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arbor at Lorient
1869

Oil on canvas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로리항의 항구

여성은 공식석상에서 화가로서 등단할 수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베르트 모리소는 그 당시 인상파 화가로서

제1회 인상파 전시회에서부터 마지막 전시회까지 조용하지만 꾸준히 참여하였던 여류화가입니다.

증조부가 로코코 미술의 대가인 프라고나르였기에 어려서부터 그림을 접했던 그녀는 코로에게 그림을 배우고,

마네의 동생과 결혼을 하게 되어 마네에게 그림을 배우는 계기가 됩니다.

모리소의 그림을 본 드가가 인상파 전시회의 참여를 권유하게 되었고, 그녀는 인상파 화가로 분류되게 됩니다.

마네의 제자로서 인상파 화가로서 활동하며 르느와르, 모네의 영향을 받은 그녀이지만 무직임을 자처했습니다.

그림의 주제를 보면 대체로 그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접할 수 있는 우아한 여인의 이미지가 주를 이루었는데,

예컨대 침대에서 일어나는 모습, 정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 화장하는 모습,

저녁에 오페라를 관람하기 위해 침실에서 단장하는 모습 등이 모리소의 주된 주제가 되었습니다.

로리항 항구의 둑 위에서 양산을 쓴 여인이 앉아 배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파란 하늘에서 비추는 햇살과 바다의 짠내음속에 하얀 원피스에 하얀 양산을 쓴 여인이

누구를 기다리는지 어디를 바라보는지 무엇을 저리 생각하고 있을까요?

자유롭게 들어오고, 나가는 배들을 보며 자유를 꿈꾸었을까요?

어쩌면 여자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현실의 갑갑함을 달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두 커피 한잔 음미하면서 그림속의 자유를 조용히 달래 보시는 것도 그런대로 괜찮으실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