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욕(半身浴)을 한달쯤 하니까 몸무게가 1kg 정도 빠지고, 술을 먹고 나면 아침에는 머리가 개운합니다. 피부도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반신욕을 한뒤 내 자신도 신기할 만큼 지난 6년간 감기를 앓아본 적이 없지요. 또 발바닥에 기포가 생기는 무좀이 있어 항상 간지럽고 심할 때는 가려워서 고생을 했는데, 반신욕을 하고나서 어느 시점부터인지 이러한 증상이 없어졌어요. 요새 내 발은 아기 발바닥처럼 깨끗합니다.”

반신욕 예찬론자인 삼성코닝㈜ 박영구대표가 들려주는 체험담이다. 박대표는 지금까지 회사 직원들과 계열사등에 일본인 이비인후과 의사 신도 요시하루의 책을 번역한 ‘만병에 좋은 반신욕’ 책자 5000여권을 무료로 돌렸다. 그가 반신욕에 빠져든 것은 10년전쯤. 삼성 이건희회장의 추천에 이어, 급성 당뇨병 치료를 위해 반신욕을 해온 지인으로부터 일본어 반신욕 책자 복사본을 얻은 것이 계기가 됐다. 박대표는 이제 반신욕을 국민운동으로 확신시키려는 ‘반신욕 전도사’로 변신해 있다.


◈반신욕 제품 품귀현상〓올들어 인터넷홈쇼핑몰에 등장한 ‘반신욕 욕조덮개’가 히트상품 반열에 오르면서 날개 돋친듯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 1월말 인터넷쇼핑몰 CJ홈쇼핑이 일본에서 수입한 ‘반신욕 욕조덮개’(4만9000원)는 시판 2주만에 800개가 팔려나갔다. 욕조덮개는 접이식 덮개를 통해 수온이 낮아지는 걸 줄이고, 20∼40분간 반신욕을 하는 동안 독서등 볼일을 볼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상품. 최근에는 하루 평균 500개가 팔려나가 물량을 대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이에따라 국내 건강목욕제품 회사들이 반신욕제품 자체 상품개발에 들어갔고, ‘반신욕’의 원조인 일본제품 수입경쟁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CJ홈쇼핑 생활용품부 이경훈과장은 “집안에서 큰 돈 들이지 않고 효과를 볼수 있는데다 다이어트 피부보습효과는 물론 최근의 웰빙 붐이 가세하면서 반신욕 제품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신욕은 만병통치약인가〓일본에서 전파된 반신욕이, 국내 사우나 찜질방 문화, 최근의 웰빙 열풍이 가세하면서 직장인과 주부등에게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초 KBS 1TV 기획특집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목욕도 보약이다-반신욕혁명’편을 방영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방송에서 체중감량효과가 크고 건강미인으로 만드는 다이어트 반신욕등을 대대적으로 소개하면서 반신욕 열풍은 날개를 달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것도 너무 지나치면 되레 해가 되는 법. 한방전문의들은 “자신의 체질이나 체력에 맞지 않게 무리하면 아무리 좋은 반신욕도 보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자신의 체질이나 체력에 맞게 건강목욕법을 적절히 선택해야지, 무리하면 최근의 ‘몸짱열풍’이나 ‘아침형인간’ 붐에서 보듯, 무턱대고 하면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음인은 반신욕 조심해서 해야〓반신욕을 하고 감기에 걸렸다거나 너무 땀을 많이 내 오히려 소화가 잘 안된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도 늘고있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신현대교수는 “체질에 따라 목욕법이 따로 있다”며 “특히 땀을 너무 많이 내면 해로운 소음인 체질은 인중에 약간 땀이 생기는 정도에서 반신욕을 그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나라 사람의 20%이상이 해당되는 소음인은 땀을 지나치게 많이 내면 몸에 해롭다. 가능한한 저온탕에서 잠시 몸을 담근뒤 온탕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미온욕이 좋다는 것. 목욕을 마칠 때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서 땀구멍을 닫아야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태음인은 반신욕을 하면 비교적 오랜 시간 욕탕에 몸을 담가 땀을 흘리든지, 목욕때 복식호흡을 하는 것이 좋으며, 냉온욕도 적절한 방법. 열이 많은 소양인은 가슴 부위에 열이 모이면 답답함을 느끼므로 고온욕을 오래하지 말고 평소 더운 찜질방은 피하는 대신 반신욕이나 저온 사우나가 적당하다.

60도 이하 저온 찜질방이 알맞으며, 냉온요법을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극히 드문 체질인 태양인도 열이 많은 체질이므로 저온욕과 저온사우나가 효과적이라고 한방에서 충고한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