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산 쇼핑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마음 설레던 장소. 부산 출신 멋쟁이들의 단골 쇼핑 장소로 재래시장부터 수입 빈티지 시장, 저렴한 보세 숍부터 브랜드 쇼핑까지 모두 한 동네에서 가능한 곳이다. 굳이 서울에 비교하면 남대문 수입 시장과 광장시장, 명동을 한데 모아둔 곳으로 그 규모가 상상 이상으로 크다.

먼저 부산 최대 규모의 국제시장은 부산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으로 전자제품,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 없는 게 없는 재래시장. 바로 옆에는 일명 깡통시장으로 불리는 수입 시장이 있다. 말 그대로 수입산 캔부터 화장품, 향수 등을 산처럼 높게 쌓아두고 판매한다. 수입품 항구와 인접해 있는 터라 서울 남대문시장과 인터넷 쇼핑몰에 비해 확실히 몇 천 원 더 저렴하다. 특히 일본산 과자나 라면, 향신료가 저렴하다. 바로 옆에는 수입산 빈티지 가게가 모여 있다. 일본과 미국에서 수입한 빈티지 의상들을 판매하는데, 마치 런던의 캠든마켓이나 도쿄의 시모기타자와에 온 듯한 이국적인 풍경이다.

하지만 보관 상태나 진열 상태가 나빠 빈티지 쇼핑의 마니아가 아닌 이상, 원하는 옷이나 소품을 찾아내기는 어려울 듯. 각 가게 앞에는 1천~2천원에 구입 가능한 옷을 산처럼 쌓아두고 있는데, 솔직히 그곳에서 가격 대비 괜찮은 옷을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 시간이 없다면 괜한 수고를 하지 말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라. 이어서 연결되는 남포동 보세 거리와 먹자 골목. 쇼핑 중 출출하다면 여기서 부산 어묵이나 단팥죽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면 된다. 무작정 구경하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가므로, 쇼핑 시간을 정해두고 시계를 보면서 쇼핑할 것.

남포동 보세 거리를 가장 쉽고 빠르게 찾으려면? 택시를 타고 ‘동주여자고등학교 정문’으로 가라. 택시를 내린 자리에서 모던한 흰색 건물과 그 위로 용두산 공원 타원가 보이면 성공!

ANOTHER CHOICE
부산에서 가장 번화한 쇼핑지인 광복동 한가운데 있는 용두산 공원. 120m의 부산타워를 비롯, 꽃시계, 팔각정, 미술관 등이 한데 모여 있는 도심 속 정원이다. 지하철 1호선 남포동역 1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보면, 용두산 공원 표지판이 보인다. 그 길을 따라 올라가면 홍콩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처럼 용두산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부산 시내의 전경은 물론 부산 앞바다의 항구까지 내려다볼 수 있으니 식사 후 산책 삼아 한번 올라가봐도 좋을 듯. 단 내려올 때에는 계단으로 내려와야 하므로 편한 신발이 필수.

HOW TO GET THERE
지하철 1호선 남포동역에 하차. 7번 출구로 나와 50m 직진하면 왼편에는 문우당서점과 자갈치시장의 아치형 대형 간판이 보이고, 오른편에 이니스프리 매장이 보인다. 바로 그 매장을 끼고 우회전하면 먹자골목과 좌우로 보세 가게가 길게 줄지어 있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부산에서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 빵집 비앤씨(BCN) 매장 골목이 이어지고, 그 골목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왼편으로는 빈티지 시장과 수입 물건을 판매하는 깡통시장과 연결된다.

DON’T FORGET 가격은 down, 스타일은 up! 부산 멋쟁이 보세 숍
서울에 명동이 있다면, 부산에는 남포동이 있다. 부산 원조 쇼핑지인 남포동에는 크고 작은 보세 가게가 모여 있는데, 특히 동주여자고등학교와 대각사 주변 보세 숍에 가격 대비 스타일 좋고 개성 있는 옷이 많다. 이번 쇼핑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는 동자여자고등학교 교문을 등지고 오른편으로 이어진 골목. 특히 파머스 마켓(051-244-5706) 골목인 색동길에는 서울 압구정동 못지않은 감각 있고 스타일 좋은 보세 숍이 포진해 있다. 물론 서울 보세 가격의 70% 정도 값에 멋진 옷들을 쇼핑할 수 있는 것도 이곳만의 매력! 온라인과 오프라인 숍을 함께 가지고 있는 키사다(051-244-9676)에는 패셔너블한 소품이 많았다. 지하철을 타고 남포동 일대를 둘러볼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면, 택시를 타고 예쁜 보세 가게가 밀집해 있는 ‘동주여자고등학교앞’이나 먹자 골목과 보세 거리, 빈티지 시장으로 가는 초입의 ‘BNC’ 빵집 앞에 내려 근처를 구경하기만 해도 좋다.

쇼핑 중에 즐기는 부산 맛집-남포동 편
가야할매밀면 부산에서 이 집 모르면 간첩이다. 남포동 쇼핑 거리인 광복로 근처에 위치한 이곳은 부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밀면을 제대로 하는 집이다. 냉면과비슷하지만 쫄면 같은 쫀득하고 탱글한 면발과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 맛 덕에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와 챙겨 먹고 가야 할 부산 최고의 맛집이다. 4천원이란 가격도 참 착하다. 위치 우선 남포동 쇼핑 거리 광복로 중간에 위치한 ABC마트를 찾아라. 길 건너 나무 간판의 나이키 매장이 보이고, 바로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원산면옥 옆에 바로 큰 간판이 보인다. 문의 051-24-3314
종각집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파란색 이층집으로 남포동 쇼핑 길에 다리가 너무 아파 의자에 앉아 쉬고 싶거나 배가 출출하다면 주저 말고 들어가보라. 이 집의 3대 대표 메뉴인 새우튀김국수와 종각가락국수, 김초밥은 가격 대비 절대 후회하지 않을 메뉴. 진한 멸치 국물에 통통한 우동 사리를 넣어 만든 오리지널 종각가락국수 3천5백원, 새우튀김국수는 4천원, 어릴 적 엄마가 만들어준 정성 가득한 김밥은 2천원. 위치 남포동 보세 거리와 먹자 골목 중간. 문의 051-264-0737
단팥죽 남포동 보세 거리나 국제시장을 돌아다니다 골목에서 단팥죽 집을 발견한다면, 배가 부르더라도 꼭 한번 도전해보라. 일 년 사시사철 맛볼 수 있는 부산단팥죽은 달지 않아 건강식으로 챙겨 먹기 딱 좋은 길거리표 간식. 단팥죽 위에 찹쌀떡을 가득 올려주고도 한 그릇에 단돈 2천원. 씨호떡 부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또 하나 명물 간식. 기름에 바삭하게 튀긴 호떡을 반으로 갈라 호박씨 등을 가득 채운 영양만점 길거리표 간식. 주로 남포동 먹자 골목이나 서면 먹자 골목에서 인기리에 판매한다. 한 개 5백~7백원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