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코의 "변신"이라는 책을 읽었다.

항상 소심하고 유약한, 그러나 성실한 나루세 준이치 -

세상을 믿지 못하고 나태함에 분노하고 자신에게 분노하는 교고쿠 슌스케 -

이 전혀 다른 두명이 공유하는 하나의 이야기이다.

<나란 무엇인가.. 남의 장기를 이식 받거나 수혈을 받는다고 내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나?

그럼 뇌는 어떨까? 내가 바뀐다면.. 그 사람은 수술하기 전의 사람일까, 아니면 뇌를 기증한

사람일까? 기억상실증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 사람은 분명 변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기억이

없다. 자신의 친구, 가족, 사랑하는 연인도 기억하지 못하고 때론 자신조차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취향도 바뀔 수 있겠지. 그럼 그사람은 예전의 내가 아니게 되는 것인가?

다른 사람인가?? >

나를 나이게 하는 것, 그것은 믿음이다. 지금의 내가 자율의지에 움직이고 있다는 믿음.

지금 이순간 내가 주인이라는 근거없는 믿음이야 말로 나를 나이게 하는 바탕이다.

근원적인 믿음과 존재.

나라는 존재가 세포들의 유기적인 활동의 소산물이라는 것을 나는 인정할 수 없다.

어제부터 내린 비가 결국엔 마지막 남은 열기마저 식혀버렸다.

오늘은 예전에 다친 무릎이 쑤신다.

아직 20대인데 이놈의 무릎은 벌써부터 비온다고 투덜거린다.

대학교 1학년때 MT 가서 오른쪽 무릎을 다쳐서

1년간 물리치료를 받았다.

십자인대와 연골판 파열, 처음엔 걷지도 못했는데...

그때도 지금도 다친 것에 마음 두지 않는다.

이렇게 비오는 날 무릎이 쑤셔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다만.......

내가 다쳤을 때 내 곁에 있었던 한사람이 생각날 뿐이다.

그때는 아련한 아픔으로,

지금은 내 가장 소중한 친구인 그 사람..

비만 오면 이놈의 무릎은 그 사람이 보고 싶다고 칭얼댄다.

평소보다 서두른 아침- 날씨가 쌀쌀하다.

이제 곧 겨울이구나.

내 겨울은 언제나 회색,

아침 햇살과 회색빛이 어우러져 묘한 느낌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빛무리 속에서 혼자 서있다.

회색 도시에서 혼자 점멸하는 빨간 불빛..

날씨가 쌀쌀하다 이제 곧 겨울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