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을 잃어버렸습니다.

아파트 단지내에서 잃어버린것이 분명한데, 연락이 없네요.

생활비 쓸려고 현금으로 십만원도 찾아 놓았었는데, 에효~

신분증이라도 돌아왔음 좋겠는데..

며칠전부터 자전거 사달라는 혁이의 부탁을 외면했었는데, 잃어버린 현금이 못내 아쉽네요.

혁이한테 좋은 자전거를 사줄수 있을텐데..

속상하네요.

오늘은 혁이 등원버스시간보다 20분 일찍 나갔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되는 날은 일찍나가서 아파트 단지를 뛰어놀다가 보냅니다.

아이에게도 아침을 상쾌히 맞을수 있고, 저 또한 혁이랑 같이 조금이라도 운동할수 있는 기회니깐요..

아파트 주차장에서 뛰어놀고 있는데,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울면서 가더라구요.

얼핏 실내화 가방을 보니 초등 1학년 입학한 아이이더라구요.

왜 우냐고 했더니, 엄마랑 통화하다가 전화기가 고장나서 그냥 끊겼다고 하네요.

엄마는 어디있냐고 물으니 회사가셨다고..

아이의 눈은 불안한 마음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더라구요.

엄마는 일찍 출근하느라 이제 초등학교 들어가서 모든것이 낯설고 서투른 아이의 등원을 지켜보지 못하는것 같았습니다.

핸드폰 빌려주며 엄마한테 전화해보겠냐고 물으니 전화하더라구요.

별 내용도 없지만, 엄마랑 전화통화하고 나니 아이의 불안한 기색이 진정되더라구요.

오지랖이 넓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불안한 아이를 보니 남의 일 같지가 않았습니다.

혹시나 모르는 핸드폰으로 아들의 전화를 받은 엄마도 불안해 할까봐,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사람인데, 아이가 울고 있길래 전화 연결시켜줬다고 자세히 설명해줬어요.

얼굴도 모르는 아이의 엄마지만, 전화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직장맘의 한숨을 들었습니다.

아이 괜찮으니, 이제 학교 가라고 하겠다고 하니, 정말 감사하다는 말로 짧은 통화를 마쳤습니다.

아이를 돌아보니, 그제서야 옷입은 모양이 눈에 들어오네요.

자켓을 입고 가방을 메었는데, 가방사이에 옷이 끼어서 불편해하는 모습.

옷을 만져주고 학교 잘 다녀오라고 아이를 보냈습니다.

아이의 뒷모습에서 혁이의 모습을 보게되니, 가슴 한구석이 씁씁하네요.

올 가을부터 다시 직장을 다녀야 하는데, 실망하는 아이의 모습에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모든 직장맘의 아이들이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유독 혁이는 엄마가 회사 다니는걸 싫어하네요. 

엄마가 회사 다니지 않아서 행복하다고 매번 이야기하는 혁이를 생각하니, 오늘 아침을 우울하네요.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직장맘들이 읽으시면 가슴아프시겠네요.

어디까지나 제의 지금 마을 상태라는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전업주부 하는데, 왤케 바쁜지 모르겠어요.

아침에 혁이 보내고 2번은 독서지도사 공부하러 가고, 2번은 요가 하러가고,

하루는 도서관 가면 일주일이 후다닥 지나가네요.

그 수업 끝나면 부랴부랴 집으로 와서 신랑 아침 겸 점심 챙기고, 도시락도 싸줘야 하고...

신랑 오후 3시에 출근하고 나면 바로 혁이랑 언니 아들이 원에서 하원한답니다.

간식챙기고, 저녁하고....헥헥헥

시장도 *플러스 인터넷 장보기 한답니다.

매번 신랑 도시락 반찬을 3가지씩을 준비해서 보내는데,

요즘 식비도 만만치 않기도 하거니와 귀찮기도 해서 아무거나 대충 준비해서 보냈지요.

특히 기름진 음식을 좋아라 하는 신랑하게 풀때기 음식은 정말 최악의 반찬이겠죠...

어쩔수 있겠습니까?

맞벌이에서 외벌이 하면 그만큼 씀씀이를 줄여야 하는데, 뭐 딱히 줄인데라곤 식비뿐이 더 있나요.

오늘은 장조림 캔 하나 반찬통에 옮겨 담고, 도시락 김 하나랑, 김치 이렇게 싸줬더니,

대뜸 "이제 나 귀찮아??" 이러네요..

부실한 도시락 반찬에 서운했나봐요.

사실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점심은 회사에서  해결하고,

저녁에 칼퇴근하는 그런 직장의 신랑이 그립기도 하네요.

다들 뭐해 드시고 사시나요?

내일은 도시락 반찬만 정리해둔 요리책 있음 한권 구매해야겠네요.

더 삐지면 큰일이니깐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