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의 사상최고치 경신에도

불구하고 국내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여전히 부진하다. 반면 해외펀드의 인기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과 인도 등 이머징마켓으로 편중되던 해외펀드 자금이 유럽과 일본 등 선진시장으로 분산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유럽펀드(서유럽+동유럽)에는 3434억원이, 일본펀드에는 3640억원이 몰렸다. 이미 인도펀드의 수탁고가 줄어들고 있고, 중국펀드도 2월 들어 수탁고 감소세가 뚜렷해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연 유럽과 일본 가운데 어디로 가야할 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하지만 유럽과 일본의 경제상황을 잘 이해하고, 상품별 특성을 잘 따져보면 투자스타일에 따라 알맞은 상품을 고를 수 있다.

◆검증된 실적, 유럽=최대 매력은 이미 수익률 차원에서 충분히 검증됐다는 점이다. 모닝스타가 집계한 유럽주식형 역외펀드들의 최근 1년 간 평균수익률 28.19%. 선진국이 수두룩한 시장임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올 초부터 20일까지의 평균수익률도 3.73%에 달한다. 비과세혜택이 있는 국내설정 유럽주식형상품들의 수익률을 봐도 만만치 않다. 봉쥬르유럽배당은 3개월 동안 4.62%, 우리CS동유럽주식은 3.83%의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유러화 강세가 말해주듯 유럽경제는 최근 뚜렷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인수합병(M&A) 등도 활발해지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2003년 3%대에 불과했던 기업들의 평균 순이익률이 지난 해에는 8%대에 육박한 것 등이 좋은 증거다.

내수경기도 활발한 데다, 동유럽이라는 신성장엔진을 갖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 원화와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는 유러화 환율 덕분에 환위험 부담이 별로 없고, 오히려 외화자산의 분산투자처로서 활용할 만 하다는 평가다.

◆이제는 정말, 일본=최대 단점은 지난 해 기대에 못미치는 부진한 성적이었다. 모닝스타의 일본투자 역외펀드 1년 평균수익률은 9.47%로 유럽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올들어 21일까지 수익률은 3.54%로 유럽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특히 국내에서 판매 중인 비과세 일본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을 보면 오히려 이보다 더 높다. 짝수해에는 부진한 ‘징크스’ 탓에 지난 해에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올 해는 출발부터 아주 상쾌한 셈이다.

일본경제는 90년대 10년간의 장기침체에서 벗어나 2차대전 이후 가장 긴 경제회복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기업들의 이익은 늘어나고 고용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추락했던 환율이 살아나면서 환헤지를 하지 않음으로써 환차익을 거두는 전략도 등장하고 있다.

다만 기업실적 개선과 투자확대로 고용환경이 개선됨에도 불구하고 소득증가로 인한 경기진작 속도가 다소 느린 것이 문제다. 그러나 최근 금리인상의 배경에는 그 만큼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만큼, 향후 내수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만은 가질 만 하다.

◆상품특성을 파악하라=유럽과 일본 상품이 유망하다지만 무조건 가입해선 안된다. 상품 특성과 포트폴리오 등을 바탕으로 장단점을 따져봐야 한다.

먼저 유럽펀드의 경우 봉쥬르유럽고배당은 서유럽을 주요 투자지역으로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비교적 안정적이다. 반면 우리CS의 동유럽주식펀드는 수익률은 더 높지만 에너지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가 많아 에너지 가격움직임에 민감할 수 있다.

일본 펀드는 투자종목을 기준으로 상품을 선택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일단 배당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경우 대한파워일본배당주식이 적합하다. 실제 이 펀드는 다른 두 펀드와 비교해 보유종목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여준다.

푸르덴셜과 프랭클린템플턴은 비슷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갖고 있으나 각각 수출주와 금융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향후 일본 주식이 수출주를 중심으로 오를 지, 금융주를 중심으로 오를 지에 대한 판단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