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맑게 깨우는 영혼의 이슬

신비로 가려진 진실의 이끼바위

이름모를 고운 산꽃

청록색 싱싱한 여름 육체

볕으로 부터는 자유로운 나무그늘

녹음 안으로 그윽한 생명의 향기

산이 뿜어내는 자연의 기운

땅에서 전달되는 대지의 생기

하늘 가까이 걸을수록 차오르는 야성의 힘

온몸 가득 팽창된 임계점으로 가는 호흡

침묵과 동질의 공간처럼 섞여가는 시간에

들려온 청아한 작은 새울음

여름산을 향하여 가는 흐름 속에서

대양의 푸른눈은 명료하다.......

기이인 촉수의 다리

수족관 유리에 붙은 동그란 빨판이 커졌다.

둥그스레한 머리로

숨을 쉬는 풍선의 호흡

부풀었다 졸았다 ...

여덟개의 다리가

생각의 길 정리해 나서면

물에서 걷는다는 것은

오히려

발레리나 발모음

출수공으로

숨몰아 내쉬며 전진...

덩치 큰 적을 만나면

시커먼 먹물 후욱~ 뿜고

나잡아 봐라!! 쑈웅~~

바른 자세로

서볼 수 없는 체형이라

맵씨 어떤지  알 수 없지만

새우야! 가재야!

사랑한다~~~  쩌어~업~~~

꼭 아줌마는 내눈에 보이는 이미지로 보아선 배구선수 같았다.

굵은 퍼머머리를 쑛으로 목위 깡총하게 올린 모습이었고

둥그런 턱선과  앏으스름한 몽골리안 눈매로

가느다란 실주름 잡히는 웃음 흘리며 펑퍼짐한 몸을 흔들며 다가와

쟁반에 담아온 춘천 닭갈비를 커다란 원형 팬위에 쏟아 놓았다.

춘천에는 명물이 몇개 있는데

맛의 일미는 닭갈비요,

두번째는 배 주름에 땀끼가 배일 때 션한 막국수 가락을 이사이로 후루룩

지나가게 하는 것이요,

세번째로는 잔잔한 호수 풍광이 문득 그대의 가슴을 사춘기 소년소녀처럼

아릿하게 어지름증을 일으킬 때

젊은 형아 이외수님이 털털하게 나타나면

서정의 춘천 기차역에 도착하였으므로

춘천이 준비한 낭만의 길을 한 바퀴 다녀가는 것이다.

수줍게 피어나는 연분홍 진달래는

이 화창한 용화산 초봄에 무었이 부끄러워 아직 고개 들지 못하였는지 그 자취 찾을 수 없는

사월초입 아쉬움의 산철..

용화산 바위는 장가갈 준비가 아직은 안된 총각 같았다.

봄향이 충분하게 온기의 바람으로 불지 않으셨으니

고혹적으로 피어나는 진달래 아가씨 어찌 분홍꽃 교태 부릴 수 있으랴?....

그러하기에  열어젖힌 바위총각 가슴에는 구릿빛 번들거리는 땀 나지 않았으니

무쇠같은 팔뚝에 힘줄 솟는 힘만 기르고 있는 듯 했다....

봄이 오면 산에서는 진달래 처녀와 바위총각이 연분 나눌 준비로 훈훈해지기 때문에

산을 친구삼아 세월을 거니는 우리는 더욱

빠알갛게 색단장 한 채 두툼한 무쇠 철판에 떡과 고구마 야채 거느리고

행차하신 춘천 닭갈비와 쐬주 연분을 나누고 싶어 했다...

한잔의 술에 다정해져버린 당신

고추빛 추억은 지글거리며 익어가고, 매콤한 향과 더불어

산위에서 같이 마신 막걸리에 이어,  철쭉 꽃술같았던 '진한 춘정' 마음소리는

니나노 소리보다 높았다....

용화산 바위총각님.

사월의 봄이 더욱 깊어지면 진달래 꽃처녀와 불타는 사랑 마음껏 하시게나....

윗 마을 철쭉꽃 아낙이 살짝 눈웃음 치거든

그 사랑도 받아 주어도 좋을 것이네...ㅎㅎ

그리고 활활 타오르는 철쭉아낙 사랑이 춘천 거리에 까지 내려 온다면

우리 산친구들은

알싸한 고추장 내음 맡으며

춘천 닭갈비에 또 다시 쐬주를 마시고 있을 터이니

그대는 한 철 넘어가도록 춘몽을 꾸시고

흰 비늘 산 벗꽃잎 별빛처럼 날리 더라도

오랬동안 일어나지 마시게나.....

그냥 있는 것 만으로

어느날은 눈물이 흐른다.

아무것을 안 한건가?

무슨 생각을 한 것인가?..

내 앞에 너를 그냥 바라본다는 것이

혹시나 눈물 나게한 것 아닌지?...

보통은 생각으로 만나는 나 이외에게

생각의 그림인데 녹진한 촉감 느끼는 듯 모두를 대했다...

하지만 생각의 수면위로 금빛 태양이 떠오르면

수평선아래 검푸른 밤은 사라져 가고

생각의 그물 또한 한올 실로 끊어지며

물고기는 원래의 자유로운 생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