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왼손만으로 구두를 만들 수 있을까. 그렇다. 이마와 무릎 사이에 재료를 끼우고 왼손의 파트너로 이빨을 이용해 보통사람도 힘든 구두를 만든다. 그것도 장애인용 특수구두를. 세창정형제화연구소 소장 남궁정부씨가 그이다.

<꿈꾸는 구두 5만 켤레>는 지은이가 1년동안 남궁씨를 밀착 취재해 그가 왜, 어떻게, 장애인 구두를 만드는지를 정리했다. 쉰다섯에 지하철 사고를 당해 오른쪽 팔을 잃은 남궁씨는 40년동안 해온 정상인 구두 만들기를 접고 장애인용 구두로 전환했다. 자신이 가진 기술로써 장애인들이 양발로 힘차게 땅을 디디게 된다면 자신의 장애는 더이상 장애가 되지 않을 터였다.

“사람들은 내 오른팔이 잘린 걸 보고 불운이라고 말하지만 그건 그저 사건일 뿐이었어.” 온몸으로 구두를 만드는 남궁씨의 모습은 쉽게 좌절하고 힘들어하는 요즘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한다.

남궁씨가 10년동안 만든 장애인구두는 5만 켤레. 이땅의 모든 다리 장애인들이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그날까지 남궁씨는 계속 구두를 만들 것이다. 홍종길 기자 jongge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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