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린치(Peter Lynch)의 투자 철학

은퇴 후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최고의 펀드매니저로손꼽히는 피터린치.
그의 투자 철학은 기본을 지키는 뚜렷한 원칙 과 철저한 기업분석 에 있었다.

"인 내를 가져라.계속 주목하는 주식은 실패가 없다.” “어떤 기업에 대한 연구를 하지 않고 주식을 사는 것은 포커 게임에서 카드를 보지 않고 돈을 거는 것과 같다.”
 

1990년 중반,피터 린치(Peter Lynch)가 미국 최대 뮤추얼펀드 회사인 피델리티(Fidelity)의 마젤란(Magellan)펀드를 떠나면서 투자자들에게 남긴 고별사의 일부분이다. 이는 그가 20여 년 동안 투자 활동을 통해 배운 여러 중요 교훈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의 이름 앞에는 많은 수식어들이 따라다닌다.‘월가의 살아 있는 전설 ’, ‘월가 역사상 가장 성공한 펀드매니저 ’,‘세계 최대의 뮤추얼펀드인 마젤란펀드의 살아 있는 신화 ’등등. 때론 이런 미사여구가 오히려 그의 능력을 제한하는 거추장스러운 말로 들릴 만큼 그는 우리시대 최고의 펀드매니저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펀드를 운용한 기간이 13년에 불과한 그가 은퇴한 지 1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전세계 투자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비결은 무엇이고, 투자가로서 어떠한 운용 철학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는 시세 단말기를 쳐다보기보다는 좋은 주식을 고르기 위해 많은 기업을 조사, 연구했다. 기업분석이야말로 진정한 옥석을 가리는 잣대가 된다는 것을 믿었던 것이다. 그의 기업분석은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스로 기업 관련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해 문제점이나 좋은 점을 파악하려 했다. 그리고 기업방문을 통해 가장 확실한 투자정보를 얻는다. 발로 뛴 정보는 남들보다 앞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선견지명과 주식이 올랐을때 과감하게 처분할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 무언가 특별한 노하우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답변이겠지만 대다수의 투자가들은 이렇듯 쉽고도 당연한 일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피터 린치는 1944년 보스턴에서 수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가 7세 되던 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가정형편이 어렵게 되자, 열한 살 때부터 골프장 캐디로 일하면서 학비와 용돈을 벌어야 했다. 당시는 미국 증권시장이 초호황을 구가하던 시절로 골프장 손님들은 주식이야기에 열을 올렸고, 어린 피터는 이때 이미 증권시장에 깊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보스턴 대학을 졸업한 후 1969년 피델리티사에 화학업종 분석가로 정식 채용되었고, 펀드매니저가 되기 전까지 조사 분석가로 성실히 일했다.

피터 린치는 마젤란펀드를 운용하기 시작한 1977년부터 그가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1990년까지 연평균 20%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를 담당했던 13년 동안 단 한 해도 손실을 기록하지 않았고, S&P 500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지 못한 적은 단 두 해뿐이었다. 뿐만 아니라 1,8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운용자산이 그가 은퇴할 무렵에는 140억 달러 규모로 불어났고, 미국 전체100가구 중 1가구는 마젤란펀드에 투자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그는 1만5,000개가 넘는 주식을 매입했으며 1년에 200여 개 이상의 기업을 방문했고, 700개 이상의 연차보고서를 직접 검토했다. 주식투자의 성공은 시간과 노력 없이는 이룰 수 없다는 평소의 투자 신념을 철저히 지킨 것이다.

그는 1990년 5월 31일 부사장직을 마지막으로 피델리티사를 떠났다. 그의 은퇴는 갑작스러운 것이어서 투자자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졌지만, 그는 부와 명예를 뒤로 한 채 한 가족의 가장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후 그는 후진 양성과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며 《One Up on Wall Street 》,《Beating the Street 》등주식투자 관련 베스트셀러를 잇달아 발표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주식 투자의 세계를 취미의 영역으로 끌어내렸다는 찬사를 받았으며, 성공적인 투자 비결을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문체로 우리에게 전달해주었다.

그는 주식 투자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몇 가지를 조언한다. 먼저 평생 살 자기 집을 마련하라고 말한다. 또 반드시 여유 자금으로 투자해야 하며, IQ가 너무 좋거나 나쁜 사람은 주식 투자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기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들려준다. 또한 투자를 하기 전에는 꼭 기업을 방문해 현장을 확인하고,남들이 모르는 사실을 조사, 분석하기를 권한다. 마지막으로 주식 투자를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참을성과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감, 끈기와 편견 없는 마음 등 주식 투자에 적합한 인간적 자질을 지녔는가를 스스로 되짚어보아야 한다고 덧붙인다. 언뜻 쉬운 말처럼 들리지만 행동하기에는 어려운 조건이 아닐 수 없다.

한편 93년에 발간한 《Beating the Street 》에서는 스스로 투자 활동을 하며 배운 주식 투자의 절대원칙들을
소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식시장을 떠나지 말라는 것과 주가를 보기 전에 그 기업을 먼저 보라는 것이
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주식 투자가 어떠한 투자수단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고, 전문가가 아니더라
도 기업에 대해 약간의 연구만 한다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주식시장에서 왕도는 없다. 다만 기본에 충실할때더많은수익의기회가있을뿐이다. 피터린치는 뚜렷한 자신의 원칙을 세웠고, 그 원칙들을 지켜나가면서 놀라운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그의 정제된 투자원칙이 투자자들의 가슴 속에 쉽게 각인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마지막으로 피터 린치가 소개한 주식 투자의 절대원칙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일시적인 인기업종의 인기종목을 피하라 ”, “투자할 때는 최소한 새 냉장고를 고를 때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라 ”, “재무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는 어떠한 기업에도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좋지 않은 재무 구조를 가진 기업에서 비롯되는 손해가 가장 큰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