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푸른 솔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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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산행 후기 낙서판

 

문학을 꿈꾸는 知人들과 보낸 시간이였기에 더없이 의미있는 하루였습니다. 고단한 일상의 스트레스를 화왕산 정상에서 모조리 흩뿌리고나니 가슴이 탁 트였습니다. 큰 밭이랑을 타놓은 듯 보이는 바위선들이 움푹패인 골짜기따라 사이좋게 그리움의 손을 맞잡고 있었습니다.그 모양이 마치 삼각등 뽀족한 용들이 꼬리를 시원한 계곡에 담그고 편한 낮잠을 자는 형상처럼 느껴졌습니다

인공이 전혀 가미되지 않은 산은 언제 바라보아도 신비하기만 하였습니다. 정상에서 본 소도시 창녕이 한폭의 그림같이 안온하게 느껴졌습니다. 옛 가야가 축조했다는 성터 안쪽 넓은 분지에는 국내 최대의 억새밭이 수천년의 세월을 품고 엄마품처럼 너른 가슴으로 누워있었습니다. 마른 억새들이 바람과 햇살에 빛을내며 마지막 추위를 이기려는듯 서로에게 옴몸을 부대끼며 사각거렸습니다. 바람이라는 은인이 없다면 참으로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습니다. 정상에서 간간이 내리꽂는 돌풍속에는 임란 당시 삿갓모 씌고 겁없이 이땅에 침범했던 왜구들의 목을 단칼에 응징했을 홍의장군의 당당한 기상이 소리없이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왜구들은 잠자는 용들의 허리에도 올라서지 못하고 어~흠 하는 소리에 놀라 가파른 절벽아래로 모두 굴러떨어져 갔을 것입니다.

우리는 드넓은 억새밭 가장 양지바른 곳에서 윷놀이를 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후손의 환한 웃음이 모를 두고 윷을 놓고 뒤또로 채 도망가지 못한 최후의 왜놈 한명도 잡아버립니다.윷말을 보는 아낙들(궁문국 여유생들)의 전략이 요새인 이곳을 지켜냈을 지혜로운 선조의 전쟁전략과도 같았습니다. 참 흥겨운 한마당이었습니다. 훈련잘된 고참병들이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습니다.졸병들이 애가 달아오라 어쩔줄 몰라했습니다. 내기에서 진 두 쫄병부대는 해저녘 질 즈음 각각 5만냥과 3만냥의 양동이 술과 흥겨운 노랫가락이 있는 주막에서 한턱 쓰기로 약조했습니다.



주제 : 개인 > 일기/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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