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토니 뮬렌베키아 ' 라는 어쩐지 귀족적인 느낌의 이름을 가진 뉴질랜드 태생의 이 식물은,

마음 가는대로 뻗은 앙상하고 뒤틀린 오렌지 색깔의 나뭇가지에

뜻밖에도 조그맣고 여리여리한 하트 모양의 잎사귀를, 작은 기침 소리에도 떨어지는건 아닐까싶게

겨우 매달고 있다. 

그 위태로운 태도에 자꾸만 눈이 간다.

요즘 ' 댄디 ' 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다.

영국풍의 단정하고 점잖은 신사를 떠올리기 쉽지만,

꽃을 피운 프랑스에서는 하얀 타이즈에 화려한 블라우스,목에는 실크 스카프를 두르고,

아름다운 안경과 지팡이를 걸친 늘씬한 자태의 남성을 일컬었다고 한다.

19세기 가난했던 일반 대중과의 괴리감으로 손가락질을 받지 않았을까 싶지만,

미와 음악,문학등 자신의 재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스스로의 예술과 정신에는 타협없이 무척 엄격하고 가혹했다고 한다.

한 시대를 풍미한 소설가 발자크는 댄디로 인정받길 그토록 간절히 원했으나,

뚱뚱한 체형때문에 끝내 끼워주지 않았다고. . . ㅜㅜ

알고리즘은 매번 똑같은 것만 보고 들으라고 한다.

궁금하지 않은 트렌드까지 친절하게 카테고리를 만들어가며 기어이 알려준다.

남과는 다를 수 있는, 그래서 다소 이상해 보이긴 해도 '뮬렌베키아' 처럼 자꾸만 눈이 가는

나만의 세계를 가진 하급 댄디 흉내를 내는 것조차 

맘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는 건가 싶어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