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가를 했다.

분가를 한 이사첫날.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와 조금이라도 돈을 아껴보려고 용달 이사를 신청

그 일하는 사람들과 장롱도 옮기고 짐도 나르고

뒷정리에 정말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새로 이사한 집이 오래되서 방충망도 치고 방범창도 고치고 이것저것

못도 쳐야 하고 할일이 너무나 많은 하루를 보내고

처음으로 내가 내 가족을 데리고 방에 누우니

그 옛날 정말 형제같던 친구들과 살던 곳을 떠나 아무도 알지 못하는 서울로 이사왔던

첫날 그날의 외로움이 떠올랐다.

내 아내와 내 딸이 옆에 있지만 32년의 세월동안 부모님의 밑에서 잠이들다

이렇게 나와있으니 그 예전 친구들과 헤어졌던 그날이 생각이 났던것이다.

몸이 약한 노모는 밤에 잘 주무시려나...

아버지 출근하고 나면 혼자서 얼마나 심심하시려나..

손녀라도 있으면 그래도 즐거우셨는데...

단 한번도 부모님을 떠나 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늙고 힘들어하는 부모를 모시는건 자식으로써 그 힘듬을 보고 자란 이로써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

이제 이렇게 난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내 맘이야 어찌됐던 이제 떳떳하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

여겨지는 이사의 어제였다.

잠꾸러기 공주의 출생한지 어언 40일이 되었다.

엄마의 엄마의 집에서 이모랑 외삼촌의 귀여움을 받으며 녀석은 오늘도

햇볓이 비추면 인상을 쓰며 자고 있을것이다.

내 아이인데 아직 난 내 아이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유달리 핏줄에 대한 애정이 약한 내게 자식이라도 그리 관심이 많이 가지지 않는게

사실이자 사실이다.

근데 녀석이 나처럼 잠을 잘때 햇볓에 인상을 쓰고

얼굴이 벌개지는걸 보고 있으면 이 녀석을 어떻게 하면 예쁘게 키울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걸 보니 내 아이가 맞나보다...

오늘은 회사다..

지금 시간은 오전 01시 22분.

야식을 먹고 쉬는시간...

이 밤 내 아이는 엄마의 옆에 누워서 두팔을 만세를 부르면서 자고있겠지...

한두시간 뒤면 배고프다고 울어될테고....

아내는 이 녀석이 날 닮아 배고픈건 절대 참지 못하는거 같다고 한다.

배고프면 녀석은 녀석이 할수 있는 방법으로 열을 받는다.

내가 배고프면 성질이 나듯이...

이제 가끔 눈도 마주치고 웃고 벌써 부터 목에 힘이 들어간다고 아내는 참

빠른거 같다고 한다..

힘도 세고...뭘 시켜야 되나?

힘세고, 밥 잘먹고, 잘 자고, 덩치도 크고, 인상 잘 쓰고.....

깍두머리인가?

모르겠다...하지만...넌 내 딸이다.