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척 하지만 여기생활은 무척이나 외롭다.

조금있으면 벽보면서 대화하는 경지에 이를것같다.

오늘은 하루종일 편지를 쓰고 지난 1년간의 일기장을 뒤적거렸다. 똘아이같다.

지금 잠깐의 시간이지만 고독을 느끼고, 나를 뒤돌아본다. 자아를 찾는 시간을 가진다.

독립한답시고 고시원 등록까지 해놓고 하루 버티고 집에 들어온기억이 난다.

울고불고 땡깡피워서 23만원중 15만원 돌려받아 나오면서 아직 홀로서기엔 나 자신이 아주 많이 어리다는걸 느꼇다. 새벽5시에 눈물 뚝뚝흘려가며 먹던 사발면을 잊지못한다.

비단 지금 이 우울한 기분이 지난학기 학점이 지랄같아서 평점이 확 떨어진것 때문만은 아니다. 교수님께 이의신청도 한번 못해보고 성적조정기간이 지나가서만은 아닐터... 한달새 체중이 2kg넘게 늘어서는 더더욱 아니다. 여긴 너무 조용하다.

이게 뒤늦게 배워가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하기엔 나 자신이 너무 안타깝다.

일요일이 이렇게 지나간다. 이가 시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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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통에 여러가지 비스킷이 가득 들어있고
거기엔 좋아하는 것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게 있잖아?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걸 자꾸 먹어버리면 그다음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게 되거든.

난 괴로운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 지금 이걸
겪어 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통이라고"

"음 하나의 인생철학이군"

"하지만 정말이라구 난 경험으로 그걸 배웠거든"
하고 미도리는 말했다.

<상실의 시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