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들에서와 같이.. 미국 둘째네 집에 가는 계획이 확정되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미국 입국에 필요한 ESTA 허가도 받아두었고.. 국제운전면허증도 받아두었고...

쇼핑도 계속하고.. 준비물도 잘 챙겨.. 큰 여행 가방 3개에 패킹을 거의 완료하였었다.

둘째네가 이메일로 보내준 전자 비행기 티켓도 프린트해두고.. 미국에서 쓸 달러 현찰도 일정액을 찾아두었고..

출발 전날에 코로나 신속항원검사(RAT)를 받아 증명서를 뗄 병원도 예약을 해두었고..

우리집에서 인천공항까지 우리 부부를 태워다 줄 차편도 마련해 두었다.

출발하기 일주일 전인 시점에.. 무심코.. 그리고.. 우연히.. 발견하였는데... 어라??  내가 본 변의 색깔이 검었다. (흑변)

평소에 못 보던 것이라.. 이상하다고 생각하여 와이프에게... 말했는데...

와이프가 병원에 연락을 해보잔다.

나는 내 몸에 아무런 이상을 못 느껴.. 하루나 이틀 좀 더 기다리며 상황을 보자고 했는데..

와이프가 냅다.. 작년에 삼성병원에 3주 입원하였다가 퇴원할 때..

혹시라도 이상이 있을 시 연락을 하라며 삼성병원에서 적어준.. 어느 전화번호에 전화를 하였고..

거기 상담의는.. "흑변"은 "위장관"(입에서 항문에 이르는 소화기 기관의 총칭)에서 출혈이 있다는 징표이고..

출혈 과다 시..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으니.. 빨리.. 응급실로 오라는 답을 얻었다.

그래서.. 졸지에.. 삼성병원 응급실에 가게 되었고.. 거기서.. 괴로운 시간을 보내며.. 여러 검사를 받게 되었다.

흑변은 위장관 상층부(식도, 위, 십이지장 등)에서 출혈이 있다는 뜻이므로.. 일단 "위내시경"을 해보자는데..

어럽쇼.. 위내시경으로 샅샅이 훑어보았는데.. 상처, 염증, 궤양 등 출혈이 있을 만한 그 어떤 흔적도 없단다.

아주.. 깨끗하고.. 극히.. 정상이란다.

대장에서 출혈이 생기면.. 흑변이 아닌 혈변을 보기에.. 확률은 떨어지지만.. 대장 내시경도 해보자고 해서.. 하게 되었다.

대장 내시경을 마친 의사 말이.. 대장도 깨끗한 게.. 그 어떤 출혈의 원인이나 흔적이 없단다.  참으로 이상하다.

흑변이 있었다는 말은.. 위장관 어느 곳에 출혈이 있었다는 말이고.. 

여러 검사를 통해서도.. 출혈이 있었다는 사실은 확실한데.. 출혈의 원인이나 발생한 장소를 모른다.

그래서.. CT 검사를.. 추가로 더 해보자고해서.. 하게 되었다.

CT로 위장관 전체를 장시간에 걸쳐 자세히 관찰한 의사의 말이..

CT로도.. 그 어떤 이상을 발견할 수가 없단다.  갸우뚱~

아직도 출혈이 있는지.. 계속되는지를 알기 위해서.. 

두 시간 간격으로 계속 채혈하여 헤모글로빈 수치 등을 면밀히 체크했는데.. 현재로서는 출혈이 없단다.

응급실은 원래 최대 24시간만 체류할 수 있고.. 24시간 내에.. "입원", "퇴원", "전원" 중의 하나를 결정해야 하는데..

내 경우는 확실한 결론을 내기가 어려워.. 36시간 이상을 응급실에 체류하며.. 각종 검사를 받았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괴로운 시간이었다. ㅠㅠ)

결국, 결정이 내려졌는데.. 일단.. "퇴원"이란다.

출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 "위내시경", "대장 내시경", "CT"로도 출혈의 원인이나 부위를 알 수 없고..

위장관이 현재로서는 멀쩡하고.. 출혈도 전혀 없다.

그러니.. 입원을 해도 뭐 특별히 할 일이 없으니.. 일단 퇴원을 하고.. 자기들이 진료 예약을 잡아줄 테니..

전문의의 외래 진료를 받으란다.

그래서 응급실에서 36시간이나 있다가 퇴원을 하게 되었고.. 하루 푹 쉰 다음에...

"대장 센터" 및 "소화기내과"의 전문의/교수를 만나.. 진료를 받게 되었다.

그 교수가 응급실에서의 내 여러.. 진료기록을 살펴보더니...

현재로서는 이상이 없는데.. 혹시 모르니.. 마지막으로.. "캡슐 내시경"을 해보잔다.

캡슐 내시경은.. 카메라, 배터리, 송신장치 등이 있는.. 비타민 크기의 장치를 꿀꺽 삼키고 하는 검사인데..

꿀꺽 삼킨 그 특수장치가 위장관을 따라 내려가면서.. 장 내부를 촬영하여 밖으로 송신하고..

그 전파를 밖에서 수신하면.. 관찰하기 어려운.. "소장"의 내부 모습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최신의 기술인 것 같다.

그 교수 말은.. 캡슐 내시경은 만약을 생각해서 최후로 해보는 것이고.. CT 검사로도 이미 이상이 없었으니..  

내 현재 상황에서.. 캡슐 내시경으로.. 그 어떤 이상이 발견될 확률은 극히 적단다.

내가 작년에 삼성병원에 3주 입원한 이후에.. 3달에 한 번씩 진료를 받는.. 내 담당 의사를 그다음 날에 만났는데..

그 의사도 원인을 잘 알 수 없다며.. 그 캡슐 내시경의 결과와.. 소화기내과 교수의 최종 진료 결과를 보잔다.

내가 사실 미국에 가야 되어.. 비행기표도 끊어 놓고 짐도 싸두었는데..

현재 이상이 없다니.. 그럼.. 일단 미국에 가고.. 갔다 와서 검사 등을 더해도 되겠냐고 물었더니..

그 의사 말이.. 자기가 내 입장이라면.. 안 그러겠단다.  ㅠㅠ

미국에 가서.. 뭔가가 잘못되어.. 병원에 가게 되면.. 수천~수억의 엄청난 돈이 들 수 있다며...

캡슐 내시경의 결과가 나오고.. 그 소화기내과 교수가 이상이 없다고 판단할 때까지는 기다리는 게 좋겠단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우리 부부의 둘째네 집 방문.. 미국행은.. 일단.. 좌절되고 말았다. ㅠㅠ

아무튼.. 다음 주에.. 캡슐 내시경을 해야 되고..

그다음 주에.. 소화기내과 교수를 만나.. 그 캡슐 내시경의 결과  및 소견을 들어야 한다.

(워낙 병원이 크고.. 환자가 많아서 그런지.. 그런 검사나 진료 날짜를 빨리빨리 잡기가 무척 힘들다. ㅠㅠ)

캡슐 내시경마저.. 이상이 없다고 하면.. 아마도 그럴 확률이 매우 높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출혈은 왜 있었을까??  이해하기 참 어렵다.

내가 약간의 이상이 있어서.. 동네 병원에 가서 진료 및 처방을 받아.. 약을 일주일쯤 먹었을 때..

이런 사태가 일어났는데.. 혹시 그 때문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삼성병원의 "약물 센터"에 가서.. 담당 의사인지 약사를 만나..

내가 평소에 먹던 약과.. 새롭게 동네병원에서 처방받아.. 약 일주일쯤 먹었던 약을 보여주며 상황을 설명하니..

동네병원에서 처방받아 먹었던.. 어떤 특정 약이..

내가 평소에 먹던 약과.. 어떤 상승작용을 하여.. 출혈을 충분히 일으킬 수 있단다.

아.. 아마도.. 아마도.. 그게 원인인 것 같다. ㅉㅉㅉ

그런 사실을.. 소화기내과 교수나.. 내가 주로 진료를 받는.. 담당 교수에게도 진작 말을 했었어야 했다.

다음에 만나면 꼭 그 말을 해야겠다.

아무튼.. 이런 사연으로.. 미국행이 일단 좌절되었다.

둘째네가.. 과거에 말했던 대로.. 과연.. 우리 부부에게 비즈니스 비행기표를 보내주었는데;..

급작스럽게 비행을 취소하는 바람에 위약금만 수백만 원이 날아갔단다. ㅋㅋㅋ

이번에 못 갔으니...

다음 달에 미국에 가면 되는데.. 7월에는 와이프가 골프동호회 따라.. 동남아시아에 골프 치러 가는 스케줄이 있다.

따라서.. 그런 사정 등을 고려하여... 8월 초순 경에 미국에 가.. 3주 정도 머무는 일정을 다시 잡았고..

그 일정에 맞게.. 둘째네가 비행기 예약을 다시 하였다.

(요즘... 코로나가 어느 정도 풀리면서.. 비행기표 구하기도 어려워지고.. 값도 계속 뛰어.. 일단 예약을 해두었단다.)

물론, 캡슐 내시경의 결과가 잘 나와.. 소화기내과 교수가 이상이 없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내 담당 의사도 그 결과를 보고 OK를 해야만 가능하다.

현재로서는.. 그럴 확률이 매우 높다고 추측은 하는데.. 제발 그러길 바란다. ^^

에효.. 작년에는 삼성병원에 3주 입원하느라... 중국행이 완전 포기되었는데.. 이번에는 미국행이 연기되었다.

나이 들어가니.. 젊었을 때는 없었던 일이.. 가끔.. 벌어진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