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태릉선수촌 오륜관, 하나은행과 연습경기를 하고 있던 남자 핸드볼대표팀에서 한 눈에 들어오는 선수는 단연 윤경신(35, 두산)이었다.

203cm의 신장을 가진 윤경신은 골키퍼를 제외하고 6명이 뛰는 핸드볼 경기서 큰 키와 긴 팔로 후배들 앞에서 본보기를 보여주며 슛을 넣고 있었다.

반대로 말하면 윤경신만큼 신체 조건이 좋은 선수가 한국에서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대표팀을 책임지던 그가 어느덧 35살이 되고 4번째 올림픽이자 생애 마지막 올림픽에 도전한다. 동생 윤경민(29, 하나은행)과도 벌써 3번째 올림픽을 같이 나가는 윤경신은 "이제 대표팀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며 마지막 올림픽을 위해 투혼을 보여줄 태세다.

▲ "나는 전력분석원"

윤경신이 가지고 있는 실력 외에 대표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조별리그서 상대할 선수들의 장단점을 동료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독일, 덴마크, 아이슬란드, 이집트, 러시아와 같이 B조에 속해 있으며 여기서 상위1~4위팀이 8강에 진출한다.

최소 3승 이상을 해야 8강을 바라볼 수 있는 대표팀은 이집트, 아이슬란드, 러시아를 1승 상대로 잡고 있다. 하지만 독일과 덴마크전이 1,2차전으로 예정되어 있어 이들을 먼저 잡는다면 8강은 더욱 가까이 다가올 수 있다.

지난 1996년부터 올 6월까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윤경신은 누구보다도 독일 선수들을 잘 안다. 그 이외 나라의 유럽선수들도 자주 맞붙은 바 있어 윤경신은 남자대표팀의 전력분석원 역할도 하고 있다.

"비디오 분석을 하는 시간에는 독일 선수들 개개인의 특징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곤 한다"고 설명한 윤경신은 "유럽 팀도 최선을 다한다면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큰 덩치의 유럽 선수들과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맏형' 윤경신이 앞장서서 심어주고 있었다.

▲ 마지막 올림픽서 유종의 미

핸드볼 강국인 독일에서 12년을 보낸 윤경신은 이제 독일 생활을 접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독일에서 7차례(1997, 1999, 2000, 2001, 2002, 2004, 2007년) 리그 득점왕에 오른 그지만 마지막 선수생활은 한국에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만큼 대표팀과 고국에 애정이 남다른 윤경신은 2008 베이징올림픽서 유종의 미를 거둘 준비를 하고 있다.

"목표는 8강이다. 그 이후는 단판 승부이니만큼 해볼 만하다"고 설명한 윤경신은 "마지막 10분을 남겨놓고 체력이 많이 떨어져 역전당하는 경기가 많았는데 요즘은 보완을 하고 위해 팀 전체가 체력훈련에 메달리고 있다"며 강인한 체력을 길러 유럽세를 넘겠다는 목표다.

윤경신은 첫 올림픽 무대였던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서 6위에 오른 뒤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는 본선에도 진출하지 못했고 2000년 시드니 대회 9위, 2004년 아테네 대회서 8위를 했지만 이번 대회서는 그 이상의 성적을 바라보고 있다.

"조직력을 다듬고 있는 중이다. 후배들을 위해 무언가를 남겨주고 싶다"는 윤경신이 오늘도 땀을 흘리는 이유다.

SPORTS2.0 제 88호 작성된 기사입니다.

한국은 지난해 9월 일본 도요타에서 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핸드볼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한 장뿐인 본선 티켓을 얻는 데 실패했다. 카타르, 일본, 아랍에미리트연합을 모두 이겼지만 쿠웨이트전에서 요르단 심판의 어처구니없는 판정으로 20-28로 져 쿠웨이트에게 본선 출전권을 빼앗겼다.

그러나 도둑맞았던 티켓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국제핸드볼연맹은 지난해 12월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사회를 열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을 다시 치르기로 결정했다. 쿠웨이트를 비롯해 카자흐스탄, 카타르, UAE가 아시아핸드볼연맹의 지시에 따라 불참한 가운데 1월 30일 도쿄 요요기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한일전 승자가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른다.

일본의 표적 1호

재경기가 확정되면서 일본은 핸드볼 열풍에 휩싸였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 >는 1월 21일 내셔널트레이닝센터의 오픈과 함께 입촌한 일본 남자핸드볼 대표팀 훈련을 보도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보도진이 몰렸다고 전했다. 이날 NTC를 방문한 일본 취재진은 120명이 넘었다.

꺼졌던 올림픽 출전의 불씨가 살아났기 때문 만은 아니다. 최근 일본의 핸드볼 인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꽃미남 스타’ 미야자키 다이스케가 인기 몰이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일본핸드볼협회는 핸드볼의 인기를 살리기 위해 미야자키가 유부남이라는 사실까지 숨겨가며 그를 각종 TV 오락프로그램에 내보내고 있다.

핸드볼에 대한 관심은 1월 30일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재경기로 자연스럽게 옮겨졌다. 일본핸드볼협회는 재경기가 열리는 요요기 제1체육관에 1984년 5월 벌어진 일본-유고전 이후 24년 만에 1만 명의 관중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적 관심 속에 일본 언론은 최근 한국대표팀에 대한 보도를 연이어 내보내고 있다. 1월 16일자 <스포츠호치 >는 한일전 맞대결에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경계 대상 1순위로 윤경신을 소개했다. <스포츠호치 >는 기사 마지막에 ‘윤경신을 봉쇄해야 올림픽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고 썼다. <스포츠닛폰 >도 윤경신을 ‘203cm의 절대적인 에이스’라고 칭찬하며 비슷한 결론을 냈다.

윤경신이 자주 거론되는 건 지난해 9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일본이 한국에 25-30으로 패한 가장 큰 원인이 윤경신을 막지 못한 데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윤경신은 일본전에 13골을 넣었다.

일본 언론의 보도대로 한국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윤경신의 비중은 크다. 2003년 9월 고베에서 열린 2004년 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한국은 윤경신의 컨디션 난조로 일본과 22-22로 비겼다. 2006년 도하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같은 이유로 후반 18분까지 3골 차로 뒤지며 패배 위기에 몰리다 백원철의 연속득점으로 간신히 26-26으로 비겼다.

일본대표팀은 NTC에서 최첨단 기기를 사용해 윤경신을 막는 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명 ‘윤경신을 막아라’ 프로젝트다. 경기 중 세세한 움직임까지 잡아내기 위해 핸드볼 경기장에 1억 엔을 들여 비디오카메라 4대, 대형모니터 4대, 편집기 등 기자재를 설치했다.

‘윤경신을 막아라’ 프로젝트의 두 번째 대책은 전담 마크맨을 두는 것이다. 도미타 교이치가 윤경신을 막을 선수로 꼽히고 있다. 도미타는 190cm의 장신 포스트맨으로 일본대표팀에서 수비력이 가장 뛰어나다. 도미타는 지난해 9월 열린 한국전에는 오른쪽 무릎을 다쳐 출전하지 못했다.

도미타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스포츠호치 >와 가진 인터뷰에서 “파울을 해서라도 막겠다”고 말했다. 1월 30일 한일전에서 일본 수비진은 거친 몸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윤경신은 담담하다. 윤경신은 “핸드볼은 한 사람을 막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일본전에서 13골을 넣어 나를 경계하는 것 같은데 일본대표팀이 나만 막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김태훈 감독의 생각도 같다. 김감독은 “경신이에게는 부담이 되겠지만 팀 전체적으로 볼 때는 유리한 면이 많다”며 “경신이가 독일에서 익힌 노하우로 집중 마크를 잘 헤쳐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경신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많은 전담 마크맨들을 상대했다. <마이데일리>차상엽 특파원은 “윤경신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유일하게 전담 수비수가 붙어 있는 선수”라며 “워낙 득점력이 좋다보니 공격 때 중앙선에 서 있어도 수비수 한 명이 중앙선에 함께 서 있는 진풍경을 연출한다”고 설명했다.

차특파원은 “전성기에는 일부러 공격 가담을 하지 않고 중앙선에서 왔다갔다하며 체력을 안배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장면은 이번 재경기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공격과 수비팀에서 한 명씩 빠져나갈 경우 유리한 쪽은 공격팀이다. 수비수 한 명이 없으면 그만큼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윤경신은 “유럽무대에서 나보다 체격조건이 훨씬 좋은 수비수들을 상대해서도 골을 넣는데 문제가 없었다”며 “후배 선수들에게 득점 기회가 생기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1월 초만 해도 윤경신의 대표팀 합류 여부는 불투명했다. 소속팀 함부르크SV의 후반기 첫 경기가 2월 3일 열리기 때문이다. 전반기 17경기를 마친 함부르크SV는 올시즌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와 승점 차는 1점밖에 나지 않는다.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함부르크SV에게 후반기 17경기는 모두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윤경신은 “마틴 슈발프 감독이 대표팀 합류를 만류해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후배들을 생각하니 비행기에 오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대표팀에는 윤경신 외에도 최선참 조치효, 주전 수문장 한경태와 일본 다이도스틸에서 뛰고 있는 백원철, 이재우가 합류했다. 윤경신의 동생 윤경민도 대표팀에 가세했다.

오른손잡이인 동생 윤경민은 대표팀에서 왼손잡이인 형 윤경신과 각각 레프트백, 라이트백을 맡고 있다. 두 형제는 돌파력과 폭발적인 외곽 슛 능력을 갖추고 있다. 1-5 시스템으로 나서는 수비에서 윤경민은 프런트에 서고 윤경신은 그 뒤에서 센터를 맡는다.

김태훈 대표팀 감독의 둘에 대한 기대는 크다. 이들 형제는 1998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 때부터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김감독은 “눈빛만 봐도 통하는 형제라 전술을 펼치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손발을 많이 맞췄기 때문에 특별한 지시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1월 21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오전에는 태릉선수촌 월계관 1층에 있는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체력훈련을 했다. 쇳덩이를 들었다 내렸다하는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다. 윤경신의 이마에도 땀방울이 굵게 맺혀 있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윤경신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다. 1997년 굼머스바흐 입단 당시 95kg이던 몸무게를 105kg까지 불리면서 몸싸움과 힘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었다. 윤경신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단련한 것이 분데스리가에서 12년 동안 두세 경기밖에 빠지지 않은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오전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3시 오륜관에 있는 핸드볼경기장에 모였다. 오후훈련은 러닝, 체조에 이어 수비와 공격으로 나뉘어 1대1, 2대2, 4대4 게임으로 이어졌다.

윤경신은 대표팀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지만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을 했다. 이어 벌어진 한 선수가 빠진 4대3 게임에서는 센터 위치에 서서 이리저리 바쁘게 손을 흔들었다. 윤경신을 중심으로 좌우 수비수들이 공의 움직임에 따라 재빨리 이동하기를 반복했다.

윤경신은 자기 위치에서 거의 발을 떼지 않았다. 대신 손을 위아래로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그의 긴 팔은 상대팀의 파고드는 패스를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김태훈 감독은 “뛰어난 득점력으로 경신이의 수비능력이 과소평가된 면이 있다”며 “수비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분데스리가의 마이클 조던

김감독의 말대로 윤경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2년 동안 뛰며 득점왕만 7차례 차지했다. 42년 전통을 자랑하는 분데스리가는 1부리그 18개 팀, 2부리그 36개 팀 등 5부리그까지 3천 여 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경기당 평균 관중 5천 명 이상을 기록하는 구단은 1부리그 18개 팀 가운데 7팀이나 된다.

윤경신은 국가대표팀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과 똑같은 양의 훈련을 한다.윤경신은 “함부르크SV 홈경기장은 1만2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거의 매 경기 매진된다”고 말했다. THW 킬과라인과 네카 뢰벤같은 인기 구단은 경기당 평균 관중이 1만 명 이상이다. 탄탄한 리그 시스템과 두꺼운 팬층은 분데스리가가 프랑스리그나 스페인리그보다 높게 평가받는 이유다.

윤경신은 7번의 득점왕 외에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전무후무한 6연속 득점왕의 위업을 이뤘다. 윤경신에 이어 득점왕을 가장 많이 차지한 선수는 1980년대 중반 3연속 득점왕에 오른 예르지 크렘벨이다. 굼머스바흐 시절인 2000-01시즌 윤경신이 기록한 시즌 324득점은 단일 시즌 최다득점 기록이자 유일한 시즌 300골 이상 기록이다.

윤경신은 지난해 3월 23일 빌헬름스하벤전에서 8골을 넣어 통산 2,662골을 기록해 분데스리가 역대 개인 최다득점 기록을 깼다. 독일 최대 일간지 <빌트 >는 종전 개인 통산 최다득점자는 경기당 득점이 6골이었지만 윤은 7.3골로 질적으로 우수하다며 윤은 Korea가 아니라 Torea에서 왔다고 보도했다. 독일어로 Tor는 골이라는 뜻이다.

<빌트 >의 설명처럼 윤경신의 득점은 질적인 면에서 분데스리가의 역대 득점왕들을 앞선다. 개인 통산 2,660골로 이 부문 2위인 요헨 프라츠나와 2,273골로 3위인 라스 크리스티안센은 경기당 평균 득점이 6점대 초반이다. 프라츠나와 크리스티안센은 통산 득점 가운데 각각 860골과 946골을 페널티 스로로 기록했다. 윤경신은 페널티 스로가 550개에 불과하다.

윤경신은 2002-03시즌에도 득점왕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분데스리가의 여러 팀이 윤경신의 7연속 득점왕을 막기 위해 팀의 주포에게 페널티 스로를 몰아줬다.

플렌스부르크 한데비트는 소속팀의 주포 크리스티안센에게 페널티 스로를 전담하게 했다. 그 시즌에 크리스티안센이 성공한 페널티 스로가 121개나 됐다. 역대 득점왕 가운데 가장 많은 페널티 스로다. 역대 득점왕 가운데 세 자리 수 페널티 스로를 기록한 경우는 3차례 뿐이었다.

<마이데일리 > 차상엽 특파원은 “윤경신은 축구로 치면 게르트 뮐러고 농구로 보면 마이클 조던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경신이 독일 분데스리가를 주름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임영철 여자핸드볼 대표팀 감독은 “203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슈팅능력이 일품”이라고 평가했다. 차특파원은 “분데스리가에는 2m가 넘는 선수가 많다. 윤경신이 뛰는 함부르크SV에도 세 명의 선수가 2m를 넘는다”고 말했다.

윤경신은 일반적인 장신 선수들과 다른 점이 있다. 순발력이 뛰어난 것이다. 윤경신은 “단거리 달리기와 줄넘기를 하면서 순발력을 길렀다”며 “한국에서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했는데 나같이 키가 큰 선수는 훈련 효과가 배가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훈 감독은 “한국에서 스파르타식으로 훈련하다 보니 비슷한 키의 유럽선수들보다 순발력에서 앞서게 된 것 같다”며 “슈팅능력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유럽 클럽의 하루 훈련시간은 일반적으로 1시간30분 정도다. 한국에서는 6시간 이상 훈련한다. 윤경신은 “한국에서 훈련할 때 슈팅연습을 하루에 평균 300개 이상 했다”며 “유럽선수들보다 4배 이상 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윤경신은 고려고 2학년 때 국가대표로 뽑혔다. 태릉선수촌의 강훈련을 어린 나이에 경험했다.

윤경신의 분데스리가 첫 소속팀은 굼머스바흐였다. 굼머스바흐는 오랜 전통에도 불구하고 1부리그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윤경신이 입단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1997-98시즌 굼머스바흐는 윤경신의 활약에 힙 입어 3위까지 뛰어올랐다. 이후 10년 동안 상위권을 유지했다.

윤경신은 굼머스바흐에 골만 선물한 게 아니다. 팀이 재정난으로 해체 위기에 몰렸을 때 스폰서를 구하러 뛰어다녔고 결국 팀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 윤경신은 “팀이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내 집과 차까지 차압당했다”며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서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함부르크SV의 마틴 슈발프 감독은 “윤경신은 슈팅 스타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는 단지 득점력만 좋은 선수가 아니다. 팀을 위해 자신을 아끼지 않는 헌신적인 플레이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