좋아보이는 사이로 오래 오래 친구가 되었다.

동방..

지금 집에 기타가 있지만

그 때처럼 소리질러 노래 부르지도 못하고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은 기타를 오른손으로 힘 가득 중 칠 수도 없다.

누가 부르자고 하지 않아도 한 사람이 기타를 손에 쥐고 두둥거리기 시작하면

어느새 죽순가를 중심으로 사람이 모여들었다.

달바라기, 더욱더사랑해, 사랑하는 그대에게, 광야에서, 솔아솔아푸르른솔아....

쉬운코드 높은 음정..

봄햇살...

동방 작은 창으로 보이는 일감호와 기숙사.

상허박사의 묘지. 묘지를 둘러싼 둥근 언덕..

그 위에 벚나무.. 사사락 꽃잎 떨어지고, 해가 지면서 호숫가 위로 은행나무들이 비쳐보일즈음

언덕 위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책을 보던 수정이..

그 자유로움과 평화로움.

글을 쓰는 동안도 두근거린다. 그런 꿈같은 때도 있었구나.  

수업 끝나면 당연히 갔던 식당과 동방이 딸려있는 학생회관.

오늘은 현경이를 만나러 간다.

그래서 더 생각이 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