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오전에 온가족이 일상 호수공원을 다녀 왔습니다.

하늘은 맑고 볕이 따사로웠지만 바람은 쌀쌀한 편이더군요.

1시간 가량 인라인을 타고 왔는데 시설이 훌륭하더군요. 집에서 가까우면

매일 나가고 싶을정도로 공원시설이 맘에 들던데요. ^^*

저녁에 안사람이 오랜만에 찬바람 맞으며 근육을 써서 그런지 삭신(?)이 쑤신다고

엄살을 부립니다. 저의 특기인 안마를 받고 싶었던 게지요? ㅠㅠ

아빠 : 얼렁 와서 누워봥

엄마 : (못이기는 척) 살살해야 돼. 진짜 아프단 말야.

대학자취 시절 같은방을 썼던 선배에게 배운 안마가 제겐 인생에 참 유용하게 쓰였던것

같습니다. 군대시절 제 안마 안받으면 잠이 안온다고 하소연 하던 고참들이 꽤 있었거든요.

아바이,엄니 컨디션 안좋으시면 제가 도맡아 안마해드리기도 하구요.

안마 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시원한지는 모르겠으나 해주는 입장은 고역입니다.

제대로 안마를 배워서 그런지 한번하면 30분정도 걸립니다. 그선배왈

"안마는 나의 내공을 남에게 주는 과정이다" 라고 역설 할만큼 정성을 다해 해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 했지요. ㅠㅠ

뭐 하도 아프다고 낑낑 거려서 제대로는 몬해줬지만 그런대로 몸이 풀렸는지

지금 마님은 골아 떨어져서 자고 있네요. ^^*

........................................................................................................................................

[회상]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고나서 생각나는 친구한명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때 저의 짝궁 태원이 애기를 해볼까합니다.

입학첫날 제옆자리엔 저보단 머리하나 더 커보이는 친구가 앉아 있었지요.

반에서 키가 젤 크단 이유로 당당히 반장에 선출되었고 권력의 핵심 옆에 있었던

저야 아주 학교생활이 즐거웠답니다. 2학년때도 한반이 되어 태원이는 선도부 부장

으로 저는 선도부 차장을 맡아서 아침에 하급생 인사 받으며 두발검사,복장검사를

하며 우쭐했던 철없던 시절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태원이는 학교를 늦게 들어 와서 저보다 3살이 많았습니다. 의젓하고 공부도 무척

잘했지요. 궁민학교 5학년때 구구단을 겨우 외웠던 저에겐 과외교사요,

의지 할수 있는 친형같은 존재였습니다. 청주 교외에서 태원이 아버지가 목장을

하셨는데 가끔 목장에서 직접 짠 우유를 가져와서 저랑 나눠 마시기도 했는데

그 진한 맛을 아직도 몬 잊겠습니다.

제가 대학을 입학하고 그간 연락을 몬했던 태원이를 꼭 한번 보고 싶어 수소문을

한끝에 연락이 닿아서 시내에서 만났습니다.

키는 저보다 작아졌고 재수를 준비중 이라며 빡빡 머리를 깍은것도 모자라 눈썹까지

면도를 해서 바라보기 안타까운 모습으로 제앞에 나섰습니다.

계모에게 어릴적부터 상처받아온 마음에 입시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기도

까지 했다고 본인의 이야기를 소설처럼 풀어 내더군요. 저는 들어주는것 외에

태원이에게 도움이 못되는 제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데요. ㅠㅠ

영화관에서 영화 한편 같이보고 저녁식사까지 한다음 내년엔 꼭 대학합격 하라고

건강하라고 서로 덕담을 나누며 헤어진 것이 마지막이었네요.

" 태원아~! 요즘 니가 무척 생각난다. 잘지내는겨?? "

....................................................................................................[2004.2.26]

[일상]

승미(5세)가 요즘 여우짓을 하는데 아무래도 지 언니(7세)는 이겨내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오늘 낮에 에피소드입니다.

승연 : 야~! 니 공책 구경좀 하자.

승미 : 안돼~! 꾸겨진단 말이야~!!!

(언니인 승연이는 승미가 뭐라 뭐라해도 기어이 공책을 빼앗아 봅니다.)

승미 : 언니 나뻐~! 공책 안주믄 "나쁜새끼"라고 할거다.

아빠 : 두놈다 일루와~!

(두놈다 벽보고 손들기 시킨 다음에 엄마한티 자초지종을 애기 해줬습니다.)

엄마 : 승미~!!! 너 언니한테 그럼면 돼~? 안돼? "언니 미안해~" 사과혀

승미 : (쭈뼛뿌뼛) " 언니 미안해~ "

승연 : ..............................

승미 : 바보~ 그럴땐 "괜챦어" 그래야 하는거야.

(꽈당~!)

오후 늦게 아내와 함께 인라인을 타고 왔습니다. 오늘은 바람이 차게 부는고로

오래는 몬타겠던걸요. 그래두 꾸준히 타주는게 리듬상 좋을듯해서 시간만 나면

열심히 다볼려고 합니다. 아내는 낮에 회사동기 와이프들과 만나서 GirlTalk을 한 모냥입니다.

아줌마들 수다야 뭐 누가 얼마에 집을 샀다드라.. 애들 유치원은 어디가 좋다드라 등등

무한한 애기거리가 있는가 봅니다. 제 뒤통수도 간지러웠던 걸 보면 아마 제애기도

빠지지 않았겠지요. ^^*

..................................................................................................................................

[회상]

초등학교 1학년때 서울에서 청주로 전학을 갔습니다.

친한 친구들과 헤어져 타지로 이사오다 보니 그곳 아이들 텃세가 이만저만 아니였습니다.

요즘 아이들도 만만치 않지만 그당시 저도 입이 걸(?)은 편이었지요. ^^*

저희집은 바로 학교정문과 150미터 밖에 안떨어진 단층 슬라브집이였어요.

원래 젤 가까운곳에 사는 아이가 지각을 밥먹듯이 하듯 저도 예외는 아니였습니다.

하교길에 젤 먼저 집에 돌아와서 하는일은 슬라브 지붕에 올라가 하교하는 아이(형?)들에게

"욕하기" + "돌팔매질" 이였습니다. "거기 개XX들아~!!" , "씨.......XX~!!"

욕을하면 뭔가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고 안하면 뭔가 그날 할일을 안하고 넘어가는듯한 기분이

였던거로 기억 됩니다.  악을 써가며 욕을 실컷 해댄 어느 다음날 느지막히 출근(?)하는데

뒤에서 키 큰 형아 한명이 제 어깨를 가만히 잡는 것이었습니다.

큰형 : 너 어제 욕하던 아이 구나?

아빠 : (바짝 쫄아서)................(도망가면 잡힐것 같은데 에구 몇대나 맞을려나 ㅠㅠ)

큰형은 절 혼내지도 때리지 않았습니다. 담부턴 그러지 말라고 머리 한번 쓰다듬고 가더군요.

어린마음에 감동을 받아서일까요?

그 이후로 성인이 된 지금까지 F-word(욕?)는  한번도 한적이 없습니다.

그형 얼굴은 전혀 기억에 없지만 제 못된 버릇을 말한마디로 고쳐준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2004.2.25]

[일상]

저는 회사직급 분류상 별정직으로 되어 있습니다. 해외 출장파견 업무가 대부분입니다.

일이 있으면 회사에서 부르고 그 스케줄대로 일해주면 되는것이지요.

그흔한 직급도 없습니다. ㅠㅠ 굳이 뭐 연수를 따져보면 과장급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별정직이 좋은 이유는 일의 유무로 쉬는 날이 정해지기

때문에 평일에 집에서 쉬는 날이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요일,공휴일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대략보니 한달30일기준 10일은 쉬는 군요.

그러다보니 제가 사는 아파트 동네 아줌마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게 됩니다.

"저집 아저씨 젊은 나이에 벌써 명퇴했구나..." 뭐 그런 눈빛 인듯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씩씩 하게 인라인 가방 메고 아파트 단지를 씽씽 타고 다닙니다. ^^*

오전엔 큰놈 승연이 유치원 졸업식에 참석했습니다.

졸업하는 아이들 수에 3배가 넘는 학부형이 몰려서 좁은 강당이 미어지고 있더군요.

승연이는 어린이집 1년을 포함해서 유치원 3년해서 취학전에 4년이나 다녔으니

3월 초등학교 입학해도 걱정이 안됍니다. 졸업식 내내 졸업반 담임 선생님이 눈물을

머금고 계시더군요. 선생님은 올해를 끝으로 그만두시고 못다하신 대학원 공부를

계속 하신다고 하네요. 그래서 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어른거리시는 모양입니다.

아이들에게 당부하는 글을 낭독하실때는 한동안 말씀을 이어가지 못하시고 흐느끼셔서

장내가 잠시 숙연해 지기도 했습니다. 졸업생중에 예민한 여자 어린이는 선생님과

이제 헤어진다고 하니까 통곡을 하고 울어서 빙그래 웃음이 나오면서도 안타까운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수 있었습니다.  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온가족이 모여 짜장면을

시켜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짜장면 먹으니 넘 맛있는것 있지요. ^^*

소화겸 아이들 데리고 공원 가서 아이들은 씽씽이 타라고 고삐 풀어주고

1시간 반가량 인라인 트렉을 돌았습니다. 짜장면을 짜게 먹었는지 운동하면서 갈증이 났는지

운동하면서 1리터 넘게 물을 마셨네요.  날도 온화하고 정말로 인라인의 계절이

돌아온것 같아 반가울 따름입니다. 낼은 또 런던출장 업무군요. 출장비 좀 아끼려면

늘 그래왔듯이 라면에 햇반좀 챙겨 놔야 겠습니다.

...............................................................................................................................

[회상]

승연이 졸업식때 아이들을 보니 또 옛날 생각납니다.

저희 엄니는 저를 유치원 함 넣어 보시겠다고 신림동.봉천동 헤메시다가 수녀님들이

운영하시는 어린이집에 데리고 가셨답니다. 전 전혀 기억이 없는데 엄니가 결국은 포기

하셨다네요. 첫날 델꾸 가서 놓구 다른일 보시느라 나가실라는데 제가 뒹굴며 자해수준

까지 껄덕거렸답니다. ㅠㅠ

당시 아바이는 회사를 다니셨고 엄니는 세탁소를 부업으로 운영하셨어요.

워낙 서울 변방이라(난곡으로 기억됨) 넉넉하진 못해도 중산층으론 살았던것 같습니다.

T자형 골목에 왼쪽 코너가 저희집,옆집은 무당집, 앞집이 짜장면집,앞에 옆집은 구멍가계....

뭐 이렇게 화려하진 않으나 있을건 다있는 70년대초 서울풍경 이었습니다.

이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건 제가 골목대장 이였기두 합니다.

매일 굿한다고 저희 엄니와는 사이가 별루 였지만 그집아들 오줌싸게 세광이, 구멍가계

석우, 짜장면집 딸 영희.. 이렇게 또래 였던 아이들과 산으로 들로 인민군,국군으로 나눠서

전쟁놀이에 하루해가 지나던 옛일이 아직 까지 생생합니다. 그눔들 어디서 뭐하나 몰겠습니다.

그당시 찍은 사진중에(흑백) 남아 있는것이 거의 없는데 딱 한장 남아 있더군요.

벽돌공장 모래더미 근처에서 낙서하고 있는걸 아바이가 몰래 찍어 놓셨던것 같습니다.

저희부모님 다 좋으신데 왜 사진을 안 남겨 놓으셨나 몰라요. 저희 아이들만 해도 벌써 앨범이

서너권 하고도 차고 넘쳐서 서랍만 열면 사진이 차있거든요. ^^*

그나마 남아 있는 사진 한장도 제가 하필 응.가.하고 있는걸 찍으신것은 무슨 심뽀이셨을까... ㅠㅠ

.........................................................................................................................2004.2.20

PS: 돌아오는 화요일 저녁에 인사 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