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들을 위해 돼지를 잡다.

증자의 아내가 시장에 갔다.

어린 아들이 따라오며 울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였다.

"집으로 돌아가라. 집에 가면 돼지를 잡아 삶아 줄 테니."

아내가 장에서 돌아와 보니, 증자는 돼지를 잡고 있었다.

아내는 그 것을 말리며 말하였다.

"애를 달래기 위해서 한 마디 해보았을 뿐인데....."

증자는 말하였다.

"어린 아이에게는, 특히 실없는 말을 해서는 안 되오.

아이들은 무지하여 부모에게 배우려고 하는 것이오.

그런데 당신이 어린 아이를 속인다고 하면,

아이에게 사기를 가르치는 것이 되오.

모친이 아이를 속이고,

그래서 아이가 모친을 믿지 않게 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교육을 시키겠소?"

그리하여 돼지를 잡아 삶았다.

한비(韓非)는 흔히 동양의 ‘마키아벨리’라 불린다.

이는, 근대 지향적 통치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심리조작(권모술수)을

학문적으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두 사상가는 통치 공학적 차원의 냉철한 인간 이해와

심층적 분석을 통해 현실 추동적 정치철학을 전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비는 스승인 순자(荀子)의 유물론적인 세계관을 토대로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利) 지향적인 동물로 파악한다.

따라서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이해가 서로 엇갈려 모순 대립관계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사랑과 미움 때문에 일어나는 반목(反目)과 구별되며,

어디까지 공리적인 치밀한 계산에 의해 전개되는 투쟁 상태라는 것이다.

[자료출처 "새로운삶 인생사랑" '韓非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